김세환 목사
김세환 목사

우리는 모두 작가입니다. 자기 인생을 써 나아가는 작가들입니다. 죽음으로 생을 마감하게 될 때까지 우리 모두는 ‘내 인생의 드라마’를 써 내려갑니다. 아픈 사연들과 굴곡진 사건들로 얼룩진 비극을 쓰기도 하고, 신명나는 이야기들로 희극을 쓰기도 합니다. 어떤 사람은 “으랏차차차!” 하며 젖 먹던 힘까지 다해 인생 한방으로 극적인 전환을 이루는 반전 드라마를 씁니다.

깊은 생각과 묵상이 있는 중후한 에세이를 쓰기도 하고, 새털처럼 가벼운 미셀러니를 쓰기도 합니다. 나중에 사람들에게 칭찬받는 ‘벤허’나 ‘쿼바디스’같은 명작을 쓰기도 하고, 이름만으로도 충분히 짜증나는 삼류작품을 만들기도 합니다. 어떤 면으로든 우리 모두는 ‘자기만의 글’을 쓰는 작가들입니다.

좋은 작품을 쓰려면 남의 것을 보아야 합니다. 처음부터 인생 스토리를 멋지게 쓰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습니다. 남의 것을 학습하고, 연구하고, 평가하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잘 응용이 되지 않으면 그대로 복사해서 따라 하기라도 해야 합니다. 그래야 좋은 인생 이야기를 만들 수 있습니다. 해 아래 새 것이 없습니다(전도서 1: 9). 기발하고 독특한 이야기를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누군가가 벌써 시도했을 확률이 높습니다.

그래서 폭넓게 남의 이야기들을 읽어야 합니다. 제가 각 개인의 전기문을 좋아하는 이유입니다. 물론, 다소 신화화되고 왜곡된 면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각 개인의 전기 속에는 그 사람의 인생 여정 속에서 삶을 풀어가는 오묘한 논리와 지혜가 듬뿍 담겨 있습니다. 잘 쓰기 위해서는 먼저 잘 읽어야 합니다.

미완성으로 작품을 마감하지 않으려면 부지런히 써야 합니다. 시간이 한계가 있기 때문에 머뭇거리거나 딴청을 부려서는 안 됩니다. 작품을 다 써서 완성했거나, 이제 더 이상 쓸 것이 없으면 하나님께서 데려가십니다.

우리 인생 이야기의 최고 독자는 하나님이십니다. 그 분은 우리의 이야기를 빨리 읽어 보고 싶어 하십니다. 잘 된 작품은 책으로 출간하십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읽어보고 감동할 수 있도록 ‘하나님의 나라’ 도서관에 진열하십니다. 물론, 이 땅의 도서관에 진열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도서관에 진열된 것이 훨씬 더 진실에 가깝습니다. 왜냐하면 책을 출판하신 편집인이 하나님이시기 때문입니다. 그 분은 우리의 숨겨진 부분들과 왜곡된 부분들까지 모두 다 아시고 바로 잡기 때문입니다. 맛깔나는 재미있는 인생 이야기를 써야 하는데 남은 페이지가 얼마 남지 않았다면 지금이라도 정신 차려야 합니다. 대부분의 잘된 책들은 끝부분이 재미있습니다.

지금이라도 최선을 다하면, 분명히 하나님 나라의 ‘베스트셀러’ 작가들이 될 것입니다. 천국에는 얼마나 흥미진진한 책들이 많이 있을까요?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