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린아이들은 빨리 자라 어른이 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아무리 어른이 되고 싶어도, 시간과 세월이 지나야 아이들은 성장하여 청소년과 청년기를 거치며 어른이 되어간다. 그리고 성인이 되었다고 해서 기다림이 끝나는 것도 아니다. 인생은 여전히 기다림의 연속이며, 우리는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기다림과 함께 살아간다. 인생의 여정을 마치고 죽음을 맞이하는 그 순간까지도, 우리는 기다림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내가 가장 간절히 기다렸던 순간은 언제였을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나는 어릴 적, 빨리 어른이 되어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해 함께 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그 기다림은 결국 12년이라는 시간을 필요로 했다. 초등학교 시절, 나는 한 소녀를 좋아하게 되었고, 중학교 2학년 무렵부터 그녀를 사랑하는 마음이 내 안에 깊이 자리 잡았다. 그래서 어서 빨리 어른이 되어 그녀와 결혼하고 싶다는 소망을 품고 기다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결혼을 하기 위해서는 학업을 마치고, 직장을 구해 수입이 있어야만 가정을 꾸릴 수 있었다. 그래서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시작된 그 기다림은 학업과 취업 준비를 마치기까지 12년이 걸렸고, 그 시간은 나에게 인내와 준비의 시간이었다. 그러나 나는 결국 그 기다림의 시간을 끝까지 잘 견뎌내어, 지금의 아내와 결혼할 수 있었다.
결혼을 하고 나니, 이번엔 자녀를 기다리는 또 다른 기다림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아기는 한순간에 태어나지 않는다. 엄마의 뱃속에서 열 달 동안 자란 후에야 세상에 나오기에, 또다시 열 달의 기다림이 이어졌다. 그렇게 첫 아이가 태어났을 때, 나는 이루 말할 수 없이 기쁘고 감격했던 기억이 난다.
결혼 후 우리 부부는 세 명의 자녀를 낳았고, 그들을 양육하며 살아가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성실하게 생활해야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녀들에게 신앙심을 심어주는 일이었다. 나는 주일 예배의 중요성을 자녀들에게 반복해서 알려주었고, 예배를 통해 하나님과의 관계가 깊어지며 영적으로 새 힘을 얻는다는 사실을 인식시켜 주려고 노력했다. 부모로서 내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예배를 통해 자녀의 마음에 믿음을 심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했고, 실제로 그렇게 살아왔다.
자녀들이 성장하여 부모의 품을 떠난 후에는, 그들 스스로 자신의 삶을 책임지며 살아간다. 이때 스스로 예배의 자리를 지키는 습관을 갖게 하는 것은 신앙교육의 핵심이다. 나는 아이들의 마음에 신앙심이 깊이 자리 잡도록 하기 위해, 주일이면 언제나 가족이 함께 교회에 가서 예배드리는 일을 최우선으로 여겼다. 그 결과, 자녀들이 대학 시절 부모 곁을 떠나 지낼 때도 주일성수를 잘 실천하였고, 결혼한 이후에도 온 가족이 주일에 함께 예배드리는 모습을 보며 참으로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되었다.
사람마다 행복했던 순간들은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나에게 있어서 가장 행복한 순간은 감동적인 예배를 드릴 때임을 고백할 수 있다. 하나님을 믿는 그리스도인이라면, 예배가 얼마나 중요하고 필수적인 것인지 깊이 알아야 한다. “내 영혼아 여호와를 송축하라. 내 속에 있는 것들아 다 그의 거룩한 이름을 송축하라.” 시편 103편 1절
우리는 온몸과 마음, 정성을 다해 하나님을 찬양하고, 그 거룩하신 이름을 송축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 가장 기뻐하시는 일은, 하나님의 영광을 높여드리는 예배이기 때문이다.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은 흔들리지 않는 신뢰를 바탕으로 하나님을 따랐던 인물이다. 그의 굳건한 믿음은 자손 대대로 이어지는 신앙의 뿌리가 되었고, 그 결과 아브라함–이삭–야곱으로 이어지는 축복의 통로가 되었다.
우리는 씨앗을 심으면 땅속에서 자라 열매를 맺기까지 기다려야 하며, 아이가 태어나기까지도 열 달을 기다려야 한다. 이처럼, 우리 삶의 많은 축복들도 하나님의 때에 맞춰 이루어지도록 준비되고 있는 것이다. 기다림 속에서 우리는 믿음의 뿌리를 내리고, 소망을 키우며, 인내하는 삶을 살아야 하겠다. 하나님의 축복을 기다리려면, 먼저 우리가 예배를 통해 하나님과의 굳건한 신뢰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예배도 드리지 않으며 하나님과의 관계가 깨어진 상태에서 축복만을 바라는 것은 올바른 모습이 아니다. 믿음 생활의 기본은 예배에 충실하는 것이며,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을 꾸준히 살아갈 때, 지금 당장 눈에 보이는 축복이 없더라도 반드시 하나님의 때에, 하나님께서 주시는 참된 기쁨과 은혜와 축복을 누리게 되는 것이다. 그 때를 기다리며, 인내하며, 소망을 품고 살아가는 우리가 되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