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미션대학교 윤임상 교수
(Photo : 기독일보) 월드미션대학교 윤임상 교수

오늘날 교회음악은 다양한 세속음악이 교회음악과 합쳐져서 교회음악의 세속화에 대한 걱정들을 많이 합니다. 하지만 필자는 그것을 걱정하기에 앞서 좀더 본질적인 문제를 걱정 하고 싶습니다.

그것은 교회음악의 탐미주의와 교회음악인들의 영적 성숙인 것입니다.  오늘날 교회음악이 점점 더 예술적 미 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교회음악의 본질이 상실되어 있다는 것이 더 위험한 상황이라 생각 하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하면 하나님이 기뻐하실 찬양을 드릴까?  하는 그 본질적 문제를 고민하는 것 보다 어떻게 하면 예술적으로 아름답게 만들어 사람들을 기쁘게 할까에 관심과 초점이 더 맞추어져 가는 오늘날의 교회음악이 더 심각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에 우리는 깊이 고민하고 개선되어야 할 요소를 찾기 위해 미사음악의 아버지라고 하는 16세기 위대한 작곡가 팔레스트리나 (Giovanni Pierluigi da Palestrina 1523년경-1594) 를 통해 교회음악의 본질을 찾아보려고 합니다.

교회 역사를 보면 1517년 종교개혁 이후에  카톨릭에서 1545-1563년까지 이탈리아 북부도시 트렌트 지역에서 개최되었던 트렌트 종교회의가 있었습니다. 이것을 소위 반 종교 개혁(counter reformation)이라 하는데 이 때 가톨릭 교회 스스로가 여러 가지 부조리와 부패를 정리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변화를 추구하는 자성의 목소리들을 내기 시작 했습니다.

이 트렌트 종교 회의에서 제기된 여러 의제 들 중 하나가 바로 음악에 관한 심각한 자아 비판이었고, 바로 그 회의의 세 번째 마지막 세션인 1562-1563년 사이에서 교회의 다성음악 사용에 대한 논의를 하며 두 가지 중요 문제를 제기 했습니다.

첫째는, 교회음악 가사에 세속적인 노래들 즉, 권주가나 사랑에 관한 멜로디들을 이용해 교회 음악 가사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불편으로 인해 순수한 교회음악의 모습을 찾기가 힘들다는 것이었습니다. 

두 번째는, 당시 크게 발전하고 있는 다성음악이 너무 무분별하게 사용되다 보니 가사를 위한 음악이 아닌 음악을 위한 가사가 되어버렸고 그로 인해 가사를 잘 알아 들을 수 없다는 불만들로 인해 당시 카톨릭 지도자들에게 강한 비판이 가해 지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단순히 미를 추구하는 음악으로 전개 되어 교회음악의 본질을 찾을 수 없었다는 것입니다. 이로 인해 공의회에서의 많은 여론은 지금까지 발전되어온 다성음악을 뒤로 하고 단선율의 음악 즉 9세기 이전의 음악으로 돌아가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때 혜성처럼 나타나 이런 이론들을 반박하고 기존의 다성음악을 그대로 유지케 하는데 지대한 영향을 끼쳤던 음악가가 바로 미사 음악의 아버지라 칭함 받는 팔레스트리나였습니다.

이 팔레스트리나 라는 이름은 그가 태어난 로마 근교의 작은 마을의 이름으로, 그 곳에서 잠시 성가대원과 오르가니스트로 있었지만 대부분의 생애는 로마에서 보냈습니다. 로마 교황청과 로마 지역 교회 성가대원과 오르가니스트, 그리고 교회 악장으로 지냈고 1571년부터 세상을 떠날 때 까지는 성 베드로 성당의 교회 악장으로 봉직하였습니다.

팔레스트리나 (Giovanni Pierluigi da Palestrina)
팔레스트리나 (Giovanni Pierluigi da Palestrina)

팔레스트리나는 교황 마루첼루스(Pope Marcellus Mass) 라는 표제를 담은  "6성부 미사곡"을 작곡하여 다성음악 양식이 가사를 이해하는데 결코 방해가 될 수 없다는 것을 보여 주었습니다. 그가 작곡한 이 음악은 트렌트 종교회의 기간 중에 불려졌는데, 신비로울 만큼 철저한 협화음과 선율의 순차 진행을 갖고 가사와 음악이 일치 된 카논(돌림노래 형태)과 호모포니 구조를 적절히 배합해서 가사가 정확하게 들리도록 하였다.

아울러 완벽한 기량으로 만들어진 가장 순수한 영적 멜로디인 챤트를 선율로 사용 하여 영감이 넘치는 음악으로 만들어 들려줌으로써 다성음악이 지니고 있는 참된 가치를 공의회에 확인시켰고, 나아가서는 다성음악에 적대감을 갖고 있던 반대자들을 침묵시켰던 것입니다.

팔레스트리나는 이렇게 해서 당시 발전 되어온 다성음악을 교회에서 효과적으로 사용하게 하는 교회음악의 구세주가 되었습니다. 그는 진정 당시 뛰어난 기량을 갖춘 탁월한 음악인으로 성숙 되기 위해 자신을 철저히 훈련하며 최상의 노력을 기울였던 위대한 음악인이었습니다.  아울러 깊은 신앙의 소유자로 영적인 일에 아주 민감했던 위대한 신앙인이었습니다. 팔레스트리나는 이런 경험을 토대로 오늘을 사역하고 있는 교회음악지도자 들에게 다음과 같은 조언을 할 것 같습니다.  

역대상 25장 1절에 보면 다윗이 최초에 교회음악 기관을 세우고 지도자들에게 두 가지 중요한 사역을 부탁 했습니다.  첫째는 "구별되이 섬기라"는 말이다. 이 안에 함축되어 있는 말은 구별되이 준비하여 하나님을 찬양하는 자들이 되어야 한다고 이해 할 수 있습니다.

교회음악인들은 탁월한 음악성을 갖고 하나님이 주신 아름다운 예술세계를 아름답게, 창조적이고 깊이 있게 만들어 하나님께 드려야 합니다.   이 일을 위해 교회음악인들은 훌륭한 음악인으로 성장하려고 부단히 노력해야 하고 각 자에게 맡겨준 음악적 재능을 발전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 훈련해야 합니다.

두 번째는 "신령한 노래를 하게 하였으니" 였습니다. 영적인 찬양을 준비하고 훈련하여 하나님께 드리는 일은 너무나도 중요한 일입니다. 이를 위해 세상과는 구별되이 살려는 노력과 함께 육신에 따라 살지만 육신으로 행하지 않는, 그리고 사람이 인정하는 음악인이 아닌 하나님이 인정하는 음악인이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