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세상에 밥 굶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한 방송국 기자와 인터뷰를 하던 인천 중부경찰서 영종 지구대 소속 이재익 경위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훔쳐야 했습니다. 굶는 사람이 없어야 될 것같은 이 풍요로운 세상에서, 먹을 것을 훔치다 잡힌 사람을 만났기 때문입니다. 잡힌 이 남자의 삶이 많이 힘겨워 보였기 때문입니다.
지난 10일 오후 4시쯤, 이 경위는 인천의 한 마트에서 발생한 절도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현장으로 출동했습니다. 사과 6 알과 우유 두 팩을 훔치다 잡힌 전형적인 생계형 범죄였습니다. 생계형 범죄라고 해서 죄가 죄 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이 사람의 경우는 참 안타까웠습니다. 택시 운전을 하다가 지병인 당뇨와 갑상선 질환이 악화 되어 생업을 중단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당장 홀 어머니와 두 아들을 먹여 살려야 하는데 수입이 전혀 없었기 때문입니다. 마트에서 물건을 훔칠 때에도 12살 짜리 아들과 함께 아침과 점심을 굶었다고 했습니다.
사정을 들은 마트 측은, 다행이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했고 범인은 훈방 조치되었습니다. 하지만 이재익 경위는 그들을 그냥 집으로 돌려 보낼 수 없었습니다. 집으로 돌아가 봐야 먹을 것이 없을 게 뻔했기 때문입니다. 이 경위는 그들을 식당으로 데리고 가 따뜻한 국밥 한 그릇씩을 시켜줬습니다. 작은 것이지만 강도 만난 그들을 위로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국밥을 먹는 동안 그들에게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어떻게 알았는지, 어떤 남성이 국밥을 먹고 있는 이 슬픈 남자에게 현금 20만원이 든 봉투를 건네고 사라졌고, 아침 뉴스를 통해 이재익 경위가 눈물을 훔쳤던 인터뷰가 전파를 타자 전국 각지에서 그 가족들을 돕겠다는 전화가 쇄도했습니다. 불과 하루 만에 이 남자의 가족들이 한 달을 먹고도 남을 만한 식재료와 생필품들이 그들에게 전달되었습니다.
지난 주 전도부에서 준비하고 있는 일을 보며 감사했습니다. 주변의 노숙자들을 위해서 먹거리 조금과 약간의 생필품이 담긴 봉투들을 준비하고, 또 그것을 잘 나누어 주기 위해 이것 저것 준비하는 마음이 귀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한국뿐 아니라 이곳에도, 추운 겨울을 유난히 춥게 보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사람들에게 우리 모두 작은 사랑을 전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일들을 통해 우리 예수님의 사랑이 조금이라도 더 전해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겨울을 보낼 수 있는 저와 여러분 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여러분들을 사랑합니다. 장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