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멕시코 단기선교 4 - 에후뜰라 라칠라에서
주일 저녁을 선교 센터로 돌아와 편히(?) 쉰 선교 팀은 월요일 아침이 되자마자 에후뜰라 선교 일정을 위해 다시 이동을 했습니다. 마음이 '콩콩' 뛰는 것 같았습니다. 아마도, 오랜 친구를 만나는 것같은 설레임이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아분디오 목사님... 그는 2003년 제가 우리 교회 EM 선교 팀을 이끌고 처음으로 오아하까를 방문했을 당시, 선교 센터에서 신학을 배우던 학생이었습니다. 성격이 급해서 선교 센터를 박차고 나간 적도 있었지만, 우여곡절 끝에 목사가 되었고 이젠 한 지역을 담당하는 동역자가 되었습니다.
"빠스뜨로 싼띠아고!" 교회 입구에서 만난 아분디오 목사님은 16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한 것이 하나도 없어 보였습니다. 몸이 불어서 배가 좀 나오고 흰머리도 여기저기 보였지만 그는 여전히 유쾌했고, 여전히 한 영혼을 소중하게 생각했습니다. 우리가 방문했을 때도 근처 작은 마을에 사는 그리스도인 자녀들을 위해 여름성경학교를 열고 있었습니다. 교회도 없고, 목사도 없고, 심지어 함께 격려하고 위로할 동료 그리스도인조차 없는 마을의 아이들에게 복음을 가르쳐주고 싶어서 교회를 오픈했던 것입니다.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한국에 복음이 처음 들어왔을 때, 천리 길을 마다 않고 산을 넘고 물을 넘어 부흥사경회를 찾아 다니던 초대교회 성도들이 떠올랐습니다. "하나님, 이들에게 불을 내려 주십시오..."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화요일 일정은 에후뜰라 지역의 라칠라란 마을에 복음을 전하는 것이었습니다. 일전에 복음을 전하러 왔던 사람들이 동네 사람들에게 돌에 맞을 뻔했다던, 아주 보수적인 마을이었습니다. 마을 회장을 만나 오늘 사역에 대해 설명하고 허락을 받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쉽지가 않았습니다. 의료 사역에 대해 호감을 보이던 마을 회장은 전도 사역에 관한 설명을 듣고는 얼굴이 굳어졌습니다. 스텝들과 회의를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회의를 마치고도, 다른 오피스의 사람들을 찾아 의견을 나누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긴장이 되었습니다. 한 40여분이 지났을까... 마을 회장은 의료 사역은 허락하지만, 전도 사역은 하지 말아달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우리의 사역이 시작됐습니다.
"그렇게 교회에 적대적이면 치료를 받으러 오는 사람들이 있기나 할까...?" 마을 스피커로 광고가 나가긴 했지만 내심 걱정이 됐습니다. 하지만 30분이 채 지나지 않아서 그것이 쓸데없는 우려였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나 둘 선교 팀을 찾아 나오더니, 어느새 우리들이 준비한 의자가 가득 찼습니다. "당신을 위해 기도해도 될까요?" 그 어디 때보다 신중하게 환자들을 섬겼고, 또 복음을 전했습니다. 그 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보는데 예수께서 오병이어의 이적을 베푸시던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라칠라 마을에는 크리스천 가정이 두 가정 있습니다. 사역을 마치고 그 중 한 가정의 집에서 예배를 드리는데, 눈물이 났습니다. 그들은 한 눈에 보기에도 가난했습니다. 가족들 중에 아픈 사람도 많았습니다. 얼마나 외롭고 고독했을까요? 그들은 어떤 예수를 만났기에, 온 동네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무릅쓰고 예수 따르기를 작정했을까요? 라칠라의 두 가정과 오병이어의 말씀을 나누고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이들이 주님의 손에 붙잡힌 오병이어같이 되게 해 주십시오. 그래서 이들을 통해 수 많은 사람들이 산 떡이신 예수를 먹을 수 있게 해주십시오..." 우리와 함께 예배를 드렸던 그 마을 보안관 가정이 그런 첫 가정이 되기를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