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잔의 에스프레소(Espresso : 커피 원액)가 탄생되기까지는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보다..."라고 노래한 어느 시인의 말처럼 반드시 3번에 걸친 '거듭나기', 즉 구조적, 시각적 그리고 후각적인 3단계의 메타모르포즈(Metamorphose : 변태) 과정를 거쳐야 한다. 다시 말해, 아늑한 커피숍에 앉아 한 잔의 에스프레소 향기를 맡기 위해서는, 생두(生豆 : Green Beans)을 생산하는 커피 농가의 피와 땀에 감사를 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하지만, 로스팅(Roasting)과 숙성(Ripening) 및 추출(Extracting)이라는 복잡하고 정성어린 장인의 손길을 거쳐야 한다.

로스팅(Roasting)은 '잠자는 공주를 깨우는 왕자님의 키스'처럼 아무 맛도 없고 그저 딱딱한 씨앗인 생두(Green Bean)를 초콜릿빛 커피원두(Coffee Beans)로 탄생시키는 과정으로;

① 210℃ 내외의 고열로 10분 내외로 가열하면 생두는 녹두처럼 밝은 녹색에서 황록색을 거쳐 노란색으로 점차 변화되고,

② 열을 흡수한 생두는 이 시기에 탄수화물이 산화되면서 생두의 센터 컷(Center Cut)이 탁탁 갈라지는 소리가 들리게 되는데 이를 1차 크랙(1st Crack)이라 한다. 이 과정을 통해 원두의 표면은 보다 팽창되고 색은 갈색에 가까우며 표면도 매끈해진다.
③ 2차 크랙(2nd Crack)은 1차 크랙 이후 원두 내부의 오일 성분이 원두의 표면으로 올라오게 된다. 원두는 점차 갈색에서 진한 갈색(카라멜화 반응: Caramelization)으로 바뀌며 원두의 표면은 1차 크랙 때 보다 더 팽창하여 잘라낸 표면이 매끈하였던 표면이 '벌집' 모양으로 변태되며 이 속에 2천여 가지의 커피물질이 생성되게 된다.

 

로스팅(Roasting)된 원두(原頭 Coffee Beans) ©김종규
로스팅(Roasting)된 원두(原頭 Coffee Beans) ©김종규

갓 로스팅한 원두에서는 약간의 커피향이 나지만 이 원두로 바로 커피를 추출하면 태운 녹두 비슷한 맛이 난다. 우리가 마시는 커피맛이 나려면 로스팅 정도에 따라 차이가 나지만 적어도 하루 또는 몇 일간 숙성(Ripening)이라는 시간을 필요로 한다.

 

로스터의 손길에서 탄생한 원두는 이제 바리스타(Barista)의 손길을 통해 추출(Extracting) 과정으로 넘어가서 분쇄되고 에스프레소 머신에 장착된 다음 '9-3-3 법칙(9기압 이상, 30초 이내, 30ml)'에 따라 크림슨빛 에스프레소가 탄생된다.

테이블 위에서 손님을 기다리는 한 잔의 에스프레소는 마치 애벌레가 나비로 변태되는 마법 같은 '거듭나기'를 통해 우리의 눈과 코를 행복하게 한다.

내 인생을 뒤돌아 볼 때, 20대 청년 시절 어느 날 우연히 방문한 고아원에서 여덟 명이 국 한 그릇을 놓고 서로 많이 먹으려고 허겁지겁 먹는 참혹한 광경에 충격 받아 고아원 탱자나무 길에 서서 하늘을 올려다보며 '하나님, 도대체 뭐 하시는 겁니까?'라면 하나님을 원망할 때 '종규야, 그럼 너는 무엇하고 있느냐?'라는 말씀에 참회의 눈물을 흘렸다.

역시 그 무렵 소록도 봉사로 한센병 할아버지를 세욕시켜 드릴 때 10분 남짓 씻어드린 내 이름을 기억해 주시고 1년 내내 새벽기도에서 나를 위해 기도해 주신 할아버지의 뜨거운 마음에 봉사한답시고 '자랑질 하던' 내 얼굴 뜨거워 눈물로 참회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2011년 내 나이 56에 하나님께서는 나를 화려한 대학강단에서 끌어내려 커피를 내리는 바리스타(Barista)로 만드셨고 커피를 볶는 로스터(Roaster)로 만드셨다. 필설로 다 할 수 없는 '거듭나기' 연단과정을 통해 하나님은 나를 바리스타(Barista)와 로스터(Roaster)로 우뚝 세워 주시고 15년간 축적된 강의노하우(Know-How)를 바탕으로 다른 커피강좌들보다 3분의 1의 시간에 더 학습효과가 있는 커피강좌 기법을 개발한 커피교육자로 세워 주셨다.

나는 '영혼이 안식 얻는' 맛과 향의 커피와 함께 기회가 날 때마다 천국복음을 전하는 사명자의 기쁨을 누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