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덕영 박사.
조덕영 박사.

1. 식물의 창조 섭리

식물은 하나님께서 지구에 창조하신 최초의 생명체였다. 하나님께서는 지구에 땅과 물을 만드신 다음 식물을 창조하셨다. 창조의 셋째 날이었다. 성경 창세기(1:11-12)에는 이때 창조하신 세 가지 주요 식물이 소개되어 있다.

풀과 씨 맺는 채소와 씨 가진 열매 맺는 나무였다. 풀은 히브리어 '에세브'(신 29:23, 시 72:16, 암 7:2)로, 우리가 흔히 먹는 녹색 채소와 관련되어 있다. 에세브는 사람(창 3:18)과 동물(신 11:15, 시 106:20)이 함께 먹을 수 있는 음식이었다. 채소라고 번역된 '제라'는 주로 번식과 관련된, 씨를 가진 식물을 말한다. 출애굽한 이후에도 여전히 이스라엘 백성들이 먹고 싶어했던, 애굽땅의 오이와 메론과 부추, 양파, 마늘 등이 모두 여기에 해당된다. '제라'는 사람의 씨(후손, 창 3:15, 민 5:28)에도 그대로 쓰인 단어다. 식물의 씨든 동물의 씨든 비유적으로나 은유적으로 보면 번식이라는 의미에서 다를 바 없다는 것을 이미 옛 히브리인들은 알고 있었던 것이다.  '씨 가진 열매 맺는 나무'를 나타내는 단어는 '페리'인데, 다년생 나무에서 수확하는 과일을 지칭한다.

하나님께서 최초로 창조하신 생명체인 식물에 대해, 주로 사람의 먹거리와 관련하여 말씀하고 계심을 알 수있다. 이 부분을 앞으로 좀 더 신중히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우리는 먼저 중요한 정보를 얻게 된다. 본래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허락하신 먹거리는 채소라는 점이다. 그리고 채식에 따른 섭생은 당연히 생식(生食)이었을 듯하다. 이것은 동물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누가 사과와 배와 수박, 오이 등을 굳이 가열하여(火食) 먹겠는가! 하나님께서는 노아 홍수 이후 육식을 공식적으로 허락하셨다(창 9:3-4절). 이 때 육식에 화식(火食)을 더하는 과정에서 식물(植物)의 섭생에도 생식과 더불어 화식이 함께 사용되었을 것이다.

화식보다 생식이 훨씬 건강에 유익하다는 것은 연구와 통계로 나타나고 있다. 생식 및 채식인의 영양 상태와 생식인의 주식에 관한 연구(김천대 윤옥현 교수)에 의하면, 적은 영양 섭취에도 불구하고 생식인의 평균 신장이 제일 크고 다음으로 채식인, 일반인 순이며, 시력과 혈압 역시 생식인이 채식인이나 일반인보다 좋은 것으로 나타나 있다. 또한 현대인의 가장 흔한 질병인 위장병, 변비, 당뇨, 고혈압, 간장병, 신장병, 암, 신경통, 관절염 등을 중심으로 조사한 결과, 생식인 중 94%가 질환이 없고 건강했으며, 채식인 중 64.9%, 화식과 육식을 하는 일반인 중 겨우 36.5%만이 질병에 걸리지 않고 건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경에 대해 비판적인 일부 사람들 중에는 식물에 대한 하나님의 분류법이 너무나 단순한 것이 아니냐고 시비를 거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복잡한 분류법이란 후세에 사람이 만든 것에 불과하다. 하나님께서는 학문적으로 말씀하시는 것이 아니시다. 하나님께서는 단지 모든 역사, 민족, 남녀노소 인류에게 가장 명확하고도 단순한 분류법으로 말씀하신다.

2. 식물과 빛

그러면 식물은 어떤 방식으로 자라나서 사람에게 양분을 제공할 수 있게 되는 것일까? 이것은 빛과 관련된다. 대부분의 녹색식물은 광(光)에너지를 이용하여 이산화탄소(CO2)와 물(H2O)에서 당(糖)이나 전분과 같은 탄수화물(炭水化物)을 합성한다. 이것을 탄소동화작용(Carbon assimilation) 또는 광합성(Photosynthesis)이라고 한다. 이렇게 저장된 화학에너지는 식물에 필요한 에너지가 되고, 이것이 동물에게 필요한 영양분을 제공하게 된다.

식물이 뿌리에서 흡수하는 무기질은 대략 약 10%에 지나지 않고, 90%는 직·간접적으로 모두 광합성 작용에 의하여 만들어진다. 광합성 작용을 하는 곳은 식물의 녹색 잎이다. 잎에 있는 엽록소는 뿌리로부터 올라온 물과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재료로 하고 태양 에너지를 이용하여, 광합성(탄소동화작용)이라는 생체 화학 반응을 통해 '산소 공장' 역할을 하게 된다.

보통 산림 1ha당 연간 16t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12t의 산소를 배출한다고 한다. 한 사람이 하루에 숨 쉬는 데 필요한 산소의 양은 약 0.7kg이므로, 1ha의 산림에서 44명이 1년간 숨 쉴 수 있는 산소를 배출하는 셈이다.

식물은 광합성만 하는 것은 아니다. 호흡 작용도 한다. 호흡 작용은 광합성과는 정반대의 현상이다. 녹색 잎은 광선이 있든 없든 호흡 작용을 계속하고 있다. 광선이 있으면 호흡 작용이 광합성과 상쇄되거나, 또는 광합성이 우세하여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는 방출한다. 그래서 빛이 있는 낮에는 호흡 작용이 일어나지 않는 것 같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호흡 작용을 하고 있다.

대기 중의 탄소는 CO2의 형태로 녹색식물의 광합성에 의해서 끊임없이 소비되고 있지만, 동물과 일부 식물, 미생물 등이 호흡으로 끊임없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가 식물에 공급되어 지구 생태계 전체가 역동적으로 어울려 살도록 절묘한 균형(현재 지구상 대기 중의 산소는 21%, CO2 농도는 0.03%)을 유지하고 있다. 

3. 식물의 기원, 우연인가 창조인가

진화론자들은 초기의 대기는 지금처럼 절묘한 균형을 이룬 게 아니라고 주장한다. 거의 산소를 함유하지 않았다고 본다. 이러한 상태는 수십억 년 계속되었으며, 지금부터 4-5억년 전쯤 되어 겨우 오늘날과 가까운 수준으로 공기 속의 산소가 불어났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태양계의 다른 행성이나 위성에서 지구의 수십억 년 전 또는 수억 년 전 혹은 최근의 모습과 유사한 변화들을 무수히 목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금성이든 화성이든 목성이든 그들의 위성이든 어느 곳에서도, 과거나 현재의 지구의 모습을 유추해볼 수 있는 생명의 진화 현상이나 대기 조성의 흔적을 찾을 수는 없다.

만일 지구상의 산소의 농도가 지금보다 조금 더 높으면 산불이 나도 잘 꺼지지 않을 것이다. 지구상의 산림은 한 번의 불로 대부분이 잿더미로 변할 수 있다. 반대로 산소의 양이 지금보다 적다면 용존 산소의 부족으로 물속의 생물들은 견디지 못할 것이요, 생물들은 체내 산소 부족으로 마치 연탄 가스로 인한 일산화탄소 중독과 유사한 증세로 신음할 것이다. 종족 번식이란 꿈도 꾸지 못할 일이다. 어찌 산소와 이산화탄소의 양이 우연히 최적의 조건으로 진화되어 올 수 있단 말인가! 하나님께서는 식물과 동물과 사람이 어울려 살 수 있는 최적의 조건으로 창조하신 것이 분명하다. 

사람과 동물은 히브리어로 '네페쉬'를 가진 존재이다. 성경에서 100여 가지 이상의 다양한 의미로 쓰인 네페쉬는, 식물에게는 한 번도 적용된 적이 없다. 같은 생명체라도 식물은 사람이나 동물과 분명 구별된다. 식물은 네페쉬를 가진 사람과 동물의 식물(食物)로 제공되었음이 분명하다. 하나님은 사람과 동물에게 네페쉬가 없는 식물을 선물하셔서, 식물이 광합성을 통해 풀과 씨와 열매를 직접 제공하고 그 부산물로 산소와 이산화탄소의 총량을 적절히 조절하게 하신 것이다.

"산들과 모든 작은 산과 과목과 모든 백향목이며 짐승과 모든 가축과 기는 것과 나는 새며 세상의 왕들과 모든 백성과 방백과 땅의 모든 사사(士師)며 청년 남자와 처녀와 노인과 아이들아 다 여호와의 이름을 찬양할지어다"(시 148:9-13전반절)

조덕영 박사는

환경화학공학과 조직신학을 전공한 공학도이자 신학자다. 한국창조과학회 대표간사 겸 창조지 편집인으로 활동했고 지금은 여러 신학교에서 창조론을 강의하고 있는 창조론 전문가이기도 하다. 그가 소장으로 있는 '창조신학연구소'(www.kictnet.net)는 창조론과 관련된 방대한 자료들로 구성돼 목회자 및 학자들에게 지식의 보고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글 역시 저자의 허락을 받아 연구소 홈페이지에서 퍼온 것이다. '기독교와 과학' 등 20여 권의 역저서가 있으며, 다방면의 창조론 이슈들을 다루는 '창조론 오픈포럼'을 주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