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렬 박사(한일장신대·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김충렬 박사(한일장신대·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청소년상담에서 다루어지는 문제들은 청소년의 특성과 관련되지만, 대체로 심리적 문제들이 중심을 차지한다. 발달심리학적 측면에서 청소년 시기에만 특이하게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런 문제들은 청소년이 갖는 환경이나 정신적·심리적인 것들과 관련되는 점에서다. 이런 특징은 청소년에게 과도하게 요구되는 심리적 부담이 그 바탕을 차지한다.

1. 성적과 공부

공부하는 청소년에게 학교성적과 공부의 문제는 생활에 중심이 되기에 상당히 직접적이다. 이런 시각에서 청소년의 성적과 공부에 대한 고민은 근본적으로 실력 향상과 관계가 있다. 이들의 실력향상은 곧 진학과 직결되며, 자신의 능력과 관계되는 문제이다. 그것은 청소년이 공부를 잘 하고 싶지만 쉽지 않은 능력의 문제로 귀결된다. 그러나 부모의 기대와 달리, 성적과 공부에 대한 상담 빈도수는 많지 않다. 청소년의 성적과 공부에 대한 문제에 대해서 우리는 다음의 몇 가지로 구분하여 볼 수 있다.

1) 성적과 공부에 대한 문제의 특징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받는 성적과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는 과히 세계 최고 수준이라 할 수 있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2011년 한국과 미국, 일본, 중국의 고등학생 729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4개국 청소년 건강실태 국제비교조사' 결과 국내 청소년들이 '최근 1년간 스트레스를 느꼈다'고 답한 비율은 87.8%로 4개국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특히 '공부문제'(72.6%)로 가장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었다. 중국 59.2%, 미국 54.2%, 일본 44.7%에 비해 스트레스 강도가 훨씬 높다. 이와 관련하여 스트레스에 따른 청소년 우울증은 비행으로, 나아가 자살로 이어질 수도 있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구체적으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로 학업에 대한 지나친 부담이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성적을 올리기 위해 학업에 투자하는 시간이 다른 나라에 비해 월등히 높은 편인데, 한 조사에 따르면 OECD주요국가(핀란드, 스웨덴, 미국 등)에 비해 약 2배 정도가 높은 것으로 나왔다. 이는 그만큼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성적을 올리기 위해 얼마나 심한 부담을 갖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우리나라 교육의 전통인 야간자율학습은 대표적 학업부담 요인인데, 실제로 야간자율학습이 시행되는 나라는 우리나라 밖에 없다고 한다. 옆 나라인 중국, 일본 또는 미국도 청소년 학업 시간은 길어야 7교시 정도이다.

더욱이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강제적으로 시키는 야간자율학습으로 밤 10시, 길면 11시-12시에 하교하는 것이 일상화되어 있다. 이런 문제는 고등학생 뿐 아니라 초등학생의 경우에도 해당하는 편이다. 실제로 우리는 뉴스나 신문 등을 통해 '초등학생이 성적을 올리기 위해 심야까지 학원을 다니는 생활을 하다 지쳐 더 이상 할 수 없다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했다'든지 '중학생이 대입에 대한 걱정과 학업에 더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기사들을 접한다. 이런 것은 다른 것이 아니라 그만큼 우리 사회의 청소년들이 가지고 있는 학업에 대한 부담과 그로인한 스트레스가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둘째로 잘 오르지 않는 성적의 문제이다. 이 스트레스 또한 상당한데, 주로 공부하는 습관이 제대로 잡혀있지 않은 상태에서 공부를 막 시작한 학생들에게 해당된다. 하위권 학생들은 노력만큼 점수가 나오지 않는다고(특히 수학) 느끼며, 자신에 대한 무능함과 자존감 상실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복합적으로 일어나 공부를 포기하거나 전보다 더 비행(非行)적으로 변하기도 한다. 이는 좋은 대학을 가야 좋은 곳에 취직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기초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공부를 잘 해야 먹고살 수 있다"는 사회 풍속이 생기면서 진학과 취업에 직결되는 성적이 좋지 못하면, 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압박감이 작용한 것이다.

실제 한 언론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 10명 중 거의 대부분인 9.7명이 4년제 이상 대학에 진학하고 싶다고 기대했다. 가장 큰 이유가 좋은 직업을 갖기 위해서이기에 청소년들의 일자리 고민은 10년 사이에 4배 가까이 늘었다. 그것은 청소년들에게 더 좋은 성적과 더 좋은 학벌만을 원하고 학생의 적성 또는 개성을 생각하지 않는 사회임을 인정하게 만든 결과이다. 이런 현상은 그들이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성적을 올려야 하는 스트레스 또한 극심할 수밖에 없음을 알 수 있다.

셋째로 성적 문제로 인한 극심한 갈등의 유발이다. 청소년은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 주변 사람들과 갈등이 심한 편이다. 여기에는 이들이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 부모 또는 친구와의 갈등이 유발되는 편이다. 이들은 지나친 공부와 스트레스로 인해 주변사람들과의 갈등이 상당한 것이다 그 중에서도 부모와의 갈등이 심한 편이다. 이런 과정에서 부모들은 자신의 자녀가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고 지나친 잔소리나 과도한 사교육을 시킨다. 이로 인해 청소년이 받는 스트레스가 증가될 수밖에 없다.

이것은 그들이 부모와의 갈등으로 인해 대화가 단절되며, 외로움과 삶에 대한 회의를 느끼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러한 갈등은 학교에서도 나타나는데 과도한 학업과 스트레스로 인해 교우관계 또한 제대로 맺지 못하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입시경쟁이 치열해질수록 교우를 친구가 아닌 경쟁상대로 보고 이겨야할 상대로 보게 된다. 그 때문에 이들은 때로 외톨이가 되거나 왕따, 따돌림을 받음으로 2차적인 스트레스까지 받는다. 이로 인해 청소년은 우울증을 경험하게 되기도 한다.

최근 서울 두 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무려 69.7%가 우울 증세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와 상담을 필요로 하는 중증 우울증이 38.9%에 이른다는 결과도 나왔다. 주로 여학생들이 우울 증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고, 학업성적이 낮거나 고민을 털어놓을 친구가 적은 학생들이 증세를 많이 보인다. 우리는 많은 학생들이 우울증으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으며, 그러한 우울증을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이 성적과 친구관계라는 점을 알 수 있다.

2) 공부 문제에 대한 상담적 대응

청소년의 성적과 공부에 대한 문제는 여러 가지의 요인이 있지만, 일단 스트레스에 대한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는 청소년의 심리를 반영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일종의 공부에 대한 반작용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점을 반영한다. 다르게 말하면, 이것은 그들이 공부에 정말 관심이 없는 것이 아니라, 신경쓰고 싶지 않다는 반의적 표현이라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경향은 성적과 공부에 대한 상담에서 대개 공부가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데서 드러난다.

이와 관련하여 성적과 공부에서 다루어지는 상담의 문제는 대개 성적고민, 공부에 대한 불만, 진학고민 등이 차지하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적성에 맞지 않는 공부를 계속하고 싶지 않다, 성적이 낮아서 원하는 대학에 진학할 수 없다, 어떻게 하면 공부를 잘할 수 있나, 마치 공부를 위해 태어난 것 같다, 학교에 다니기 싫다,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여 걱정이다, 성적 때문에 소외감 당한다, 등의 문제이다. 물론 이와는 다르게 공부를 계속하고 싶은데 가난 때문에 할 수 없다는 생활환경적인 것도 관련되는 것도 추가 된다.

청소년으로부터 공부에 대한 상담을 받는 경우에 상담자는 성실하게 시간을 사용하여 집중하는 자세, 노력하는 자세 등을 권해야 한다. 물론 상담자는 그들에게서 공부가 잘 되지 않는 원인을 발견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것은 학업부진의 요인이 되는 여러 가지를 발견해야 하는 일이기도 하다. 여기에는 먼저 학습해야 할 기초적인 문제의 상태를 진단하는 선수학습의 결핍, 공부에 대한 의욕이 없는 학습동기의 결여, 가정환경과의 관계, 부모-자녀관계로서 양육방식의 문제(민주형, 전제형, 방임형, 익애형, 거부형 등), 또래집단의 영향 등을 점검해야 한다.

특히 상담자는 그들에게 효과적으로 공부하는 방법을 일러주기도 해야 한다. 효과적인 공부 방법이란 그들에게서 발견되는 비효과적인 것을 개선하는 것으로 시간관리 방법, 주의집중, 독서방법, 시험준비 및 시험을 보는 요령, 예습복습방법, 노트필기 방법 등이 관계된다. 특히 그들에게는 한 주간을 단위로 할 때 공부에 사용하는 시간, 능률적인 독서방법, 효과적인 노트필기, 시험을 위한 균형 있는 시간배분 등이 점검되어야 한다.

성적이나 공부에 관한 상담을 하다 보면, 대체로 공부하는 방법을 모르는 경우는 드물고, 대개 습관이 잘못된 경우가 많다. 따라서 상담자는 그들에게 공부하는 좋은 습관을 가지고 꾸준히 노력하는 자세를 권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물론 그들에게는 공부보다는 어떤 재주를 가진 경우도 있어 전문적인 기술이나 특기를 발휘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가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사회적인 추세는 기본교육을 요구하는 실정이고, 그 후에 기술이나 특기를 발휘할 수 있는 방향이 바람직하다. 때문에 그런 결단은 부모와 청소년이 함께 내려야 할 성격이며, 특히 학교선생님과 상담하는 편이 도움이 된다.

다르게 말하면 청소년의 성적이나 공부와 관련하여 상담자는 그들로 하여금 기본적인 교육에 충실하되, 도저히 공부에는 적성이 맞지 않는다고 하면, 다른 재주나 특기를 살리는 방향으로 권면하는 원칙론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한 방법의 하나로 '적성탐색검사'를 실시하여 판단하면 더 효과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

2. 이성교제의 문제

청소년에게는 이성교제의 문제도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그들에게 이성교제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유달리 청소년기에 경험되는 성적 문제는 쉽게 무시해버릴 수 없는 부분이다. 그 중에서도 이성교제로 심리적으로 갈등을 경험하다거나 공부에 집중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는 점에서다. 서구와 달리 우리나라는 자연스러운 이성교제 기회가 주어지지 못하기 때문에 음성적으로 이루어지는 편이지만, 이런 현상이 조금씩 변화하고 있는 추세다.

최근의 일반적 경향으로는 이성교제를 애정관계로 발전시켜 생각하기보다는 흔히 있음직한 우정관계의 범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남녀 양쪽 모두 서로의 친구로 알고 같이 공부하기 원하고, 개인적 감정을 앞세우기보다 서로의 공동목표를 향해서 다른 사람과 함께 하기를 바라는 측면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들은 서로가 새롭고 보다 성숙된 관계를 유지하려고 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는 편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서 우리는 다음의 몇 가지로 구분하여 볼 수 있다.

1) 이성교제의 특징

청소년 이성교제의 문제에 대한 특징은 단순히 성적 문제로만 국한시켜 볼 수 없을지 모른다. 이들의 이성교제는 사회화의 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다. 실제 이들의 이성교제는 어느 정도 성장한 두 남녀에게 상호 접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각자의 역할을 인지하게 만들고, 상호관계의 기술을 발전시켜 사회인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하는 측면도 있다.

이성교제를 통해 두 남녀는 개인의 심리적인 욕구와 열망을 충족할 뿐 아니라, 이성과 직접 만나 교제하면서 이성에 대한 적응력을 기르게 된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성적 역할을 경험 습득하고 실천함으로써 인간관계의 기본적인 사회적인 기술을 습득할 사회화의 계기를 갖기도 한다.

사회화의 계기는 상당히 긍정적인 측면으로서 청소년이 이성교제를 통해 애정과 이성에 대한 낭만적이고, 비현실적인 생각을 누그러뜨리게 한다. 이들이 이성과 사귀기 전 애정과 이성에 대한 환상에 젖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이들은 직접 교제해 봄으로써 이런 문제를 경감할 수 있게 된다. 이로 인해 그들은 자신감과 안정감을 주고 정서적인 균형감을 가질 수 있기도 한다. 이것은 우리 사회의 입시위주 교육에 대한 긴장감, 정서적 황폐 때문에 청소년들이 이성교제를 원하게 될 것을 유추하게 만든다.

여기서 우리는 한 가지를 생각해야 한다. 그것은 청소년의 이성교제가 청소년으로 하여금 또래 집단에게서 인정받게 해주고, 위안을 가져다주는 측면도 있다는 점이다. 그것은 그들이 동성집단 간에서 뿐만 아니라, 이성집단 간에서도 개인적 지위를 확보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점에서다. 이것은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엔 학교성적이 중하위권에 있는 학생에게 오기 쉬운 열등감을 이성교제를 통한 지위확립으로써 만회하려고 시도하지 않을까 생각해보게 만든다.

나아가 청소년 이성교제는 자아평가의 기능을 가지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이성교제를 통한 두 남녀 간의 상호접촉은 상대방의 반응을 통하여 자신에 대한 자기이해 및 자아의식을 성숙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들은 이성교제를 통하여 특히, 자기 자신을 상대방에게 투사하여 자신을 성찰할 수 있는 자기평가의 중요한 계기가 된다는 점은 실로 중요하다. 이성교제를 통해 그들은 사회가 일반적으로 기대하는 정상적인 인격체로 성장할 수 있게 되고, 이성교제를 통하여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알게 되기에 이를 바탕으로 행동을 자제함으로써 정신적인 안정과 자아의식을 발달시킬 수 있으며, 정상적인 인격성장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다.

2) 이성교제 문제에 대한 상담적 대응

청소년 이성교제에 대한 상담에서 상담자는 이성교제에 수반되는 문제점을 중심으로 상담을 진행해야 한다. 그 가운데 상담자는 청소년의 이성교제와 관련해서 다음과 같은 문제들을 고려해야 한다. 그 중에 결혼 전 성행위 통제가 가장 문제로 대두된다. 그것은 두 사람의 관계가 가까워짐에 따라 신체적 접촉이 없을 수 없게 되며, 어느 정도에서 신체적 접촉을 제한할 것인가, 그리고 자위의 문제와 관련된다는 점에서다. 이런 점은 이성교제를 하더라도 학업에 충실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문제가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 특히 이성교제에서는 경쟁적 요소가 강조되기 때문에 개인에 따라서는 불안정감이나 열등감을 줄 수도 있음을 상정해야 한다.

더욱이 청소년은 이성교제를 잘못하면 유희행동이나 쾌락만을 추구하는 퇴폐적인 행위로 끝날 경우가 많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남녀 간의 교제를 갖고자 하는 현상은 대체로 성적인 호르몬의 작용에 의해 일어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성교제는 처음에 그들이 서로 만나는 것만으로 만족할 수 있지만, 생리적인 현상에는 또 어떤 자극에 대해 곧 적응하고 받아들이는 현상이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호르몬의 작용은 좀 더 발전되고 강렬한 자극을 필요로 하게 된다는 점에서다. 이러한 점이 특히 이성교제에 뒤따르게 되어 문제를 만들게 되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담자는 이들이 사춘기에 대한 사전 준비나 지식 없이 이성에 처음 관심을 갖게 되는 청소년들의 이성교제를 성에 대한 발달과업의 일부로서 건전하게 성취하도록 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나아가 상담자는 청소년들의 이성교제의 필요성을 긍정적으로 활용할 필요도 있다. 청소년들이 이성교제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지 알아본 결과 응답자의 86.3%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여기에 변인별로는 대부분의 사회 인구학적 변인들 간에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지만, 약간의 차이가 있어 고등학생의 경우 이성교제가 필요 없다고 보는 응답이 10.8% 뿐이나 중학생은 16.6%로 중학생의 경우 고등학생에 비해 상대적으로 이성교제가 필요하지 않다고 보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것은 사춘기를 3단계로 나누어 볼 때 사춘기전과 중간의 사춘기 단계는 성숙이 완성되지 않은 것이 주된 원인으로 사료된다.

대체로 여학생보다는 남학생이 이성교제의 필요성을 더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있는데 반해, 이 조사에서는 차이를 보이지 않아 이제는 성별과 무관하게 이성교제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부모님이 이성교제에 대해 어떠한 태도를 취하는지에 따라서도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 그저 그렇거나 반대하는 편인 경우에는 각각 82.0%와 84.1%가 필요하다고 보아 별 차이가 없으나 찬성하는 편인 경우에는 93.0%로 더욱 그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어 청소년들이 부모님의 태도에 따라 영향을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는 점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3. 학교와 선생님의 문제

청소년의 학교생활은 선생님과의 관계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 때문에 청소년에게는 학교생활의 적응에는 선생님과의 관계가 더 중요시되기도 한다. 선생님은 청소년을 지도하는 위치에 있고, 청소년기의 생활은 거의 선생님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으므로 선생님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된다는 점에서다. 이런 문제와 관련하여 우리는 다음의 몇 가지로 구분하여 기술해야 한다.

1) 학교와 선생님에 대한 문제의 특징

청소년의 학교생활에서는 자연히 선생님이 그 중심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는 흔히 청소년이 선생님을 좋아하게 되면, 그 과목의 성적이 향상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것은 선생님을 좋아하는 문제가 성적을 향상시키는 문제와 밀접하게 관련되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반면 이들이 선생님을 싫어하면, 이들의 학교성적이 저하되게 된다는 것이다. 그것은 선생님을 싫어하는 것이 그 과목을 싫어하게 되는 경우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런 것은 모두 학생이 선생님을 좋아하고 존경하는 관계의 정도에 따라 성적이 향상되거나 저하되는 측면도 있음을 보이는 것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하여 학교와 선생님에 대해서 관련되는 상담의 문제는 두 가지로 나타나는데, 대체로 "선생님이 좋다, 싫다."를 중심으로 구분되는 편이다. 여기에 대해서 우리는 더 구체적으로 기술할 수 있다.

첫째로 선생님이 좋다는 상담의 내용은 이성으로서의 측면이다. 물론 청소년이 선생님을 좋아한다는 것에는 여러 가지의 이유가 있지만, 선생님을 이성으로서 좋아한다는 것이 문제이다. 실제로 청소년은 학교생활에서 선생님이 자신에게 해 준 격려나 위로의 말을 기억하고 좋아한다. 이는 청소년이 선생님으로부터 칭찬을 받으면 행복해져서 학교생활이 좋아지는 경향으로 나타남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학생 간에는 약간의 질투심이 작용하게 되는데, 선생님이 특별히 예뻐한다고 생각되는 학생에게 질투를 느껴 시기하거나 미워하는 경우이다. 여기에는 남여에 따라 선생님에 대한 관심의 부분도 차이가 있는데, 남학생은 여선생님의 옷차림의 외모, 태도나 자세에 대해서 관심을 갖는다. 이때 여선생님의 자극적인 옷차림이나 짙은 화장, 최신 유행스타일 등은 학생들의 시선을 끌게 된다.

특히 선생님이 이성으로 느껴져 좋아하는 학생의 경우에는 선생님이 좋아서 고민이다. 이들은 선생님의 모든 면이 좋을 뿐 아니라, 선생님이 이성으로 느껴져 고민인 것이다. 이런 경우 청소년은 선생님에게 연애편지를 쓰기도 하고, 선생님의 신체의 일부를 만져보고자 하는 충동, 밤늦게 전화를 거는 일 등의 행동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는 감성이 예민한 사춘기에 있는 청소년에게 선생님을 이성으로 대하고자 하는 심리가 작용한 것이다. 이런 경우에 상담자는 선생님에게 학생의 인격이 손상을 받지 않는 한도 내에서 지혜로운 처리가 요구됨은 물론이다.

둘째로 선생님이 싫다는 내용은 교사에 대한 반발 심리에서 비롯된다. 이러한 내용을 보면 대개 선생님의 차별, 선생님의 인정받고자 하는데 받지 못하는 것, 선생님의 감정적인 체벌이 중심을 이룬다. 학생의 선생님에 대한 반발은 학교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선생님에 대한 불신이 마음에서 작용하면 학교에 가기 싫다는 문제로 발전하게 된다.

선생님에 대한 불신감의 이유를 다 구체적으로 보면 학생들 간의 편애, 자신을 인정해 주지 않거나 무시하는 것, 공개석상에서의 체벌 등이 포함된다. 그것은 근본적으로 선생님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학생의 심리가 좌절되어 반발하는 심리로 변화된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문제에는 대개 학생의 주관적인 심리가 작용되는 문제도 있고, 실제로 선생님의 공정하지 못한 학생대우에도 관계가 된다. 이러한 문제의 핵심은 선생님과의 관계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일단 자신이 노력하는 모습이 좋는데, 공부에 열중하여 성적향상에 힘쓰면 내실도 기하고 선생님도 좋아하게 되는 일거양득의 효과가 있다. 선생님은 대개 공부를 잘하는 학생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2) 학교와 선생님에 대한 문제에서 상담적 대응

학교와 선생님 문제의 상담에서 상담자는 청소년기에 흔히 가질 수 있는 특성으로 이해시키고, 선생님에 대한 건전하고 긍정적인 시각을 갖도록 지도해야 한다. 특히 청소년은 학교생활에서 모든 것을 선생님 문제로 돌리는 것을 넘어서 자신에게도 그런 지적받을 만한 점이 있지 않은지 자신을 살펴보도록 유도해야 한다. 그렇게 하는 경우에는 청소년은 자신이 문제가 더 큰다는 것을 발견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것은 심리적으로 투사의 문제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하여 상담자는 투사의 문제를 올바로 파악해야 한다.

투사(projection)는 타인에게 무의식적으로 책임을 지우는 것으로 이루어진 자아의 방어기제이다. 이 투사는 자신에게서 일어나는 모든 심리적인 작용에 대하여 외부세계에 자신의 내적인 충동과 내적인 갈등을 지각하는 것으로 되어 있는 방어기제이다. 이런 투사는 그 진정성을 넘어서 일시적으로는 견디기 어려운 자신의 정서로부터 자유롭게 해주는 측면이 있다.

예를 들면, 학생이 공부를 못하는 원인에 대하여 선생님 때문이라고 하거나 결혼한 아내가 자신의 불륜 욕망을 의식하지 못한 체, 남편에 충실한 아내는 자신을 배반한 남편을 비난하거나 또는 순수한 어떤 남자친구로부터 사랑을 받는다고 느끼는 것 등이다. 이런 투사의 정신기제는 정상인들에게도 매우 넓게 퍼져있는 편인데, 이것은 몇몇 판단 착오의 원인이기에 건전한 자기비판은 이 착오를 교정할 수 있다.

정신병리학에서 보면, 의식 통제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투사라는 것은 특히 환각적인 망상에, 예를 들면 매일 밤 나의 이웃집 아저씨는 나를 겁탈한다는 것이나, 또한 편집적인 망상에서 그는 나를 증오하고, 또 나를 박해하기에 나는 방어해야 한다고 행동하게 되는 것이 모두 그 예이다.

이런 투사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 상담자는 원만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 청소년에게 가급적이면 선생님을 이해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청소년이 선생님을 이해하게 되면, 그만큼 심리적으로 편안함을 갖게 되어, 학교생활의 장애를 제거하는 시키는 요인이 된다는 점에서다. 더욱이 이런 상담자의 역할은 가정에서 부모가 대신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학생이 집에 돌아와서 학교에서 있었던 기분이 나빴던 일을 말할 때 부모는 학생을 두둔하는 것이 아니라, 선생을 두둔하는 방법을 취하는 것이다. 그것이야 말로 학생에게 도움이 되는 방법이다.

다만 이런 투사의 문제에 대한 상담에서 상담자는 선생님의 편만을 드는 인상을 주거나 학생만을 옹호하는 자세만을 고수하는 것은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다. 그것은 상담의 효율적인 기능의 문제로서 그것이 옳더라도 역기능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여 상담자는 공정한 상황에서 선생님과 학생의 신분차이와 입장의 차이를 이해하도록 설득하고, 사람은 누구나 각각의 어려움이 있음도 상기시켜야 할 것이다. 그러면 여기서의 중요한 문제는 이해의 차원이고, 노력의 차원이라는 데 중점을 두고 진행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