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자에게 누군가가 동성애자인 걸 어떻게 아느냐고 물어보면, 흔히 듣게 되는 대답이 있다. 바로 '본인만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아무도 모르고 본인만이 아는 그것을 무조건 온 세상 사람이 인정해 주어야 한다는 그 생각의 근원은 어디일까?

이러한 생각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사상의 결합을 통해 만들어졌다.

첫 번째, 동성애 정체성 개념이다. 동성애를 의식 또는 무의식적으로 학습된 행위가 아닌 선천적 정체성의 개념으로 이해하는 사람들은 동성애는 타고난 자아의 본질로부터 나오는 성적 지향이라고 주장한다. 두 번째, 자아실현 사상이다. 자아의 본질을 표현하는 것, 즉 자아실현이 개인이 추구할 수 있는 최고의 목적이라는 주장이다. 이는 자아의 본질이 선(善)하다는 가정을 전제로 한다. 세 번째, 자아의 본질은 도덕적인 판단을 해서는 안 된다는 도덕적 상대주의이다.

이 세 가지 사상에 근거해서 동성애도 자아의 본질에서 나오는 선천적 성향이며 개인이 반드시 실현해야 하는 선한 성향이고, 그것이 비도덕적이라는 주장은 인정될 수 없다는 주장이 완성된다. 하지만, 그 세 가지 사상은 과학이 아니라, 철학에 가까우며, 그것으로부터 만들어진 동성애에 대한 옹호 논리 또한 과학이 아닌 그럴 듯한 의견이나 철학적 주장이고 하나의 입장에 불과하다.

사실상 일반인들이 동성애에 대해 가시적으로 알 수 있는 것은 오직 한 개인에게 동성애라는 감정이 존재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하는 성적 행동이 존재한다는 것뿐이다. 그렇기에 그것이 어디로부터 왔으며, 어떻게 평가되어야 한다는 것은 특정한 주장과 의견만을 진리라고 고집할 수 없다. 그들이 주장하는 도덕적 상대주의 논리에 비춰볼 때도 동성애에 대한 다양한 주장과 설명, 의견이 경쟁해야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호모매니아(동성애 옹호론자)들의 옹호 논리가 더욱 위험한 이유는 이것이 동성애를 옹호하는데서 멈추지 않기 때문이다. 소아성애, 근친상간, 수간, 변태성욕 등도 동일한 논리로 옹호될 수 있다. 그리고 이미 이런 것들을 옹호하는 사람들도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인간이 느낀다는 이유만으로 그것이 절제되고 통제되어야 할 것이 아니라, 실현해야 할 선(善)이라고 단정해야 할 이유는 없다. 우리는 과거 절제와 인내를 미덕으로 삼는 시대에 살았지만, 지금은 자아실현과 자유라는 미명하에 방종과 자기만족, 쾌락을 진리로 여기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리고 현대소비사회에서는 자아의 욕구를 거침없이 분출하여 소비로 이어질 수 있도록 부추긴다.

이렇듯 시대와 사회에 따라 동성애에 대한 가치판단이 다른 것이 지극히 당연함에도 불구하고 호모매니아들은 동성애에 대한 자신들의 주장이 거절당하는 것에 대한 과민 반응을 보인다. 게다가 이성애로 대표되는 생물학적 기준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동성애로 대표되는 심리학적 기준을 추구하는 호모매니아들에게 기존의 질서와 가치는 자신들을 향하는 억압이자 자신들의 가치를 향한 공격으로 간주된다.

실제로 서구 자아주의 사상에서 '자아는 선(善)'으로 '사회는 악(惡)'으로 가정하고 주장을 전개해 나가는데, 이는 자아의 본질인 동성애는 선한 것으로 동성애를 억압하는 사회는 악한 것으로 가정하는 호모매니아의 주장과 일맥상통한다.

결국 호모매니아들은 자신들이 추구하는 가치와 생각의 기준이 다르다는 이유로 불합리하게 공격받은 사람이라는 의식을 통해 스스로를 피해자로 여기게 되었다. 그리고 이런 피해자 의식은 강력한 투쟁 에너지를 창출해낸다.

옛말에 '맞은 사람은 발 벗고 자도 때린 사람은 편히 잘 수 없다.'라는 속담이 있듯이, 피해의식으로 무장한 피해자는 가해자에 비해 도덕적으로 우월한 위치를 점한다. 이런 이유에서 자신들이 피해자라고 굳게 믿고 있는 호모매니아들은 당당해지기 시작했다.

그들은 학창시절에 자신이 300명 넘는 동성과 성관계를 가졌다는 사실도 거리낌 없이 방송에서 밝힌다. 공공장소에서 옷을 벗고 섹스 축제를 벌이는 것도 자신들의 권리라고 주장하며 거침이 없다. 그리고 일반인들이 걱정 어린 눈빛을 보이거나 거부감을 표현하는 행동에 대해서는 비웃음과 조롱으로 일관한다.

그렇다면, 가해자는 누구일까? 기존의 사회 질서를 성실히 지킨 대부분의 대중들은 앉은 자리에서 가해자로 둔갑되었다. 오히려 일반대중들이 호모매니아가 가지고 있는 다른 기준과 다른 가치를 인정하지 않으면, 무식하고 저열한 시대착오적 인간으로 순식간에 둔갑한 것이며 호모매니아들을 향해 낯선 눈빛, 어색한 태도만 취해도 동성애 혐오자로 둔갑되는 것이다. 대부분의 일반인들은 호모매니아들이 추구하는 가치와 기준을 받아들일 것을 그들에게 강요받는 피해를 입으면서도 언제나 그들에게 가해자로 취급받는 것이다.

호모매니아들은 더 이상 자신들의 주장을 설명하거나 변호하거나 관용을 구하지 않는다. 동성애자들은 동성애를 할 권리라는 새로운 권리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고, 빼앗긴 권리를 되찾는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피해자는 자신의 피해를 가해자에게 설명하거나 이해시키지 않듯이, 호모매니아들도 일반인들에게 자신의 가치와 사상에 대해 설명하거나 이해시키려 하지 않는다. 자신들은 피해자이기 때문에 가해자인 대중들이 그들의 사상을 받아들이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상식이라 여기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가해자가 대화와 타협을 요구하는 것 자체를 인권 침해라 여기며 몰상식으로 비하한다.

그들의 피해 의식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동성애를 선천적인 성적지향으로 여기는 동성애자는 선천적인 성적지향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동성애자로 살아야 하는, 그 선천성의 피해자라고 여긴다. 그래야 피해자의 지위가 더욱 공고히 다져지기 때문이다.

만약 사람이 동성애를 버릴 수 있고 동성애자가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면, 동성애를 선택한 개인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그리고 그것은 도덕적 책임을 동성애자에게 전가하여 피해자의 신분을 훼손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이 피해자의 신분을 유지하려면 절대로 그런 주장들을 용납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자신의 그릇된 선택에 대한 도덕적 비판을 회피하는 핑계거리로서 선천성을 주장하는 것보다 유용한 것은 없다.

글ㅣ건강한사회를위한국민연대

■ 건강한 사회를 위한 국민연대(건사연)는 많은 독소조항들을 포함하고 있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시민단체로, 동성애 및 동성결혼, 종교 및 표현의 자유 문제 등 차별금지법과 관련하여 다루고 있다. 블로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