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성서공회(American Bible Society)가 뉴욕 브로드웨이에 위치한 12층의 본부 사무실을 매각한다고 릴리전뉴스서비스(Religion News Service)가 2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 건물은 1865년 브로드웨이에 세워졌으며, 미국성서공회는 지난 1966년부터 이를 사용해왔다.

미국성서공회는 수 년 동안 큐 아이디어스(Q Ideas), 리디머장로교회 신앙과 일 센터(Redeemer Presbyterian Church's Center for Faith & Work), 비블리컬 아트 앤 영 라이프 박물관(Museum of Biblical Art and Young Life) 등 뉴욕에 있는 기독교 단체들을 위해 이 건물 내의 사무실을 제공해 왔다.

맨해튼 중심가에 위치한 이 건물은 현재 비어 있는 상태이며, 새로운 사무실의 위치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그러나 미국성서공회 대변인은 뉴욕시를 위한 봉사는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피터 디롤프(Pieter Dearolf) 이사장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미국 문화와 경제의 근거지인 뉴욕시와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덕 버드셀 전 미국성서공회 회장.
덕 버드셀 전 미국성서공회 회장.

미국성서공회는 지난 1월, 덕 버드셀(Doug Birdsall) 전 회장의 후임자로 로이 피터슨(Roy Peterson)을 지명했다. 임명된 지 몇 개월 만에 해임된 버드셀 전 회장은 릴리저스뉴스서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건물에 대해 "미국 교계에서 가장 좋고, 세계 기독교계에서도 손에 꼽을 만큼 좋은 부동산이다. 이를 팔면 재정적으로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사역을 키워나가는 데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닐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단체들이 더 나은 사역을 위해 거처를 옮겼으나, 결국 지역 내 입지가 줄어들었다"고 지적했다.

버드셀 전 회장은 "많은 단체들이 주요 도시를 떠나 땅값이 저렴한 다른 지역으로 옮겼다. 그러나 이로 인해 영향력이 감소하는 대가를 치르고 있다"며 미국장로교회(PCUSA), 구세군 등의 예를 들었다. 미국장로교회의 경우 맨해튼에서 켄터키의 루이빌로 이사했으며, 구세군은 런던 본부를 헐고 새로 지은 후, 사무실을 임대해 국제 본부를 유지할 수 있었다.

버드셀 전 회장은 "미국성서공회가 건물의 약 40%를 사용하고, 나머지는 다른 단체들이 임대해 사용했을 것이다. 땅값이 3억 달러 이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크레인스뉴욕비즈니스는 "건물의 입지가 매우 좋기 때문에 이 지역의 임대료는 천문학적인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업체인 쿠시맨 & 웨이크필드(Cushman & Wakefield)는 미국성서공회가 새로운 본부를 물색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미국성서공회 조프 모린(Geof Morin) 대변인은 "이들의 첫 번째 기준은 건물을 사려는 다른 기독교인들을 찾는 것이 아니라, 자산으로써 이 공간을 내놓는 것"이라고 했다.

미국성서공회는 필라델피아 근처의 사무실에도 약 80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모린 대변인은 "본부에 있는 직원들의 수도 이와 같다. 18개월 안으로 설계 기준을 변경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수천만 달러다. 우리는 14~15개월 이내 건물을 팔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는 "뉴욕시에 건물을 유지하는 데 얼마나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지 알고 있다. 이를 포기하고자 하는 의도는 없다. 어디에 우리 본부를 둘지도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버드셀 전 회장은 해고되기 전, "현재 건물을 옴니 호텔과 다른 사역 단체들에게 임대해 줄 수 있는 공간을 포함한 30층 건물로 바꾸자"고 제안했었다. 당시 하비로비사 창업자인 그린 씨 가족이 성경 전시와 관련해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버드셀이 새로운 건물에 대한 계획을 진행하는 가운데, 이사회는 진행 과정의 투명성을 문제삼았고, 오해와 갈등이 조성되기도 했다. 버드셀은 "비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위험은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월드매거진에 따르면, 미국성서공회는 수 년 동안 자산잠식상태에 있었다. 2007년 6억9300만 달러의 자산은 2012년 절반 수준인 3억8900만 달러로 줄었다. 2002년부터 2011년까지 초과 지출된 금액은 2억5000만 달러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