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태 목사(성천교회 담임).
김병태 목사(성천교회 담임).

아라비아의 속담에 '돌아오지 않는 것 네 가지'가 있다고 한다. 첫째, 화살이다. 활의 시위를 떠난 화살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둘째, 급하게 뱉어낸 말이다. 급하게 뱉어낸 말은 다시는 돌이킬 수 없다. 셋째, 과거 생활이다. 이미 지나가 버린 과거는 아무리 후회하고 탄식해도 지워버릴 수도, 다시 돌아올 수도 없다. 넷째, 황금과 같은 기회이다. 잃어버린 기회는 아무리 가슴을 치고 후회해도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우리가 보낸 '어제와 작년'은 영원한 과거로 흘러갔다. 다시 돌아올 수 없다. 돌이킬 수도 없다. 후회를 해도 소용이 없다. 우리에게 남은 과제는 지금 나에게 다가온 '오늘'을 후회스럽지 않게 살아가는 것이다. 오늘을 후회하지 않고 살아가기 위해서는 후회스러운 지나간 과거의 전철을 다시 밟지 않는 것이다.

LA 다저스에서 뛰고 있는 '코리안 특급' 류현진 선수가 2013년 시즌 막을 내리면서 이런 말을 했다. "물론 매우 아쉽지만, 후회 없는 시즌을 보냈어요. 이제 내년을 기약해야지요."

작년이 어땠는가? 부끄럽고, 후회스럽고, 불행했다고 느끼는가? 어리석은 사람은 '작년보다 못한 삶'을 살 것이다. '작년과 다를 바 없는 삶'을 살 수도 있다. 그러나 지혜로운 사람은 '작년보다 더 나은 삶'을 산다.

작년이 후회스러웠는데, 작년과 똑같은 삶을 산다면, 그건 바보 같은 인생이다. '작년 같지 않은 올해'를 만들기 위해서는 결연한 마음의 결단이 필요하다.

솔로몬은 말한다. "개가 그 토한 것을 도로 먹는 것 같이 미련한 자는 그 미련한 것을 거듭 행하느니라"(잠 26:11). 요즘 개는 그렇지 않지만, 원래 개는 더러운 배설물을 먹기도 하고, 자기가 토했던 것을 다시 먹기도 한다.

솔로몬은 잘못된 길을 돌이키지 않고 거듭 행하는 사람, 더러운 죄를 버린다고 하면서도 다시 그런 삶을 살아가는 사람을 '개'에 비유한다. 누구나 실수하고, 잘못을 저지른다. 그런데 지혜로운 사람은 곧 회개하고 돌이켜서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는다. 그러나 미련한 사람은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잘못된 일을 거듭한다. 그래서는 안 되는 줄 알면서도 또다시 과오를 저지른다. 어리석은 사람은 수정하고 고치지 않고, 그것을 반복하다 결국 파멸에 이르게 된다.

사울 왕이 바로 그런 자이다. 하나님이 붙들고 있는 다윗을 죽이려고 시도한다. 깨달을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본인도 잘못하고 있는 줄 깨달았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서 다시 반복했다. 결국 비참한 결과를 초래하고 만다.

2014년은 안 좋은 상태로 회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더 좋은 상태를 향해 변화해서 후회스러운 일을 반복하지 않기를 바란다. 부족했던 것, 연약했던 것을 점검해서 '작년보다 더 나은 올해'를 만들어 가야 한다.

지혜로운 사람은 '더 나은 삶'을 설계한다. 매 순간 더 나은 삶을 향해 질주한다. 잠시 쉼표를 찍을지언정 마침표는 찍지 않는다. 믿음의 사람에게 멈춤은 없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 하지 말아야 한다. 다람쥐는 아무리 열심히 뛰어봐야 그 자리에서 돌고 또 돈다. 앞으로 더 나아가지 못한다.

작년보다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변화와 진보를 설계해야 한다. 속도를 내기 전에 먼저 방향부터 바로 설정해야 한다. 잘못된 방향이라면 과감하게 수정해야 한다.

어느 목사님이 잘 아는 장로님의 일이다. 어느 날 갑자기 장로님이 뇌졸중으로 눕게 되었다. 하루는 목사님이 그 장로님 병문안을 갔다. 그때 장로님이 눈물을 흘리면서 목사님에게 고백했다. "몸이 불편한 것보다 저를 더 힘들게 하는 것은 외로움입니다." 특히 주일날 모든 가족이 교회에 가고 나서, 빈 집에 홀로 누워 기독교 TV의 설교를 들을 때면 한없이 눈물이 흘러내린다고 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외로움 때문에 눈물을 흘리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죄송해서 눈물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한다.

어느 주일이었다. 교회에 나갈 수 없으니까 집에서 혼자 예배를 드렸다. 그때 '이럴 줄 알았으면 몸 성히 교회에 나갈 때 더 열심히 할 걸'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목사님의 목회활동을 더 후원하고 협력하지 못했던 것이 후회스러웠다. 살면서 너무 자기 권리만 챙겼던 것도 죄송스러웠다. 돈 잘 벌 때 최선을 다해 헌금하지 못하고 인색했던 것도 후회스러웠다. 모든 게 후회스러울 뿐이다.

"이제라도 몸이 건강해지면, 교회 나가 봉사도 열심히 하고, 헌금도 많이 하고, 목사님도 잘 섬기고 싶은데, 그렇게 하지 못하는 내 처지가 한탄스럽습니다." 누가 '나에게는 그런 때가 없을 거야'라고 단언할 수 있겠는가? 모두에게 다가올 수 있는 현실이다. 그 때가 오기 전에 우리 삶을 관리해야 한다. 후회하기 전에.

올해를 더 나은 삶으로 장식하기 위해 설계해야 한다. 더 풍성한 삶을 설계하고, 영적으로 성장하는 삶을 그려 봐야 한다. 후회가 남지 않을 삶을 그려 봐야 한다.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가치를 위해 새롭게 도전해 봐야 한다.

2014년에는 '좀 더 수준 높은 삶'에 대한 욕심을 내자. 높은 차원의 성결을. 좀 더 높은 차원의 꿈을. '더 나은 영성'을 추구해 보자. '더 나은 관계'를 만들어가 보자. '더 나은 환경'을 조성해 보자.

'후회스럽고 부끄러운 과거' 때문에 가슴 아파할 필요는 없다. 이미 저지른 일이니 돌이킬 수 없다. 다만 '자랑스러운 현재'를 위한 밑거름으로 사용하면 된다. '실수와 실패'를 더 나은 삶을 창조하는 디딤돌로 만들면 된다. 실패의 원인을 분석해서 실수하지 않고, 실패하지 않는 비결을 터득하면 된다.

더 나은 인생을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더 나은 습관'을 길들여야 한다. 자신의 인생을 해롭게 하는 습관을 고치며 살아야 한다. 유익하지 못한 악한 습관을 계속해서 끌고 가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2014년에는 '악습 끊기'를 해야 한다. '악습 유지'는 인생을 망친다.

매사에 '더 나은 생각'을 하며 살아가야 한다. 그리스도인마저 세상 사람들처럼 똑같이 생각해서는 안 된다. 생각하는 차원이 달라야 한다.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오랫동안 굳혀 놓았던 고정관념도 깨고, 틀도 부숴 보자. 프레임만 바꾸면 얼마든지 인생은 달라질 수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