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7년 평양 대부흥 운동 100주년을 기념하는 평양대성회를 둘러싼 기독교계의 혼선으로 그동안 감춰졌던 북한 선교의 실상이 드러나고 있다.

현재 '평양국제대성회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와 '한국교회부흥 100주년기념대회 준비위원회'(이하 준비위)는 북한에서 열리는 평양대성회 개최 문제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실정이다.

'조직위'는 위원장인 김기수 목사가 지난달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10월 평양에서 '조직위'를 중심으로 대성회를 개최하겠다”고 선언했다. 지난해 중국 선양에서 '북한 조선그리스도교연맹'(이하 조그련)과 합의한 대로 행사를 강행하겠다는 것이다. '조직위'는 6월 평양에서 300명 규모의 예비 성회를 열고 10월에는 본 대회를 여는 방안을 구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8월 봉수교회 준공식에 맞춰 평양대성회를 추진하고 있는 '준비위'와 조율이 되지 않아 갈등이 생기고 있다. '준비위'에서는 한국기독교회협의회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주요 교단장이 참여해 대표성을 가진 만큼 자신들이 평양집회의 주체가 돼야 한다는 입장이며, '조직위' 측은 자신들이 먼저 평양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기로 북측과 합의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렇게 남측 기독교계가 갈등 양상을 보이며 '조직위'와 '준비위'가 각각 평양대성회를 여는 방안에 대해, 북한 조그련 측은 평양대성회를 두 번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조직위'와 '준비위'가 평양대성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먼저 '조직위'의 경우 평양대성회를 북측과 합의하면서 평양복음심장병원 설립하기로 약속한 것으로 알려져 교계 일각에서는 평양대성회에 대한 대가가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조직위'에서는 평양대성회와 평양복음심장병원 설립이 별개의 문제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유독 북한 '조그련'이 심장병원 설립을 약속한 '조직위'와 평양대성회를 열기 원한다는 점에서 심장병원 설립 약속이 없다면 평양대성회가 가능했겠냐는 지적이 있다.

그리고 '준비위'는 8월 평양 봉수교회 준공식에 맞춰 평양대성회를 열려고 하지만, 봉수교회 재건립이 가짜교회에 지원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봉수교회 교인들이 대남공작에 종사하는 사람들이고 교회에서 봉수 교회 방문 등으로 쓰는 비용이 북한 지하교회를 핍박하는데 쓰인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봉수교회는 틀림없는 가짜이지만 북한 교회와의 교류를 단절하는 해서는 안된다며 냉정히 판단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봉수교회가 가짜교회일지라도 북한 교회이고 지속적인 교류하는 것이 향후 북한 선교를 위해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평양대성회 등 북한선교에 대해 일어나는 기독교계의 혼란과 비판들은 북한과의 뒷거래 문제이다. 북한선교전문가들은 이렇게 뒷거래가 계속되면 오히려 남측 인사가 북측에 약점을 잡히고, 북측에 포섭당하게 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또한 성도들의 헌금으로 이뤄지는 교계 사업이 이러한 방식으로 이뤄진다면 신앙의 본질을 훼손하고 장기적인 북한선교에도 차질을 빚게 될 거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