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에서 5년간 선교를 마치고 비행기를 타고 돌아올 때 가장 크게 느꼈던 건 ‘아 내가 준비가 부족했구나’ 하는 안타까움이었습니다. 언어문제나 타문화 적응훈련 같은 기술적인 면 보다는 예수님의 성품과 영성을 닮지 못해 겪었던 어려움들이 떠올라, 선교사 훈련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SEED 선교회 서부지역 대표 박신욱 선교사는 ‘그리스도를 본받는 선교사 학교’를 시작하게 된 동기에 대해 묻자 5년간의 아르헨티나 선교사역을 회고했다.

지난 10년간 북미지역교회를 섬겨 선교일군을 발굴하고, 이들를 훈련시켜 선교지에서 현지인들과 효과적인 팀사역을 하도록 돕는 일을 해온 SEED 선교회는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선교사훈련 프로그램을 통해 일반인에게 공개할 계획이다.

‘그리스도를 본받는 선교사 학교’를 처음부터 인도하며, 선교사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성품과 인격’을 닮도록 훈련시켜온 박신욱 선교사의 노하우는 5년간 아르헨티나 선교를 통해 겪었던 하나님의 ‘특별하신 훈련’ 덕분이다.

“저는 선교를 위해 많은 준비를 했습니다. 언어는 현지에서 바로 설교를 할 수 있을 정도였고, 타문화 적응 훈련도 마친 상태였습니다. 기도는 북미, 캐나다, 한국, 중앙아시아 수많은 분들이 중보기도 부대를 이뤄 많은 기도의 축복도 받았습니다. 또 선교비도 충분히 지원받아 1991년 아르헨티나에 도착했습니다. 이렇게 준비를 많이 했으니 선교지에 가면 고속도로처럼 선교가 쫙 열릴 것으로 기대했죠”

하지만 박 선교사가 부딪힌 건 ‘선교사가 겪을 수 있는 온갖 종류의 어려움’ 이었다. 현지인 동역자와의 갈등, 인종차별, 사춘기 자녀의 방황, 화재로 인한 피해 등등. 그러나 그중에서도 박 선교사가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따로 있었다.

“저는 현지인들을 제 사역에 도움을 주는 자(Helper)로만 여기고 진정한 동역자(Co-Worker)로서 그들을 존경하고 세워주지 못했습니다.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아내와 사역을 회고하는데 갑자기 슬로우 모션처럼 그러한 장면이 멈추더니 하나님의 음성이 들렸습니다. ‘네가 먼저 좋은 동역자가 되야 하지 않겠느냐'. 그때 정말 충격을 많이 받고 그간의 저의 사역을 돌아보게 됐습니다”

박신욱 선교사는 “그때서야 왜 예수님께서 ‘나의 마음은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 하셨는지 깨달았습니다. 예수께서 배우라고 하신 부분은 딱 한 가진데 바로 ‘예수의 마음’ 즉, ‘온유하고 겸손함’이죠. 내가 정말 훈련해야 했던 부분은 예수님의 성품이었습니다. 또한 선교지에서 끈임없이 밀려오는 사단의 공격을 수없이 받으며, 이를 이겨낼 수 있는 ‘영성훈련’이 선교사에게 무엇보다 절실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리스도를 본받는 선교사 학교’는 그래서 철저히 ‘성품훈련’과 ‘영성훈련’에 집중한다. 40일 과정은 매일 아침 큐티와 강의, 소그룹 나눔과 기도회가 전부다. 물론 10여 명의 훌륭한 강사진이 주옥 같은 강의를 쏟아내지만, ‘일반적인’ 선교사 훈련을 기대하고 온 선교사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았다고. 큐티나 기도회는 이미 잘 알고, 익히 해오던 것이기 때문이다.

“처음 훈련을 시작하고 일주일 정도는 어려움이 많습니다. 왜 굳이 영성훈련을 또 받아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죠.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 안에 굳어졌던 것이 깨지고, 주님과 나만의 시간을 만들어 갑니다. 또 선교지에 나가서도 영성을 계속해서 유지할 수 있게 방법을 배울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됩니다”

그동안 선교사훈련학교는 많은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사역자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선교 후보생들의 적극적인 도움과 중보기도로 10년의 세월을 지나왔다. 올해는 처음으로 일반인에게 공개해 밴쿠버선교훈련센터(가칭)에서 선교사훈련학교를 연다. 오랜 기도 끝에 밴쿠버에서 가장 아름다운 수양관중 하나인 Faith Mission Conference Centre를 시가의 절반 가격에 구입해 처음으로 이곳에서 개최하기에 그 의미가 남다를 수 밖에 없다.

“이 센터를 사기 위해 30여 단체와 개발업자들이 1천만불 정도의 오퍼를 냈습니다. 그러나, 준비된 자금이 전혀 없는 SEED 선교회에서 모금활동을 벌여 4백만불에 구입할 수 있게 해주었던 Faith Mission 의 이사회의 결정은 어쩌면 그동안 쌓아온 기도에 대한 하나님의 응답이었는지 모릅니다. 그리고 지난 1년 반 동안 계약 이행일을 4번이나 연기해야 하는 구입과정을 통하여 하나님은 많은 은혜를 주셨습니다.”

또한 SEED 선교회 이사회는 큰 결정을 내려줬다. 밴쿠버선교훈련센터를 모든 선교단체와 한인 선교사를 위한 독립적인 훈련센터가 되도록 결정한 일이다. 이는 미주에서도 늘어나고 있는 1세, 2세 선교사, 그리고 평신도 선교일군들을 위한 선교훈련센터로, 천혜의 자연환경 가운데 선교후보생들을 위한 체계적인 훈련과, 안식년 선교사들의 재훈련, 회복을 위한 장소의 필요성을 느껴왔기 때문이다.

SEED 선교회는 앞으로 밴쿠버훈련센터를 ‘미주 한인선교사들을 위한 훈련장소’로 제공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전세계 한인 디아스포라들이 훈련받고 땅끝까지 나아가 모든 민족에게 복음을 전하는 비전도 품고 있다.

“앞으로 훈련학교 프로그램을 크게 두 부분으로 늘려나갈 계획입니다. 하나는 지금까지 해왔던 영성과 성품 훈련입니다. 이것이 누구나 받아야 하는 필수코스라면, 두 번째는 기술적인 부분의 훈련입니다. 언어습득의 방법과 공동체 훈련을 통한 타문화 이해에 관한 것인데 이는 필요한 분만 선택해 들을 수 있습니다. 또 한어권뿐 아니라 영어권을 더욱 활성화 시켜, 하나님께서 한인들에게 허락하신 선교의 열정을 다음세대로도 이어가는 기반을 만들고 싶습니다”

예수께서 한 알의 밀알이 되셔서 우리를 위한 사랑의 씨앗이 되셨듯, SEED 선교회 역시 그리스도를 닮아 미주 한인 선교의 작은 씨앗으로 섬기며, 그리스도의 성품과 영성을 전하고자 달려가고 있었다.

‘그리스도를 본받는 선교사 학교’는 7월 1일부터 27일까지 밴쿠버선교훈련센터(가칭)에서 진행된다. 참가대상은 선교헌신자, 선교사 후보, 혹은 안식년 선교사와 그 가족이며, 말씀묵상강의, 말씀묵상, 소그룹, 상담, 맨토링, 부부축제 등의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6월 중순까지 등록을 받는다.

문의: (703)624-7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