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무분별한 기독교 탄압이 자국인에 대한 것도 모자라 이번에는 현지에서 예배를 드리던 미국인 목사들에게도 가해져 정치ㆍ외교적 갈등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달, 중국 서부 신장자치구에서 중국 가정교회 목사들과 함께 예배를 드리고 기도회를 가졌던 4명의 미국 기독교인들이 중국 공안에 붙잡혀 현재 감옥에 감금됐다고 <보스뉴스라이프>가 중국의 기독교 단체와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보도했다.

예배를 연 중국ㆍ미국인 기독교도 체포

사건의 발단은 지난 4월 17일, 미국 기독교인 일행이 중국 서부 산시성 남서부 (소위 ‘신장자치구역’)에 방문하면서 시작됐다. 이들 일행은 도착한 다음날인 18일 중국 현지 가정교회 목사들과 만나 환담을 가졌고, 한 지역교회로 이동해 예배를 드렸다고 현지인들이 밝혔다.

중국 공안당국은 예배가 끝나고 나서 미국인 일행을 체포했으며, 그 자리에서 여권을 압수하고 짐을 수색했다고 한다.

4명의 미국 기독교도는 물론 이들과 같이 현지 사역활동에 동참했던 중국 가정교회 목사 20여 명도 같이 투옥됐으며, 이들의 행방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현지 기독교인들은 초조함 가운데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이번 사건과 관련되어 중국 가정교회 측근들을 접촉했던 중국구호활동위원회(CAA)의 최근 보고에 따르면, 약 30여 명의 중국 가정교회 사역자들이 미국인과 함께 예배를 드렸다는 이유로 지난 달 중순에 현지 감옥에 수감됐다고 한다.

이들이 만난 미국 기독교인들은 아직 신원이 확인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주변 관계자의 진술에 의하면,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원로 목사와 부목사들이라는 것만 밝혀졌을 뿐, 자세한 신원이나 이들이 중국으로 오게 된 배경은 아직 알 수 없다.

중국에 방문한 미국 기독교인들은 정치적인 배경에서 입국한 것인지, 아니면 단지 선교활동이나 중국 기독교인들과 연대활동을 진행하려고 한 것인지에 대해 미국 기독교계도 아직 정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이들 목사의 통역을 도와준 사람은 베이징 출신의 진홍 리로 밝혀졌는데, 역시 현지 감옥에 수감 중인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수감된 감옥에서 불법 고문도 목격돼

다행스럽게도 수감됐던 30여 명의 중국 가정교회 사역자들 중 8명 정도가 수감된 지 며칠 지나지 않아 석방됐으며, 이들은 현재 신장자치구에서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감옥에 있는 동료들 중에 최소한 6명 정도가 중국 공안으로부터 ‘퇴폐적 사회행위를 했다’는 혐의를 받았다”고 말하고 “혐의 받은 목사들은 최소한 30일 정도의 구류기간을 형사로부터 얘기 들었을 것”이라며 중국 공안의 기독교 탄압 가능성을 제시했다.

먼저 석방된 동료들에 의해 6명의 중국 가정교회 관련자들의 신원이 밝혀졌는데, 지우로 후앙ㆍ시준 헤ㆍ차오야이 왕 등 목사들이 대부분인 것으로 나왔다. 중국에서 공안을 피해 활동하는 기독교계 일각에서는 이들이 중국 법원으로부터 최소 3년형 이상의 중형을 선고받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과거에도 중국 내에서 반사회적인 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수감된 적이 있으며 중국 공안은 과거부터 이들을 철저히 감시하고 미행해 왔다고 알려졌다.

CAA는 목사들이 갇힌 감옥에서 일하는 한 목격자의 증언을 인용, 수감자들 중 2명이 불법 고문을 당했으며, 이로 인해 얼굴에 멍이 들고 코나 입에서 피가 흐르는 모습을 봤다는 진술을 상세히 보고하면서 수감자들의 인권유린에 대해서도 심각한 이의를 제기했다.

미국, 사건 해결 위해 노력 중

한편 이같은 사건이 벌어지자, 미국 외교부에서는 적잖이 당황하는 기색이다. 최근 경제적ㆍ외교적으로 중국과 껄끄러운 마찰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자국의 기독교인들이 중국에서 의문의 수감을 당해 크게 놀라고 있다.

베이징 주재 미국대사관은 “자국인들을 가급적으로 빠른 시일 내에 석방하기 위해 신장 자치지역 공안 지부와 협상을 벌이고 있다”라고 대답했지만, 다음날 협상은 진전을 보지 못한 채 결렬이 되고 말았다. 미국대사관 측은 “신장 자치구 관리들에게 종교와 활동의 자유를 보장하는 중국 민법을 준수하라”고 강력히 촉구하기도 했다.

중국 가정교회의 전직 목사이자 CAA 회장을 지낸 바 있는 밥 푸 목사는 최근 발표한 성명서에서 현재 수감된 중국인ㆍ미국인 목사들은 법적으로 아무런 하자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의 근시안적인 정치적 해석이 있음을 제시했다.

밥 푸 목사는 “기독교가 중국에게 큰 위협이 된다고 생각하는 정부관리들은 미국인 목사들이 중국 내에서 벌이고 있는 선교활동을 매우 탐탁하게 여기지 않으며, 언제라도 꼬투리를 잡아 이들을 멀리 추방시키려는 생각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세계 인터넷선교학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