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수) 오후 2시 남가주기독교교회협의회(회장 박종대 목사, 이하 남가주교협)와 오렌지카운티교회협의회(회장 한기홍 목사, 이하 OC교협)가 ‘버지니아 공대 참사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남가주교협 사무실에서 공동주최 했다.

이날 회견장에는 한기형 목사(남가주교협 직전회장, 버지니아공대 추모 대책위원장), 민종기 목사(남가주교협 부회장, 버지니아공대 추모 대책 부위원장), 신원규 목사(OC교협 부회장), 최문환 장로(남가주교협 이사장), 서양훈 장로(OC교협 평신도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짧은 묵도와 민종기 목사의 기도로 시작된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건의 대책위원장을 맡은 한기형 목사는 “이 사건의 원인이 됐던 고 조승희 씨가 8세 때 이민 와 15년 동안 미국사회에서 자라난 23세의 한국 젊은이라는 사실에 남가주와 오렌지카운티 교협의 모든 목회자들은 비상한 도덕적 책임을 통감한다. 이를 계기로 가정의 교육을 철저히 하고 교계가 사랑을 나눔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또 앞으로 양 교협은 청소년 선도와 교육에 열심을 다하겠다”고 교협의 입장을 간략하게 밝혔다.

이어 버지니아공대 추모 대책 부위원장에 선임된 민종기 목사(남가주교협 부회장)는 ‘남가주 교회를 위한 실천지침’을 발표했다.

“이번 참사는 한인이민 백 년사에 가장 부끄러운 일로서 1200여 개의 교회들이 이번 주일과 다음 주일 추모예배를 드리고 특별헌금을 통해 버지니아 공대 피해자 위원회에 성금을 전달함은 물론 청소년 선도를 위한 기금마련에 적극 협조할 것이다. 또 계속적으로 오는 5월 3일 은혜한인교회(한기홍 목사)에서 미국국가기도의 날을 가질 것” 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이번 사건이 비록 미국 영주권을 가진 한인학생의 저지른 일이기에 한국에 책임이 없지 않지만, 너무 한인 커뮤니티가 나서서 사죄하고 오히려 비난과 오해의 소지를 만드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민종기 목사와 신원규 목사가 각각 입장을 밝혔다.

민종기 목사는 “이번 사건이 일어나자 한국의 대통령과 미 대사까지 먼저 사과문을 발표하고 애도를 표했다. 더군다나 교회는 커뮤니티와 나라의 평강을 위해 늘 기도하는 곳으로 더한 책임을 느끼며, 또 이번 기금모음은 쓰나미 사건이나 911 테러, 용천사건, 카트리나 피해를 도왔던 것과 같은 인도적이고 도의적인 차원에서 실시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신원규 목사는 “지난 이틀간 밤잠을 설칠만큼 이 문제를 놓고 고민하고 기도했다”고 그간 심정을 밝히며, “이런 참사는 미국에 있는 교회들의 전반적인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청교도 나라로 세워진 미국이 점점 신앙의 본질을 잃어가고, 청년들에게 더 이상 비전과 진리를 제시해주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서 근본적인 문제를 찾을 수 있다. 그 한부분으로 한인교회가 함께 이 문제에 책임을 통감하고 무엇보다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한기형 목사는 “헌금을 전달함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이를 계기로 청소년을 선도하기 위한 펀드를 조성해 제 2, 3의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데 힘쓸 것이다. 이는 다만 우리 한인이민자 만의 고통이 아니라 다른 모든 이민자들의 아픔이고 슬픔이다. 이민 1세대와 2세대의 갈등과 아픔을 한인교계가 품고, 지도자로서 2세의 정체성을 신앙적 차원에서 확립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양 교협 측은 연합집회와 특별 기도회를 개최하는 뉴욕과 워싱턴 D.C., 버지니아 교협 측과 긴밀히 협조함으로써 네트워킹을 형성하고 앞으로 모금되는 헌금도 공동 논의해 사용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