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주기독교교회협의회와 남가주한인목사회, 오렌지카운티기독교교회협의회 관계자 4명은 구호품 전달과 재난 참상 파악, 아이티 복음화를 위한 선교 전략 파악 차원에서 지난 2월 15일부터 19일까지 아이티 현장을 방문했다. 아래는 오렌지카운티 기독교교회협의회 회장 박용덕 목사의 선교 여행 보고서 전문.

아이티 구제와 선교 여행

2010 년 2월 15일 월요일 새벽 3시 30분에 일어나 새벽 5시 제가 시무하는 남가주빛내리교회에 도착한 후 잠시 무릎 꿇고 선교일정에 하나님의 도우심이 함께 하시기를 기도한 후 곧바로 교회를 출발하여 LA 공항으로 가서 지용덕 목사님(남가주기독교교회협의회 회장), 박효우 목사님(남가주한인목사회 수석부회장), 나형길 목사님(남가주교협회계)과 합류한 후 CTS의 백낙균 목사님을 만나 함께 아이티를 향해 출발을 하였습니다. 선교팀 일행은 곧 LA 공항을 떠나 마이애미로, 또한 마이애미에서 도미니카로 향하였고, 오후 9시에 마침내 도미니카 공화국의 산토도밍고에 도착했습니다.

이영희 선교사님과 김성곤 선교사님 그리고 그의 아들 김 사무엘 또한 한요한 선교사님, 김현철 선교사님 등이 마중 나오셨습니다. 마이애미에서 합류한 CTS의 애틀랜타 지사장 김효신 집사님도 함께 도착을 했습니다.

산토도밍고 공항을 빠져나온 우리 일행은 선교사님들이 준비한 차(Van)를 타고 한 시간가량 달려 그레이스 미션 센터 선교관에 도착하였습니다.

도착한 첫 날은 시간이 너무 늦어 라면으로 저녁을 때우고, 밤늦게까지 선교 일정에 대해 토론을 한 후, 새벽 2시쯤 숙소로 들어가 잠이 들었습니다.

다음 날(2월 16일 화요일)은 새벽 5시에 일어나 빵으로 아침을 간단히 해결하고 도미니카 바니 지역의 이영희 선교사님의 사역지를 돌아본 후 그 곳에서 차로 7시간을 달려 국경을 넘어 드디어 아이티의 수도 포르토프랭스에 도착했습니다. 가는 도중에는 쉴만한 휴게소도 없었습니다.

아이티에 도착한 후에는 먼저 그 곳에서 사역하시는 탁형구 선교사님을 만나 아이티에서의 일정을 논의한 후 곧 이어 지진 피해 지역으로 달려가 피해 상황을 돌아보았습니다.

특히 대통령궁 일대는 무너지지 않은 건물이 없을 정도로 아수라장이 되어 있었고 마치 폭격 맞은 도시처럼 파괴돼 흙먼지만 풀풀 날리는 회색의 도시로 변해 있었습니다. 거리는 온갖 쓰레기 더미로 가득 차 있었고 그런 가운데서도 먹거리 몇 개 좌판에 올려놓고 거리에서 음식을 파는 상인들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오후에는 미군 공수 82사단의 호위아래 난민들이 있는 텐트촌으로 가서 700여 가구에게 식량을 나누어 주고, 또한 아이티 현지인 교회의 피해 지역을 방문하고 위로 격려했습니다. 마치 돼지우리를 연상할 정도로 냄새나고 비좁은 텐트촌은 가슴이 메일 정도로 큰 아픔을 느끼게 했습니다.

오후 서너 시 부터는 온 몸에 고열이나 매우 힘들었는데 약을 먹고 아이티에 함께 동행한 이영희 선교사님 사모님이 누룽지를 끓여 주셔서 먹고 잠이 든 후 깨어나니 훨씬 괜찮아 졌습니다.

그 날 저녁에는 탁 선교사님께서 아이티에서 고생하는 미군 군인들을 불러 식사를 대접하였는데, 마침 그 곳에 파견 나와 근무하던 한국인 군목인 함 목사님을 만날 수 있었고, 미군들과 함 목사님을 통해 아이티 지진 후에 있었던 여러 가지 체험담과 앞으로의 계획을 들었습니다.

특히 초기 상황에서는 부상자는 많은데 병원시설과 약재료가 부족하여, 마취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톱으로 손과 발을 잘라 내는 끔찍한 상황이 많이 있었다는 보고도 받았습니다.

미군들이 돌아간 후 우리 선교팀 일행은 오후 10시쯤 함께 동행한 CTS 방송 기자와 대담을 나누고 밤 12시쯤 숙소로 들어가 잠을 청했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다행히 몸이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다음 날(2월 17일 수요일)은 오전에 아이티 현지인 교회이며 도미니카의 영적 리더인 레네 목사님과 아이티의 유력한 차기 대통령 후보이며 현직 목사님을 만나 면담하고 현 대통령 르네 프레발의 협력 하에 앞으로 미주 한인교회와 한국교회 그리고 아이티 교회의 지도자들이 힘을 합하여 아이티에서 대형 영적 대각성 집회를 열기로 잠정 합의했습니다. 레네 목사님은 이미 지진 전에는 다른 목사님 두 분과 함께 대통령 궁에 들어가 이 나라가 회개하고 하나님께 돌아오지 않으면 큰 재난이 닥칠 것이라고 경고를 한 용기 있는 목사님이신데, 지진 후 다시 대통령을 만나 르네 프레발 대통령의 협력 하에 거의 100만 명이 모이는 집회를 주도한 목사님이셨습니다. 특히 레네 목사님은 그 집회를 통해 수많은 사람들을 기독교로 돌아오게 하였고, 심지어 아프리카의 토속종교인 부두교의 제사장 100여명이 회개하고 개종하는 역사를 이끌어 낸 장본인입니다.

그리고 계속하여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레네 목사님이 시무하는 아이티의 현지 교회로 향하였습니다. 그 곳에서 많은 피해를 본 교회와 무너진 부대시설들을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저절로 엎드려 기도하지 않을 수 없었고, 기도하는 순간 아픔의 눈물이 하염없이 쏟아져 내렸습니다.

특히 그 곳 교회 주변에는 텐트를 친 많은 사람들이 기거하고 있었는데, 그 곳에서 다시 300여 세대에게 식량을 나눠 준 후에 파괴 된 교회를 복구하기 위해 1차로 교회 수리비용의 50%정도를 수리 복구비로 지불하고, 상황에 따라 2차, 3차로 더 지불할 것을 약속하고 돌아왔습니다.

오후에는 포르토프랭스 따바구 지역에서 사역하시는 백삼숙 선교사님을 방문하여 그 곳 피해 지역을 돌아보고 금일봉을 선교비로 드렸습니다. 지진으로 인해 다치기도 하시고 약간의 피해도 있으셨지만 건강한 모습을 보게 된 것에 대해 하나님께 감사를 드렸습니다.

또한 아이티와 도미니카에서 수고하시는 선교사님들에 선교비를 배분한 후에 아이티를 출발하여 다시 7시간을 달려 국경을 넘어 오후 9시 30분쯤 도미니카 수도인 산토도밍고 지역으로 돌아와 도미니카에서 1박을 했습니다.

이제 일정 마지막 날인 2월 18일(목요일)에는 오전에 잠시 휴식한 후 한요한 선교사님이 사역하시는 밧떼이 지역으로 가서 수질 오염 지역임에도 기도하여 얻은 기적의 우물물을 보고 하나님의 놀라운 역사에 감사를 드렸고, 이어 마가릿따 밧떼이 지역의 사탕수수 밭을 지나 현대판 노예들이라 할 수 있는 사탕수수 밭의 노동자 지역을 둘러본 후 산토도밍고 공항으로 직행, 오후 5시 비행기를 타고 역시 마이애미를 거쳐 19일 새벽 1시 LA공항으로 돌아왔습니다.

엄청난 대지진의 재난을 목격하며 너무나 가슴 아픈 시간을 보냈지만, 한편으로는 그 가운데서도 아이티를 새롭게 하시고 이미 변화의 바람을 불어 넣으신 하나님의 역사와 수많은 그리스도인들의 따뜻한 사랑, 그리고 재난 속에서도 희망을 품고 재기하려는 아이티 사람들을 보면서, 이미 새로운 일을 시작하신 하나님의 섭리에 감사와 찬송을 돌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빠듯한 일정에 피곤함도 있었지만 그동안 기도해 주시고 후원해 주신 모든 성도님들과 동역자 여러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립니다.

박용덕 목사 (남가주빛내리교회 담임, 오렌지카운티 기독교교회협의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