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빙상의 신성 모태범이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미터에서 은메달을 추가했다.

17일(현지시간) 모태범은 캐나다 밴쿠버의 리치먼드 올림픽 오발에서 열린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미터 결승 레이스에서 1분09.12초를 작성, 세계기록 보유자인 미국의 샤니 데이비스에 불과 0.18초 뒤진 2위를 마크했다.

모태범의 2관왕을 저지한 데이비스는 지난 2006년 이탈리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 이어 남자 1,000미터 2연패를 달성했다. 미국빙상 역사상 남자 1,000미터 2연패는 데이비스가 처음이다.

결선 16조에서 먼저 출발한 모태범은 초반 레이스 우세를 바탕으로 전체1위에 랭크됐다. 마지막 조에 포진된 데이비스가 출발하기 전까지 2관왕이 유력한 듯 보였다.

그러나 데이비스는 역시 만만치 않은 세계최강자였다. 출발 뒤 400미터까지는 모태범에게 많이 뒤지는 기록이었으나 유독 후반에 강한 특성을 그대로 살려 끝내 무서운 막판 스퍼트로 모태범의 기록을 추월했다.

비록 2관왕에는 실패했지만 21살의 영건 모태범은 또 다른 이정표를 세웠다. 한국선수 사상 처음으로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의 멀티메달(2개 이상 메달획득) 수상자로 등록됐다.

지난 남자 500미터 깜짝 금메달에 이어 주 종목인 1,000미터에서도 은메달을 추가한 모태범은 이번 대회가 낳은 최고의 스타 중 하나로 자신의 이름값을 한껏 드높였다.

반면 아쉽게 고개를 떨군 한국선수도 있었다. ‘4전5기’의 이규혁은 1,000미터에서도 노메달에 그쳤다. 모태범 다음조인 17조에서 출발한 이규혁은 초반 부쩍 힘을 냈지만 후반 페이스가 급격히 떨어지며 1분09.92초로 결승선을 통과, 9위권에 머물고 말았다.

기타 1분10.68초를 마크한 문준은 18위, 1분12.33초의 이기호는 36위에 올랐다.

정재호 기자, kemp@ukop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