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낳은 21살의 천재스프린터 이상화가 한국 빙상역사를 새로 썼다.

16일(현지시간) 이상화는 캐나다 밴쿠버의 올림픽 오발에서 열린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미터에서 1-2차 시기 합계 76.09초의 기록으로 세계최고의 선수들을 제치고 당당히 금메달을 획득했다.

전날 남자 500미터에서 금메달을 거머쥔 모태범에 이은 또 하나의 쾌거다. 어떤 의미에서는 모태범보다 더 위대한 이정표를 세웠다.

한국 빙상 역사상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여자선수가 메달을 따내기는 이상화가 처음이다. 이상화는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에 출전한 한국 여자선수 사상 첫 메달을 금빛으로 물들였다.

한국이 최초 올림픽 빙상종목에 참가했던 1948년 생모리츠 동계올림픽 이후 무려 62년 만에 연출된 역사적인 순간이다.

4년 전 만 17세의 나이로 첫 올림픽에 출전했던 이상화는 당시 경기운영 미숙 등의 문제를 극복하지 못한 채 5위에 머물러 아쉬움을 자아냈다. 그때의 실수를 두 번 다시 반복하지 않으려는 듯 이날 이상화의 표정에는 결연함이 묻어났다.

이상화는 1차시기부터 독일의 세계최강 예니 볼프와 맞붙어 볼프를 따돌리고 38.24초로 1위에 랭크됐다. 2차 시기에서도 볼프와 숙명의 대결을 벌여 37.85초의 뛰어난 기록으로 최종합계 76.09초를 마크했다.

합계 76.14초를 기록한 볼프를 불과 0.05초 간발의 차로 따돌리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볼프는 2차 시기에서 이상화를 앞섰지만 1차시기 때 잃은 포인트를 좁히는 데는 실패했다.

동메달은 중국의 미녀스프린터 왕 베이싱에게 돌아갔고 기타 이보라(26위), 안지민(31위), 오민지(32위) 등의 한국선수들은 메달권과 다소 거리가 멀었다.

정재호 기자, kemp@ukop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