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을 북미프로미식축구(NFL) 제44회 수퍼보울 개막이 4일 앞으로 바짝 다가왔다.

오는 7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가든스의 선 라이프 스타디움에서는 인디애나폴리스 콜츠 대 뉴올리언스 세인츠가 맞붙는 대망의 2009-2010년 수퍼보울이 막을 올린다.

양 팀 간의 대결은 ‘전통의 강호 대 이변의 다스호스’로 요약된다. 1993년 이후 17년 만에 양대 컨퍼런스 최고승률 팀이 대격돌하는 역사적인 순간이기도 하다. 양팀은 통산 상대전적 5승5패 호각세를 이루고 있지만 그동안 걸어온 길은 사뭇 다르다.

통산 3번째 우승트로피를 노리는 인디애나폴리스가 전통의 강호라면 오랫동안 꼴찌 이미지가 강했던 뉴올리언스는 창단 후 처음으로 서게 될 수퍼보울 무대에서 대이변의 주인공이 되겠다는 각오다.

‘질 것 같지 않은’ 인디애나폴리스
인디애나폴리스는 디펜딩챔피언 피츠버그 스틸러스를 일찌감치 따돌리고 아메리칸풋볼컨퍼런스(AFC) 정상에 섰다.

정규시즌 14승2패의 전체 최고승률을 기록했고 플레이오프에서도 볼티모어 레이븐스와 뉴욕 제츠를 비교적 가볍게 제압했다. 정규시즌 인디애나폴리스의 저력은 대단했다. 개막과 함께 14연승을 질주했다. 그 전 시즌 연승행진까지 더하면 무려 23연승을 기록, 2006-2008년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가 올린 21연승을 뛰어넘었다.

인디애나폴리스는 전승우승도 가능했지만 플레이오프를 준비한다는 명분하에 정규시즌 마지막 2경기를 사실상 포기해 약간의 아쉬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2007년 명쿼터백 페이튼 매닝을 앞세워 ‘빈스 롬바디(수퍼보울 트로피)’를 들어 올린 바 있는 인디애나폴리스는 3년만의 정상탈환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인디애나폴리스는 지난 1971년 창단 후 첫 정상에 올랐고 2007년 2번째 우승을 일궜다. 올해가 4번째 수퍼보울 진출인데 일단 수퍼보울에 올랐다 하면 우승확률이 높은 축에 속하는 팀이다.

주요선수로는 올 시즌 포함, 총 4차례 최우수선수(MVP)에 빛나는 매닝이 단연 돋보이고 레지 웨인 등의 활약도 기대해볼 만하다.

‘이변이 있어 재미있는’ 뉴올리언스


인디애나폴리스가 전통의 명문구단이라면 뉴올리언스는 잡초같은 이미지가 강하다. 밟히고 밟혔지만 끝내 다시 일어나는 저력의 팀이다. 뉴올리언스는 올 정규시즌에서 13승3패를 마크, 내셔널풋볼컨퍼런스(NFC) 승률1위를 차지했다.

1967년 창단 이후 무려 21년간이나 5할 승률 밑을 헤매던 구단치고는 장족의 발전을 이룬 셈이다.

올 시즌 뉴올리언스의 돌풍은 거셌다. 개막 이후 13연승을 내달리다 막판 3연패를 당하며 시즌을 마쳤다. 인디애아나폴리스와 마찬가지로 플레이오프 준비를 위해 마지막 3경기를 포기하다시피 한 것이다.

2000년대로 접어든 뉴올리언스는 강호의 대열에 합류해있다. 지난 2001년 창단 34년 만에 플레이오프 첫 승을 기록한 뒤 올 시즌 43년 만에 사상 처음으로 수퍼보울 무대를 밟는다. 노련한 인디애나폴리스를 맞아 패기의 뉴올리언스가 얼마만큼 선전을 펼쳐줄지 팬들의 관심이 뜨거울 수밖에 없다.

뉴올리언스 전력의 핵은 쿼터백 드루 브리스다. 그는 올 시즌 4,338야드 패싱에 쿼터백 최다인 34개의 터치다운 패스를 기록했다. 뉴올리언스가 경기당 평균 31.9점의 막강 공격력을 뿜어낼 수 있었던 데는 브리스의 맹활약이 결정적이었다는 분석이다.또한 뉴올리언스에는 빼어난 기량의 러닝백 레지 부시가 버티고 있어 인디애나폴리스 수비진을 잔뜩 긴장시키고 있다.

정재호 기자, kemp@ukop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