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새해를 맞으면서 성경통독모임을 가졌습니다. 새해 첫 주 월요일과 화요일 양일에 걸쳐 신약성경을 통독하는 프로그램으로 우리 교회로서는 처음 시도한 모임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올해 한 해 동안 말씀 안에서 하나님이 주시는 위로와 도전을 마음에 품고 그분의 인도하심에 따라 살아야겠다는 소망으로 모인 것입니다.

방학 중 프로그램이었는데도 의외로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지난 주일에 예배를 마치고 나서 여러 교인들이 제게 통독모임에 참여하겠다고 의사를 표해 주었습니다. 계중에는 참여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은데 실험실에 나가야 해서 안타깝다는 말을 제게 해준 교인들도 있었고, 건강이 여의치 않아 다음 기회로 미루어야겠다고 하며 못내 아쉬움을 표한 교인도 있었습니다. 또한 부부가 함께 모임에 참여하고 싶은데 두 사람들 중 한쪽이 심적으로 아직 준비되어 있지 않아 부부사이에 "거룩한 충돌"이 있는 가정들이 있다는 말도 전해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만큼 우리 코넬한인교회 교인들이 말씀을 사모하고 있다는 반증이 아닌가 싶어 통독모임을 계획한 저는 모임을 시작하기도 전에 이미 무척이나 기뻤습니다.

통독모임 첫날인 월요일 아침 9시가 되자 교회 건물 314호에 교인들이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모임 시작부터 분위기가 화기애애했습니다. 김찬국, 이은주 부부와 이우람, 유혜연 부부가 함께 왔는데, 그간 학기 중에 한국에 머물러 있었던 찬국 형제의 부인이 은주 자매라는 사실을 처음 안 청년부 태경이가 "아아! 그렇게 연결되는군요"하며 퍼즐을 마춘 표정을 지어 보였습니다. 정진희 자매는 딸 수현이를 데리러 가야해서 11시 반에 나가겠다며 "죄송합니다."라고 말하기에, 제가 갑자기 적당한 말을 찾지 못하고 우물쭈물하다가, "이렇게 참석해 주신 것만으로도 너무나 기특합니다."라고 했다가 "아아! 이 말이 아니고요.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라고 말하니 그 자리에 앉아있던 교인들이 함께 웃었습니다.

성경통독을 처음 해본 교인들이 여럿 있었는데, 성경을 함께 읽으면서 "이 말씀이 여기에 있었네요."라며 반가와 했습니다. 복음서를 읽으면서 한 영혼, 한 영혼을 깊이 사랑하시는 주님을 다시금 만날 수 있었고, 사도행전을 읽으면서 그리스도를 증거함에 있어 갖은 곤란과 핍박에도 불구하고 당당하고 담대했던 초대교회 그리스도인들을 다시금 만날 수 있었습니다. 서신서들을 통해 당시 초대교회들이 직면하고 있던 갖가지의 문제들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책들을 보면서 오늘날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경험하는 삶의 문제들에 대한 성경적인 해결책들을 함께 나누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둘째 날인 화요일 오후 5시까지 점심식사 시간을 제외하고 신약을 계시록까지 다 읽을 수 있었습니다.

신약통독을 마치고 나서 저를 포함한 참석자들이 하나같이 얼마나 뿌듯해 했는지 그 감격을 말로 다 나타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올해에는 이틀 동안 신약을 통독했는데 내년에는 좀 더 열심을 내어서 1주일동안 신,구약 전체를 통독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말씀으로 한해를 열었으니, 날마다 말씀으로 하루를 여는 삶으로 2010년을 성실하게 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