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교회는 세대교체, 교회연합, 2세 사역, 부흥 등 다소 무거운 주제의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재해 있다. 이에 본지는 목회자의 여론을 수렴해 한인교회의 미래와 나아갈 바를 조명하고자 한다.

다섯 번째 만남은 나눔선교회 한영호 목사다. 한 목사는 청소년 문제 전문 사역자이며, 미주 한인 마약퇴치본부와 나눔선교회 대표이다. 한 목사는 청소년 약물 예방 교육, 세미나, 간증, 부모 교육 등을 통해 약물 중독과 마약 퇴치 운동에 앞장서고 있으며 2천 회 이상 마약과 알코올 중독 치료 상담을 해왔다. 그는 한 때 악명 높았던 갱단 ‘와칭’의 멤버였으며 회심하고 나서 목사가 됐다. 자서전으로는 경험을 담은 ‘하나님의 갱’과 ‘선물’ 등이 있다.

선교회에서 오랫동안 사역해 오셨는데 지금까지의 사역은 어떠했습니까?

13년 동안 선교회에서 마약과 알코올 등에 중독된 청소년들을 치유하는데 일해왔습니다. 사역을 해오는 동안 가장 안타까운 것이 있다면 가정에서 자녀가 마약에 빠졌을 때 바로 그때 재활기관에 데려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자녀가 약을 했다는 것에 대한 창피와 부모로서의 체면 때문에 바로 오지 않습니다. 자녀가 마약을 했다는 것을 숨기고 싶어하고 내 자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대부분 선교회를 찾는 청소년들은 약물 중독 말기 증세를 보입니다.

한가지 알아야 할 것이 있는데 결코 술 중독과 약물 중독은 같지 않습니다. 같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는데 중독이라는 단어는 같을지 몰라도 증세는 확연히 다릅니다. 술은 취하면 기억을 잃어버리지만 약은 아무리 많이 해도 다 기억합니다.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청소년이 이곳을 다녀갔나요?

13년 사역하는 동안 천여 명이 온 것 같습니다. 그중 6개월에서 1년간 실시하는 선교회의 재활치료를 마치고 나간 청소년은 544명입니다. 한번 왔다 돌아간 이들도 있고 약을 안 하고는 견딜 수 없어 도망간 이들도 있으며, 부모들이 다시 데려가는 일도 있습니다.

부모들이 자녀를 맡기고 다시 데려가는 것은 도망갔다가 부모를 만난 후 혹은 다른 사람들을 통해서 선교회에 있는 청소년들이 약을 한다는 이야기를 부모들이 들은 후입니다. 하지만, 알아야 할 것은 선교회 같은 재활기관뿐만 아니라 범죄자를 가두는 교도소에서도 마음만 먹으면 약을 할 수 있다는 겁니다. 재활기관에 들어온다고 중독된 이들이 단번에 모든 것을 끊을 수는 없습니다. 사람들이 잘못 아는 부분입니다.

감옥의 규율로도 약을 못하게 해서 사람을 변화시킬 수 없는데 선교회에서 어떻게 변화시키겠습니까. 그것은 율법이 아닌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가능합니다. 선교회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고 사랑으로 변화되길 바라며 그들과 동행을 위한 기관입니다.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로 들어가라고 했습니다. 선교회가 있는 곳이 호랑이 굴입니다. 타운에 6백여 개에 달하는 약 판매처가 있는데 그 중심에 선교회가 있습니다.

선교회에서 치료를 받고 나간 이들은 변화가 되나요?

믿음생활에서 걸림돌이 바로 바뀌었다고 내가 판단하는 것입니다. 사람을 바뀌는 것은 하나님이 하는 것이지 사람의 행동을 통해 바뀌었다고 판단해선 안됩니다. 선교회에 있다 치료 과정을 다 마치고 나간 이들도 바뀌었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그들이 하나님 은혜로 바뀌었다면 하나님께 받은 은혜를 보답할 것입니다. 선교회를 나간 이들 중에 약을 하지 않고 공부를 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약을 안 하는 것뿐이지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변화되었다고 할 수 없습니다.

선교회에 있다 나간 이들 중 헌신자들이 있나요?

선교회 스태프이 모두 헌신자들입니다. 이들은 모두 재활치료를 받았고 하나님 사랑으로 변화되어 이곳에서 다른 이들을 섬기며 헌신하고 있습니다. 스태프은 오랜 기간 이곳에 있지 않고 또 다른 일을 찾아 나가기도 합니다.

선교회를 나서는 이들이 다시 선교회에서 섬길 수 있는 것은 선교회의 주인이 하나님이기 때문입니다. 세상의 눈으로 ‘얼마나 좋은 곳에 있고 얼마나 많은 사람을 치료하나’ 라는 잣대보다는 하나님이 함께하는, 다시 예수님이 오실 때 찾아오시는 선교회가 되길 소망합니다.

어떤 이들이 이곳을 다녀가나요? 불신자들이 대부분인가요?

어느 교회 권사님, 집사님 자녀 등 모두가 크리스천입니다. 이들은 모두 중생을 경험했다고 말합니다. 또 한결같이 하는 말이 구원을 받았는데 어떠한 삶을 살든 상관이 없다고 합니다. 심지어 교회에 가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언제부터인지 청소년들이 교회에서 이상한 교육을 받아 자라고 있습니다. 이 문제는 한인교회뿐만 아니라 미국교회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이곳을 찾는 청소년들에게 바른 복음, 바른 신앙을 가르치기 너무 어렵습니다. 한인교회들이 청소년들에게 좀 더 관심을 두고 교육해야 합니다.

교회들이 왜 그렇다고 생각하십니까?

체면 때문입니다. 교회가 청소년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관심을 둬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교인 한 사람을 위해서 신방은 하는데 청소년 한 사람을 위해서는 심방을 하지 않습니다. 청소년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 교회의 시설 일부를 줘서 그들만의 공간을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세심한 관심과 사랑을 줘야 합니다.

교회가 청소년들에게 더 관심을 기울인다면 청소년 문제를 알 수 있습니다. 그러면 약을 하는 청소년들도 알게 될테고 그것을 알았을 때 쉬쉬하는 것이 아니라 빨리 전문 기관에 연락을 취해 청소년들을 도와야 합니다. 창피해할 일이 아닙니다. 창피하다고 쉬쉬하면 그 청소년들의 미래는 더욱 어려움이 따릅니다.

청소년들이 올바르게 자라기 위해선 아무래도 가정 교육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 사역을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되는 것이 가정이 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재활치료를 받아도 가정이 변화되어 자녀를 돌보지 않으면 자녀는 또 똑같이 약을 하고 예전과 같은 생활을 합니다.

선교회를 다시 찾은 청소년이 있었는데 치료를 잘 받고 갔음에도 어떻게 다시 그렇게 약을 하게 됐는지, 가정에서 선교회를 처음 찾았을 처음 그 모습 그대로 만들어놨습니다. 정말 자녀를 위해서 가정이 변해야 합니다. 이런 분들이 자녀가 다시 약을 하게 되면 선교회에 불만을 토로하기도 합니다.

사역을 하면서 가장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곳에 있다 나간 부모들이 외부에서 선교회 관계자를 만날 때 창피해서 아는 체를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아쉽습니다. 그리고 많은 분이 약에 대해 알았으면 합니다. 약에 대해 아는 것이 마치 내가 약을 했거나 자녀가 약을 했다고 주위 분들로부터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기에 알려고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약을 아는 것은 자녀와 자신을 위해서도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