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현선교교회가 파송한 제1호 선교사인 안명수 선교사는 지난달 27일 누가복음 13장 33절을 인용 “선교사는 선교지 밖에서 절대 죽을 수 없습니다”라는 기도 제목을 남긴채 과테말라행 심야 비행기에 몸을 싣었다.

1989년 과테말라로 파송되며 하나님의 나라 확장 사역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안명수 선교사는 해발 2,500미터 이상의 험한 산속에서 살아가는 ‘산마테오 추’부족에게 예수님을 증거하고 성경 말씀을 전한 지 꼭 20년이 흘렀다. 지치고 병든 몸으로 한국에서 입원 치료를 받아오다 다시 과테말라로 가는 것이 가족들에겐 미안하지만 죄인을 하나님께 인도해야겠다는 사명감에 하루바삐 서둘러 LA를 떠났다.

그가 항상 강조하는 선교사란 직분은 하나님의 뜻과 은혜대로 된 부름 받은 자의 소명이라고 주장한다. 그에게 늘 따라다니는 수식어가 있다. ‘제 1호 선교사’. 하지만 그는 “먼저 된 자는 나중 된다”라는 성경말씀으로 날마다 날마다 나중된 선교사라고 자신을 낮춘다. 그가 오지 선교사를 결심한 것은 해외 건설현장 근무를 하면서였다. 하나님을 모르고 살아가는 가난한 사람들, 영적으로 피폐하면서 어려운 삶을 사는 자들 그리고 육신의 고통과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려는 그들을 보며 그는 예수님을 전하기로 하나님과 약속했다.

고인이 된 정상우 원로목사를 만나 하이티로 파송을 앞두었던 안 선교사는 하나님으로부터 스페인어를 사용하고 스페인의 억압에 고통받는 나라로 가라는 계시를 받게 된다. 하이티에서 과테말라로 선교지가 바뀐 그는 백과사전을 통해 과테말라가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나라라는 것과 스페인 식민지와 군부 독재체제에서 지역 원주민들이 고통받는다는 사실을 알고 너무나도 기뻤다. 1989년 10월 하나님과의 약속대로 그는 가족과 함께 밀림 속 ‘산마테오 추’부족에게 예수님의 사랑을 전하려 발을 들여 놓았다.

과테말라 밀림속 인디언 원주민들에게 그는 스페인어를 가르치고 성경 말씀을 교육시키며 예수님을 알게 했다. 예수님이 유대땅 밖을 나가지 않고 걸어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한 것처럼 그도 인디언 부족 마을을 돌아 다니며 과테말라 고산에 가장 많은 발자국을 남긴 선교사로 이름을 떨치게 됐다.

1995년 급기야 안명수 선교사의 선교 사역이 결실을 맺게 됐다. ‘산마테오 추’부족의 요청으로 해발 3,000미터 고산 지대에 에벤에셀 신학교를 설립하게 됐다. 그리스도를 전할 지도자를 양성하는 선교사업은 그에게 있어서 가장 뿌듯한 결실이며 그를 과테말라로 보낸 하나님의 뜻을 성공적으로 완수하는 그의 절대적 사명이기도 했다. 비록 몸은 망가지고 지칠대로 지쳤지만 그에게는 더할 나위없는 기쁨이며 예수님을 믿고 말씀을 따르는 그들이 그저 고맙기만 했다.

안명수 선교사에게는 두가지 기도 제목이 있다. 첫번째는 맛을 잃지 않는 선교사가 되게 해 달라는 것이다. 소유를 버리고 내 목숨도 미워하며 예수님을 위하면 처자식조차 잠시 잊을 수 있는 올바를 제자로서의 사명을 간구하고 있다. 어찌보면 극단적인 기도라 볼 수 있지만 선교사는 극단적인 상황에 대처해야 하는 직분이기에 항상 강건함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그의 신념이기도 하다.

둘째는 선교사는 선교지 밖에서 절대 죽을 수 없다는 말씀대로 되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선지자가 예루살렘 밖에서 죽지 않았듯 그에게 있어서 과테말라는 예루살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과테말라로 향하는 안명수 선교사의 모습이 마지막처럼 느껴지지 않는 것은 영원한 예수님의 사랑이 가득한 과테말라가 그리 멀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사제공=충현뉴스 편집위원 김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