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 현장은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무엇보다 경기 악화로 교회 재정의 상당 부분을 렌트비로 지출해온 미자립 개척교회의 경우 그나마 나오던 헌금이 줄게 되면서 숨통이 막힌다는 말을 할 정도. 특히 일부 중대형 교회를 제외하곤 미자립 개척교회가 대다수인 이민목회 현장에서 렌트비를 지급 못해 건물을 옮겨야 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또한 담임목사가 거의 무임에 가까운 사례비로 사역하는 건 당연한 현실이 되어버렸다. 이처럼 목회 현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강하게 요구되는 시점에서 ‘중형교회’ 운동이 주목받고 있다.

중형교회 운동은 교회 건강을 나타내는 지표의 하나로 성도수 200명 수준의 교회를 소형교회들이 연합해 만들고, 성장 후 스스로 또 다른 중형교회를 재생산하면서 건강한 교회 개척의 모형을 일궈가자는 운동이라 할 수 있다. 사실 현실적인 이유와 목회자 간에 비전이 맞아 두세 교회가 합친 경우는 종종 볼 수 있는 일이었다. 예컨데 LA 주님의영광교회의 경우 신승훈 목사의 영적인 리더십을 따라 10여 개 교회가 연합하면서 지금의 대형교회를 일군 대표적 사례다.

하나로커뮤니티교회(강일용 목사), 나성빌라델비아교회(임승호) 그리고 최근에 얼바인에서 새들백장로교회와 연합을 이룬 새생명장로교회(정철) 등도 교회연합의 좋은 사례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중형교회 운동은 대형화를 지향하지는 않는다. 오는 10월 두세 교회와 연합해 중형교회 운동을 시작하겠다고 밝힌 나성소망교회 김재율 목사의 경우를 들어보자.

중형교회 운동의 시작 동기는? 다년간 이민목회를 해오면서 많은 걸 깨달았다. 물론 처음에는 누구처럼 대형교회를 만들어보겠다는 비전을 가지고 사역해온 게 사실이다. 하지만 현실은 쉽지가 않았다. 그러면서 차츰 현실을 직시하게 되었고 많은 미자립 개척교회 목회자들을 만나게 되었다. 성도수 20-30명 내외의 교회들이 렌트비로 최고 6천불 상당을 매달 지급하고 있었는데 이 불경기에 성도들과 목회자에 사모까지 투잡 등으로 모은 교회 예산의 대부분이 렌트비로 지출이 되고 나면 사실 선교나 교육은 생각하기도 힘든 상황이었다. 그래서 이런 교회들이 선한 목적을 가지고 연합한다면 렌트비로 나가는 지출을 상당부분 줄일 수 있고 선교나 자녀교육 그리고 목회자 사례비 등을 해결하면서 갈 수 있겠다 싶었다.

이전에도 교회들이 연합해 가는 경우는 있었다. 저는 설교권을 내려놓을 생각이다. 그리고 지금 사용중인 교회 자리에 두 세 교회가 들어와 함께 예배를 드리게 된다. 물론 공간을 좀더 확보할 생각이다. 우선은 목회자 간에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중요하다. 영적인 설교권은 한 사람이 통일해서 가야 성도들이 혼란스럽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찬양이나 선교 심방 행정 등 은사테스트를 통해 각자 자리를 정하고 목회자는 모두 ‘목자’로 통일해 팀목회를 할 생각이다. 물론 교단이나 교리적인 부분에서 쉽지는 않겠지만 최대한 공통분모를 찾아 협력하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각 부서는 목자와 평신도 사역자가 팀을 이뤄 운영위원회를 구성해 중형교회의 비전을 공유하면서 운영될 것이다.

설교권을 내려놓는다는 게 말처럼 쉽지는 않은 결정이다. 어떤 목회자라도 설교권을 중요시 할 것이다. 중형교회 운동은 3년을 기간으로 두고 팀목회를 지향한다. 그러면서 목회자들은 서로의 장점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어떤 분들은 3년 후에 어떻게 될 줄 알고 지금의 자리를 내려놓겠냐고 하실 수도 있는데 성도들의 무력감도 어느 정도는 생각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교회를 섬기는 긍지와 교회성장의 기쁨을 경험하게 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3년을 두고 팀목회를 통해 교회가 어느 정도 성장을 하면 건강하게 분가를 하면서 그간 찬양으로 섬겼든 목회자도 다시 설교권을 가지고 나갈 수 있는 것이다.

중형교회 운동의 의의는 무엇인가? 이 운동은 소형교회가 가진 부담감과 무력증, 그리고 대형교회의 메이커병을 동시에 극복할 수 있는 변화이자 운동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 소형교회의 소모적 경제형태와 대형교회의 물량주의를 동시에 극복해 바람직하고 성경적인 교회를 실제적으로 만들어갈 수 있는 좋은 시도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