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학교의 가을 신학기 개학과 더불어 교회부설 한국학교도 이번 달부터 일제히 개강하며 후반기 교육에 돌입한다. 때를 맞춰 한국학교에 대한 기도모임이 열리고 교육 관련 자격 소지자를 찾거나 학부모와 교사 간 PTA 회의로 의견을 나누는 등 후반기 교육 준비가 한창이다. 주말 한국학교의 가을학기 학사일정은 9월 둘째 주 토요일 시작해 16~18주 정도 진행되는 게 일반적이다. 특히 교회학교를 중심으로 한국의 전통 문화와 역사 교육이 강조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이에 본지는 남가주 일대 한국학교로 자타가 인정하는 감사한국학교와 사이프레스 일대 유일의 시온성한국학교를 찾아가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았다. (편집자 주)

감사한인교회(담임목사 김영길) 부설 감사한국학교(교장 이건정)는 교사 1인당 학생 10여명을 정원으로 하는 철저한 일대일 교육을 지향하는 학교로, 작년 LA서 열린 대륙별 한국학교 회장단 모임에서 모범 한국학교로 사례 발표를 할 만큼 한국학교의 롤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자타가 인정하는 한국학교의 롤모델 - 감사한국학교

▲감사한국학교 이건정 교장.
학교는 현재 29개 한국어반과 20개의 특별활동반을 구성, 보조교사 포함 70여명의 교사들이 학생 300여명을 섬기고 있다. 한국어와 한국역사, 문화 등을 전수해 교회와 사회 나아가 국가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과, 선교적 측면에서 불신자 가정의 자녀를 품어 부모세대를 전도하는 것이 비전이다.

미주한국학교연합회(KSAA) 부회장으로 있는 이건정 교장은 “교회 내 사역이나 선교만 봐도 한국어가 요긴하다는 걸 알 수 있다. 아이들은 처음에는 힘들어 하지만 자라 대학생이 되고 나면 한국어를 할 수 있다는 걸 고마워 하더라. 특히 미국은 모국어 구사를 당연시한다. 취업할 경우 유리하게 작용하는 건 물론이다. 하지만 속성으로 한국어만을 가르치려고는 하지 않는다. 언어는 문화와 역사가 압축된 것인 만큼 시간이 걸리더라도 한국의 문화와 전통 그리고 자랑스러운 역사를 총체적으로 교육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도 말했다. 또한 학생 구성비를 보면 불신자 가정이 전체 학생의 15% 선으로 교회의 전도 대상 자료로 적극 활용된다.

감사한국학교는 보유한 기록이 유난히 많다. 초급자용 한국어 교재도 그 중 하나로 1~3 등급 초급자용 교재를 자체 제작해 활용하고 있다. 이는 한국어를 처음 접하는 저학년 학생을 위한 보다 쉬운 교재가 필요하다는 인식에 2년 전부터 자체 해결하고 있다. 인근 학교에서 요청이 들어와 교재를 무료로 제공하고 활용토록 돕는 경우도 많다.

올해 대대적인 개편을 통해 학생들의 학업진행과 성취도를 학부모들이 온라인에 접속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학습평가 시스템을 도입한 것도 최초다. 교사들은 의무적으로 매주 수업이 끝나면 담당 학생들의 일과를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 모든 학업 성취도는 학부모들이 그래프로 한 눈에 볼 수 있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으며, 또한 학생 각자의 소질도 적고 있어 학부모들이 자녀의 진로 선택에 참고할 수 있게 돕고 있다. 일부 중대형교회 부설 한국학교를 중심으로 이를 도입하려는 시도가 일고 있다.

또한 학생들의 정서적인 측면을 고려해 교사가 학생을 상대로 존댓말을 사용토록 학교 분위기를 개선한 것도 최초에 속하며, 교육투자 비용은 모든 한국학교 중 최고인 학생 일인당 550달러에 달할 만큼 교회 차원에서 관심을 쏟고 있다.

사이프레스 일대 유일의 한국학교 - 시온성한국학교

▲시온성한국학교
시온성중앙교회(담임목사 박상규) 부설로 사이프레스 일대 유일의 한국학교인 시온성한국학교(이사장 강성진, 교감 이정구)는 이번 가을학기에 50여명의 학생이 등록한 상태다. 지리적으로 인근 여러 도시와 접해 있어 폭넓게 찾아오는 편이며 불신자 가정의 자녀도 그 수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한국학교 실무를 담당하는 교감 이정구 목사는 “교회 차원에서 실비만 받고 철저히 비영리로 운영한다. 그리고 한국어 교육에 더해 각종 특별활동을 접목시켜 전인격적 교육이 되도록 균형을 맞추고 있고, 특히 불신자 가정을 장기적인 전도 대상자로 보고 품으려 한다”고 밝혔다.

또한 강성진 이사장은 한국학교의 뿌리교육을 강조하며 “어린 자녀에게 정체성의 혼란이 생기면 뿌리 자체가 흔들리는 것이다. 이러한 심각한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는 역할을 한국학교가 할 수 있고, 또 해야 한다고 본다. 한국학교는 당장의 열매는 보이지 않아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분명 큰 투자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각종 절기에 맞춰 전통의상을 입어보고 전통놀이를 하는 것도 미국에서 자라는 아이들에게 큰 추억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