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사회에서는 넓은 평지에 양국의 군대가 모여 전투를 벌였습니다. 오늘날의 전투의 개념과는 조금 다릅니다. 양쪽 군대가 서로 대치하다가 지휘관의 전략에 의해서 전진과 후퇴를 반복하며 싸움을 하는 것입니다. 이런 형태의 전투에서 승리를 잡는 진영은 전열이 흐트러지지 않는 쪽입니다. 그래서 당시의 싸움은 상대편을 향한 전열의 붕괴에 모든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19세기 남북전쟁에서도 이런 전투장면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전열을 지키는 것이 바로 승패를 좌지우지하는 중요한 결정 요인이었습니다. 남북전쟁이나 19세기 유럽전쟁을 다루는 영화를 보면 앞에 병사들이 총탄에 맞아 쓰러져도 전열을 이탈하지 않고 뒤에 있는 병사가 그 자리를 메꾸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카르타고의 한니발의 군대가 로마를 쑥대밭으로 만들 때도 코끼리 떼를 로마군 한 가운데로 돌진시켜 전열을 흐트리는 전략을 폈습니다.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가 그토록 많은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비결은 막강한 기마병을 이용하여 적군을 포위함으로 전열을 흐트리는 전법을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앞쪽만 보고 싸우던 병사가 갑자기 옆쪽, 뒤쪽에서 말을 탄 적들이 고함을 지르며 미친 듯이 달려오는 모습을 보게 되면 금방 전열이 흐트러지고, 군사들은 힘을 잃어버리게 된다는 것입니다. 로마의 카이사르 군대가 적은 숫자로도 대군을 격파했던 힘은 포위에 의한 적의 전열을 흩어버리는 전술을 사용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런 전술이 발달을 거듭해서 현대전의 게릴라전술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정면대결을 기피하고 적의 전열을 전후좌우에서 공격하여 상대편의 전열을 분산시킴으로 상대방의 진을 빼어버리는 방식입니다. 힘의 우위를 가지고 있던 미국이 베트남에서 엄청난 화력을 사용하고서도 월맹에게 패배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현대 스포츠에서도 상대편을 제압하기 위해 전열분열 작전을 구사합니다. 응원이 대표적인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홈그라운드의 이점은 바로 이 응원에 있습니다. 응원은 홈팀을 향한 정신적 지원과 동시에 상대팀을 향한 전열을 분산시키는 역활을 수행합니다. 그래서 응원단을 경기장밖에 있는 또 다른 선수라고까지 표현합니다.

마귀가 가장 두려워하는 존재는 교회입니다. 왜냐하면 교회는 그리스도의 피값으로 세워진 하나님의 역사의 통로이기 때문입니다. 교회가 가지고 있는 무한잠재력, 능력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그래서 마귀는 교회의 전열을 흩어버리려는 전략을 오랫동안 사용해 왔습니다. 아무리 맨파워가 큰 교회라 할지라도 힘을 제대로 써보지 못하는 교회가 많이 있습니다. 무슨 일을 진행하려 하면 이런 저런 잡음과 나뉘어진 의견으로 인해 차라리 일을 하지 말자는 쪽으로 결론을 내립니다. 어느정도 교회가 자라면 힘이 나뉘어져 버리는 일이 다반사입니다. 일을 하다가 시험 들었다는 소리가 나오고 상처받았다는 소리가 나옵니다. 처음에는 열정을 가지고 시작했다가 시들시들해지는 일들이 반복적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는 바로 전열을 흩어버리려 하는 마귀의 전략과 전술에 기인한 것입니다.

마귀는 영적 싸움에 능한 존재들입니다. 우리의 약점이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꿰뚫고 있는 교활한 존재들입니다. 그리스도의 피값으로 세워진 교회와의 정면 대결을 피하고, 교회의 전열을 흐뜨리는 방법을 통해서 교회의 진을 빼버립니다. 그렇기에 교회생활에서 전열을 정비하는 일은 중요한 일입니다.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계획하고 믿음과 함께 성실하게 살다보면 반드시 성취를 이룹니다. 그런데 성취를 방해하는 우리의 적은 ‘낙담’입니다. 상황과 조건 때문에 실패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의 마음속에 생겨난 ‘낙담’ 때문에 실패하는 것입니다. 이 낙담이 바로 인생의 전열을 붕괴시키는 적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전열을 정비할 수 있을까요? 아주 간단합니다. 정신을 차리면 됩니다. 옆에서, 뒤에서 우리의 집중을 분산시키는 마귀의 고함소리가 들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에 신경쓰지 마십시오. 더 중요한 것은 전열을 지키는 것입니다. 아무리 마귀가 소리를 지른다 할지라도 비전을 향한 교회의 전열과 자신의 삶의 전열이 유지되면 마귀가 오히려 힘을 잃게 되는 것입니다. 담대하십시오. 어떤 상황에서도 전열이 중요함을 확신하고 전열에서 이탈되지 않게 자신의 자리를 지키십시오. 분명한 것은 그것이 승리의 환희를 맛보게 하는 유일한 길이라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