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교회 개척은 현실적인 문제 만 아니라 개척 3년과 7년에 한차례씩 ‘힘든 가운데 목회자의 길을 가야만 하는가’라는 위기 의식이 따른다. 이 위기의 때를 극복하면 계속해서 목회를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새벽 이슬 같이 목회 현장에서 사라져버린다. 본지는 이민 사회 교회 개척자들에게 힘을 주고 아울러 한인 교회의 나아갈 바를 알기 위해 어려움을 극복한 목회자와의 만남 시간을 가진다. 목회자와의 만남은 목회자들이 시무하는 교회의 교세, 목회자의 교단적 배경, 목회 연수 등에 관계 없다.

네번째 만남은 대흥장로교회 권영국 목사다. 권 목사는 20대 후반 미국으로 이민와 신학 공부를 하고 목회를 시작한 1세 미주한인 목회자다. 권 목사는 국제개혁대학교에서 공부하며 대흥장로교회에서 전도사로 사역했고 기도원에 기도하러 온 7가정과의 우연한 만남을 계기로 개척을 시작했다. 개척은 사우스베이와 세리토스에서 했으며, 은퇴를 앞둔 대흥장로교회 담임목사의 요청에 지난 92년 교인들과 함께 대흥장로교회로 들어갔다.

미국에서 신학 공부를 한 후 목회자가 되셨는데, 목회자가 되어야겠다는 소명을 받은 것은 언제입니까?

특별히 목회자의 소명을 받지는 않았습니다. 목회자 집안에서 자라며 늘 인성과 생명의 소중함을 이야기를 듣다보니 자연스레 목회자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자녀들에게 아버지가 강조한 것은 의사가 되어 사람의 생명을 살리던지 교사가 되어 인성교육에 힘쓰라고 하셨습니다. 이것도 싫으면 목회자가 되라고 하셨습니다.

개척 당시의 이야기를 좀 더 듣고 싶습니다

국제개혁대학교에서 신학 공부를 하며 대흥장로교회에서 전도사로 사역 하고 있을 당시 기도원에서 강의를 해달라는 요청이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강의를 했는데 때 마침 그곳에 있던 가정이 제 강의를 듣고 난 후 저를 청빙 하고 싶다고 연락을 했습니다. 그 가정은 당시 교회에서 아픔을 겪고 힘들어하던 때 였는데 다른 교회를 가느니 차라리 목회자를 청빙해 함께 하고 싶어 했고, 그래서 함께 하기로 했습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기간 개척을 해보셨는데 어려움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개척교회 피해갈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경제적인 문제인데, 교회 뿐만 아니라 목회자 가정이 재정적인 문제로 제대로 서지 못한다면 주어진 목회자의 사명을 감당하지 못합니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저는 개척을 시작한 첫달 사례비는 아니지만 교인들이 생활에 필요한 것들에 대해 신경을 써줘 어렵지 않게 개척을 시작했습니다.

또 다른 어려움이 있다면 소명을 잃어버리는 것입니다. 저에게는 3~5년 사이 이런 일들이 닥쳐왔습니다. 성장하는 교회는 계속 성장하고 작은 교회는 성장하지 않는, 큰 교회를 보며 자괴감에 빠져 소명을 잃어버릴 뻔한 적도 있습니다. 이런 어려움을 이미 극복한 목회자들도 있겠고 극복해야 할 목회자들도 있을 것인데 부르심을 기억하면 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미주한인교회 뿐만 아니라 한국교회도 대부분이 미자립, 개척교회인데

작은 교회는 작은 교회의 사명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성장한 교회에 부임해 이런 이야기를 한다 할지 모르지만 큰 교회는 가정을 세세하게 돌보지 못합니다. 반면 작은 교회는 정말 가족 같은 분위기로 신앙이 성장하게끔 돌봅니다. 모든 것에는 다 이유가 있기에 단지 작다는 하나에 메여 있으면 힘들 것입니다. 그런 모습은 하나님도 바라지 않습니다.

큰 교회가 작은 교회를 돕는다면 작은 교회도 어려움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큰 교회는 큰 교회가 하지 못하는 일들을 작은 교회에서 한다고 생각하고 작은 교회에서 필요로 하는 것들을 채워줘야 합니다. 이것이 아름다운 교회의 모습이고 아름다운 공동체를 이루어 나가는 방법입니다. 개척교회를 해보지 않은 분들이 큰 교회에서 목회를 하면 작은 교회의 어려움을 이해하지 못하고 돕지 않는 것은 당연합니다.

개척 당시만 해도 반주자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는데 큰 교회에 많은 인적 자원을 작은 교회를 위해 돕는다면 작은 교회도 그 나름 어려움을 이겨내며 성장할 것입니다.

개척을 하고자 하시는 분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이 있다면?

계획성 있는 목회를 하시기 바랍니다. 한국의 한 대형교회는 개척하는 목회자들을 위해 교회를 운영하는데 필요한 비용 일체를 2년간 지불해주고 장로님 2분과 성도 몇사람을 파송해 줍니다. 그리고 2년 뒤에 목회자에게 묻고 장로님을 다시 교회로 데리고 오던지 그 교회에 다니도록 둡니다. 개척교회의 어려움을 알고 2년이라는 시간이 주어지는 동안 선교하며 목회 계획을 세우도록 돕기 위한 것입니다.

그만큼 개척이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인데 이민교회는 이보다 더 어려울 것이니 미리 계획을 세우고 하나님을 바라고 목회해야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