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로 인한 어려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휴가를 즐기려는 마음을 갖는 것 자체에 미안함을 느끼게 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여느 때와 마찬가지고 우리의 아이들은 방학을 했고, 남가주에서 느끼는 한 낮의 폭염은 휴가철로 우리의 마음 빼앗아 갑니다. 무주 구천동 같이 바위틈 사이를 흐르는 시원한 골짜기의 물을 만나기는 쉽지 않지만, 그래도 우리 주변에는 야자수가 줄 서있고, 30분만 운전 하면 맑은 물밑을 드러내며 우리의 가슴을 탁 트이게 하는 코발트색의 바다를 만날 수 있습니다.

경제 불황으로 우리의 호주머니가 아무리 얄팍해졌을지라도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조금만 주의 깊게 주변을 둘러보면 가족과 함께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값싸고 부담 없는 쉼터가 얼마든지 있습니다. 아침에 떠났다가 밤에 돌아오는 짧은 일정이라 할지라도 휴가를 간다는 것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의 가슴을 설레게 합니다. 왜냐하면 바빴던 일상에서 벗어나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즐기며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엄마 품에 안긴 아기처럼 우리의 몸과 정서는 대자연에 안겨 맑은 공기를 마시며 푸르른 숲의 정취를 한껏 누릴 수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렇듯 인간이 자연 속에서 재충전을 하고 더불어 즐길 수 있는 이유는 하나님이 우리 인간을 창조하신 오리지널 디자인 때문이라고 봅니다. 5일 동안 인간이 즐기며 살아갈 수 있는 완벽한 대자연과 에덴동산을 준비해 놓으시고, 6일째에 아담과 하와를 창조하셨습니다. 그리고 7일째에 아담과 하와는 그 대자연 속에서 안식을 누리는 것으로 인생의 첫발을 내딛게 하셨습니다.

그래서 밤하늘의 별을 보거나 스치는 바람결에 파르르 떠는 나뭇잎을 볼 때, 비가 온 뒤 영롱한 물방울을 떨구는 푸르른 잔디를 보면서도 우리는 무의식 중에 그 속에 담겨진 창조주의 손길을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인간은 자연과 벗하는 휴가를 계획하는 것만으로도 세상의 시름을 잊고 행복해 하는 것 같습니다.

또한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우리의 영혼은 모든 것을 다 내려 놓고, 창조주만을 바라볼 때 영적인 안식을 누리게 됩니다. 이것이 곧 예배입니다. 따라서 우리 아이들을 방학기간 동안 일주일에 하루라도 새벽예배에 데리고 나와 그들의 영혼이 하나님과 교제하며 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도 부모의 지혜라고 생각합니다. 바라기는 아이들의 여름 방학을 맞이하여 틀에 박힌 일상에서 벗어나 하나님이 창조하신 대자연과 소통하므로 잃었던 마음의 여유를 되찾고, 어려운 우리의 현실을 잘 헤쳐 나갈 수 있는 재충전의 시간을 갖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