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안디옥교회(담임 허연행 목사)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강사로 나선 하버드대 교육학과 조세핀 김 교수는 ‘대다수 한국인 부모들이 사용하는 자녀와의 대화에는 감정적인 부분이 지나칠 정도로 결여돼 있다’고 진단했다.

한인부모의 감정적인 표현 결여현상은 문화 차이에서 비롯된다. 서구문화는 아는 것도 쉽게 풀어서 길게 대화하는 로우 컨텍스트(Low Context) 방식을 취하는 반면 한국문화는 분위기상 알아듣는 것을 전제하에 대화하는 하이 컨텍스트(High Context) 방식으로 대화한다. 따라서 ‘밥 먹었니’ 같은 대화에서 한국인은 사랑을 느끼는 반면, 미국사회에 익숙한 한인 2세들은 오히려 무관심과 소외감을 느끼게 된다.

또한 이날 세미나에서 발표된 통계자료에 따르면 학생표본 조사에서 한국인 우울증 수치가 타 민족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남성이 타 아시아계 남성에 비해 우울장애 수치가 크게 높았으며 한인 여자 아이들은 타 아시아계에 비해 가장 낮은 자존감 수치를 기록했다. 한인 남자 아이들은 가장 낮은 자존감 2위를 기록하는 등 받아들이기 힘든 수치들이 강연에서는 쏟아졌다. 이외에도 “명문대 코넬 대학의 아시안 인구 12% 중 최근 몇 년간 자살한 학생의 60%가 한인”이라는 사실은 참석한 부모들의 경각심을 깨우기에 충분했다.

조승희 총격사건 당시 여러 언론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했던 강사 조세핀 김 교수는 “조승희 같은 학생이 다시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잘못”이라며 “상담을 15년 간 해 오고 있는 본인으로서 매일 조승희 보다 더 심각한 학생을 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한인 부모 세대들은 자녀를 자신의 일부분으로 생각한다. 그만큼 자식의 성공과 외모에 지나칠 정도로 집착하게 되고, 조금이라도 남들보다 뒤쳐진다는 생각을 참지 못하고 아이들을 혼낼 때가 많다. 이로 인해 자녀들의 자존감은 날이 갈수록 낮아지고, 미국의 “자기 주장이 강하고 독립적인” 성향과 한인부모의 “통제” 사이에서 갈등을 겪으며 우울증은 날로 높은 수치로 기록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예를 들면, 부모가 자녀의 학업에 대해 지나치게 간섭을 할 경우 자녀에게는 ‘실수에 대한 두려움’과 ‘부모의 기대와 비난에 대한 스트레스’, ‘스스로 자신을 판단하는 능력이 저하되는 자기의심’ 과 같은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김 교수는 “환자질병의 99%가 부모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자녀들이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외모 등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에 대해 비난할 때, 사랑을 표현하지 않을 때, 교회를 다니는 부모의 말과 행동이 모순될 때, 아들과 딸을 차별할 때, 다른 자녀와 비교할 때 등 이다”고 말했다.

김 교수가 제시한 ‘부모의 자세’로서 “▷ 자녀에게 자기감정에 대해 말하도록 격려하라 ▷지지하는 환경을 만들어라 ▷사랑을 물질로 대체하지 말라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라 ▷자녀들이 학교 상담자 등의 도움을 받아 들이도록 격려하라” 등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