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를 탈 때마다 땅에서는 크게 보이는 것들이 하늘에서는 별 것 아닌 것으로 보인다는 사실에 은혜를 받습니다. 땅에서 크게 보였던 빌딩과 도로, 산, 넓은 들도 하늘에서 보면 참으로 작은 것에 불과합니다. 그것도 별로 높은 곳에서 보지 않았는데도 말입니다.

몹시 흔들리는 비행기 안에서 창문 밖을 보다 “여호와의 말씀에 내 생각은 너희 생각과 다르며 내 길은 너희 길과 달라서 하늘이 땅보다 높음같이 내 길은 너희 길보다 높으며 내 생각은 너희 생각보다 높으니라”(사55:8,9)라는 말씀이 떠올라 깊이 묵상하는 은총을 누렸습니다.

땅의 생각과 하늘의 생각의 차이점 가운데 하나는 ‘연약함’에 대한 오해입니다. 땅에 속한 사람들은 연약함을 부정하고 변호하고 원망하기도 합니다. 연약함 때문에 가슴 아파하고 자기 연민에도 빠집니다. 누가 자기 약점을 아는 것을 싫어하여 그것을 숨기려고 온갖 노력을 다합니다. 그러다보니 강한 사람을 부러워하고 때로는 그들을 향해 겉으로 드러내지 못하는 시기나 분노를 품기도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아주 정반대로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세상의 미련한 것들을 (일부러) 택하사 지혜 있는 자들을 부끄럽게 하려 하시고 세상의 약한 것들을 (일부러) 택하사 강한 것들을 부끄럽게 하려 하시며....”(고전1:27) 하나님께서는 우리 삶 속의 약한 것들을 일부러 택하십니다. 하나님의 능력을 보여주시기 위해서입니다.

야곱이 가장 강한 근육인 환도뼈 근육을 다친 후 평생 다리를 절게 됨으로 그 연약함 속에서 오히려 하나님의 능력과 함께 하는 믿음의 사람이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을 미디안의 대군과 싸우게 하셨을 때, 가장 작은 지파의 가장 약한 집에서 제일 작은 자, 기드온을 선택하셨습니다. 예수님의 관심사도 주님을 세 번이나 부인한 베드로의 실패가 아니라 그 연약함으로 다른 사람을 더욱 격려할 수 있는 사명자의 삶을 살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큰 자’라고 생각했던 사울이 세상의 큰 것들을 다 버리고 ‘작은 자’ 바울로 변화된 후, 하나님의 능력과 함께 하는 사도의 삶을 살 수 있었습니다. 그는 육체의 가시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것을 제해달라고 세 번씩이나 간절히 기도했지만 오히려 그가 약할 때 하나님의 능력으로 더 강해짐이라고 응답하셨습니다. 그래서 바울은 여러 약한 것들을 기뻐하고 자랑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바울의 연약함은 그리스도의 능력이 머무는 은총의 수단이었습니다. 바울의 비밀은 남과 비교했을 때 강해 보이는 그의 학식이나 가문의 힘이 아니라 그의 약함으로 함께 하신 주님의 성령이었습니다.

연약함은 죄가 아닙니다. 나의 재능의 한계, 기질과 성격의 약점, 어린 시절의 아직 아물지 않은 고통의 상처 등의 연약함 때문에 절망하거나 쓰러지지 않는다면 연약함은 오히려 주님 능력의 도구로 쓰임 받을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연약함을 가지고 나아오는 사람들을 사용하심으로써 하나님께 영광이 돌려지게 하십니다. 하나님 앞에서의 겸손은 나의 장점을 부인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약점에 대해서 솔직한 것입니다.

우리에게 있는 여러 약함에도 불구하고 위를 바라보며 변치 않는 하나님의 원칙 안에서 승리의 길을 걸어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