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이 짙게 깔린 새벽,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알리는 외침이 터져나왔다. 교파를 초월해 모인 3만여 성도(주최측 추산)들의 이 외침은, 경제위기와 안보위협 등 죽음과도 같은 공포에 억눌려 있던 세상 구석구석을 희망과 용기로 일깨웠다.

4월 12일 부활절 새벽에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2009 한국교회 부활절연합예배’가 ‘일어나 희망을 노래하자’을 주제로 열렸다. 이 예배에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엄신형 목사, 이하 한기총)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회장 김삼환 목사, 이하 NCCK)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한국교회 모든 교단 성도들이 하나되어 참여했다. 참석한 성도들은 찬송과 말씀을 통해 부활의 산 소망을 동일하게 가슴에 품고, 성찬식을 통해 십자가와 부활의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되는 감동을 누렸다.

예배는 김삼환 목사의 개회사와 엄신형 목사의 환영사로 막이 올랐다. 김 목사는 “인간성이 무너지고 경제가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우리 또한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오늘 우리는 희망을 말한다. 할렐루야 예수 부활하셨다”고, 엄신형 목사는 “그리스도의 부활이 있는 곳에는 생명의 희망이 있다. 절망과 소외에 신음하는 모든 자에게 희망 주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기억하자”고 했다.

1부 모임예전은 이정익 목사(신촌성결교회)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찬송에 이어 이영훈 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가 대표기도했다. 그 다음에는 신화석 목사(예성 증경총회장)와 임성이 장로(NCCK 양성평등위원장), 지관해 목사(서울복음교회)가 각각 구약서(렘 29:10~13), 서신서(벧전 1:3~4), 복음서(요 20:26~29) 성경을 봉독했고, 연합성가대의 찬양 후 오정현 목사(사랑의교회)가 설교했다.

성찬식 통해 예수 그리스도 안의 거룩한 일치 체험
헌금 전액은 사회적 약자 향한 희망나눔 위해 사용


‘한국교회여 다시 희망을 노래하라’는 주제로 설교한 오정현 목사는 “지금 우리의 상황은 초대교회가 당하던 어려움과 상당히 잇닿아 있다. 부흥의 시대가 지나간 것이 아니냐는 회의론이 나오고, 경제 위기, 인터넷 매체들의 악영향, 정치적 어려움, 남북 대립과 민주화 과정에서의 상처가 있다”며 “하나님께서 부활의 산 소망을 통해 이 모든 상처를 치유하는 능력을 베푸시길 원한다”고 했다.

오 목사는 “우리는 이 땅에서 아무리 잘 살아도 순례자고, 거룩한 나그네”라며 “그러나 주께서 주신 소명을 실천하면 이땅에선 나그네, 하늘에선 주인처럼 살 것이다. 절망의 산이 버티고 있을지라도 산 소망의 터널을 뚫자. 다시 한 번 희망을 노래하고 믿음의 전성기 회복하자. 영광의 주님 찬양하자”고 선포했다.

설교를 마친 뒤에는 모든 성도들이 한 목소리로 신앙고백을 한 뒤 박성배 목사(기하성 총회장)가 ‘교회와 세상을 위한 기도’. 오덕교 목사(합동신대 전 총장)가 ‘한국교회를 위한 기도’, 이용호 목사(예장 고신 총회장)가 ‘나라와 민족을 위한 기도’, 양병희 목사(영안교회)가 ‘세계와 지구를 위한 기도’를 했고, 김광준 신부와 권순직 목사가 ‘남북교회공동기도문’을 낭독하면서 1부 순서가 마쳤다.

2부 성만찬 예전은 황형택 목사(강북제일교회)의 기도에 이어 고수철 목사, 손인웅 목사(덕수교회), 김요셉 목사(한장총연 대표회장), 지형은 목사의 집례와 기도로 진행됐다. 성도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살과 피를 나누며 거룩한 일치의 신비를 체험했다.

이날 예배는 이용규 목사(전 한기총 대표회장)와 전광표 사령관(구세군)의 위탁과 파송, 그리고 서재일 목사(기장 총회장)의 축도로 모든 순서가 마무리됐다.

한편 한국교회는 이날 모인 헌금 전액을 사회적 약자들을 향한 부활 희망 나눔에 사용할 계획이며, 더불어 그리스도 부활의 기쁨을 이웃과 나누는 의미로 예배 후 서울 시내 3~4곳에서 노숙인들을 위한 무료급식을 진행하는 ‘나눔의 축제’를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