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통제예방센터(이하 CDC)의 최근 역학 조사에 따르면 워싱턴DC에 거주하는 사람 중 최소 3%가 AIDS(후천성 면역결핍증)나 HIV(인간 면역결핍 바이러스) 감염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현재 HIV/AIDS 바이러스로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는 아프라카의 여러 나라보다 같거나 높은 수치로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이번 역학조사로 드러난 HIV/AIDS 바이러스 보균자의 수는 총 15,120명으로 이 수치는 인구 10만 명당 2984명꼴이 보균자라는 얘기다. CDC는 “어떤 질병이라도 인구 중 1%가 감염된 질병이 있다면 심각한 질병 또는 일반화된 질병으로 여겨지는데 3%는 이 수치를 훨씬 뛰어넘은 심각한 수치”라고 말했다.

이번 역학조사에서 HIV/AIDS 바이러스 전이의 가장 큰 원인은 남성간의 성관계(36.9%)로 나타났으며, 이성간의 성관계(28.1%)와 약물 복용이나 주사(18.2%)가 그 뒤를 이었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쉐넌 헤이더(Shannon L. Hader) 워싱턴 HIV/AIDS 담당국장은 “현재 우리 도시의 HIV/AIDS 바이러스 보균자의 수치는 서부 아프리카 보다 높고 케냐 일부 지역과 우간다와 동등한 수치”라며 사태의 심각성에 우려를 나타냈다.

워싱턴 DC의 보건 담당국의 한 관계자는 “워싱턴 DC에 거주하는 사람 중 실제로 HIV/AIDS 바이러스에 감염된 수치는 3%보다 훨씬 높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흑인 남성의 7%가 HIV/AIDS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드러나 가장 높은 감염률을 보였으며 뒤를 이어 히스패닉이 2%, 백인여성이 1.4%의 감염률을 보였다. 또 워싱턴 DC에 거주하는 40대 연령층은 10명 중 1명이 바이러스 보균자인 것으로 드러나 중년층에서 특히 높은 감염률을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소식을 접한 미 국립보건원의 앤서니 포치(Anthony Fauci) 국장은 “매우 우울한 소식이다. 또한 3% HIV/AIDS 바이러스 수치는 감염 테스트를 한 사람을 기초로 한 수치임을 기억해야 한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