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예수촌의료선교센터(대표 조현 목사)의 예약자 명단에는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 진료받기 원하는 이들의 이름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명단에 올라와 있는 대부분은 목사, 선교사와 교회 직분자로 목회와 선교 그리고 사업에서 오는 스트레스로 인해 오십견이나 소화기관 장애 등을 많이 호소한다고 한다.

사업하다 불경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김모 씨는 오후 늦게 급체로 고통을 호소했다. 병원 진료비용이 부담스러운 그를, 한 지인이 선교센터로 안내해 치료받게 했다. 당시 김 씨는 침 한 번 맞은 뒤 거짓말처럼 자리를 털고 일어나 집으로 향할 수 있었다. 심모 목사는 목회로 인한 스트레스와 오십견 치료를 위해 선교센터를 찾아 침으로 치료를 받았고, 박모 목사는 비만 치료를 위해 선교센터를 찾았다.

조현 목사는 이처럼 침을 맞고 호전되는 이들을 보면 자신의 침술이 아픔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작은 도움을 줄 수 있기에 기쁘다고. 작년까지 많은 환자들이 선교센터를 찾을 당시만 해도 조 목사는 오전 6시부터 늦은 경우 오후 10시까지 하루 20여명을 진료하기도 했고, 바쁜 시간을 쪼개 남태평양에 위치한 사모아에서 의료선교를 펼칠 때는 간호사의 도움을 받아 하루 최대 100여명을 진료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조 목사는 오지 의료선교 이후 건강에 무리가 와 잠시 휴식을 갖고 있다. 남가주한인목사회(회장 석태운 목사) 부총무로 목회자를 섬기며 잠시 쉼을 갖고 있다는 조 목사는 하지만 “건강이 회복하는 대로 일어나 보다 많은 이들에게 의료 혜택을 주고 싶다”며 의료선교를 향한 변함없는 열정을 드러냈다.

이민목회를 시작할 당시, 조 목사를 위해 헌신해온 아내가 건강이 나빠졌지만 비용 때문에 치료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굴러야 했다. 당시의 쓰라린 경험이 오늘날의 의료센터를 있게 했다는 조 목사. 그의 마음만은 오늘도 척박한 이민목회와 선교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주의 일꾼들과 오지와 재해현장의 힘없는 영혼들을 향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