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는 예수의 어린 시절을 “그 지혜와 그 키가 자라가며 하나님과 사람에게 더 사랑스러워 가시더라”고 적고 있다. ‘교회의 미래’라 불리는 교육부의 역할 역시 이 성구가 출발점이자 목표점일 수 있다. 어떻게 하면 예수를 닮은 영혼으로 먼저는 하나님께, 그리고 세상 가운데 사랑 받는 영혼으로 키울 것인가를 늘 묻게 된다. 더구나 교회발전의 터전이자, 미래 교회부흥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교육부니 그 역할과 사명은 교회 내 어느 부서와 비교해도 결코 작다 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과연 현실은 어떠한가.

▲교회 교육부 사역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의 미소만큼이나 밝고 희망찬 내일의 한인교회를 기대해본다.(맨왼쪽의 홍일점 케이시리 전도사부터 시계방향으로 크리스유,디모데김,아브라함정,권상길목사와 홍준기 전도사. ⓒ 이재학 기자
19일 오전 나성영락교회 내 한 소회의실. 교육부를 섬기고 있는 일선 사역자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바로 남가주한인교육사역자협의회(이하 KAME) 임원 및 회원들이 한달여 앞으로 다가온 교사 컨퍼런스를 앞두고 회의하는 자리였다. 회장 디모데 김 목사(동양선교교회), 부회장 권상길 목사(나성영락), 총무 아브라함 정 목사(온누리)를 비롯해, 케이시 리 전도사(주님의영광), 크리스 유 목사(충현선교), 홍준기 전도사(나성영락) 등이 함께 했다. 자연스레 일선에서 겪는 사역의 내밀한 어려움도, 내일의 당찬 비전도 심심찮게 흘러나왔다.

먼저는 교회가 1세 장년 위주로 움직이다 보니 영유아와 한영 대학생까지를 품고 가는 교육부가 교회의 사각지대로 전락할 소지는 다분하다. 장년 재적교인이 몇 천을 넘겨도 주일학교 학생을 보기 힘든 것도 외면할 수 없는 현실. 어쩌면 몇 십 년 뒤의 한인교회를 오늘날 투영해서 보는 것일 수 있다. 문제의 심각성이 여기에 있다. 내일의 일꾼을 양성하는 교육부라지만 단지 다음의 목회 단계로 가는 하나의 징검다리로 인식되는 것도, 경력이 쌓여도 엇비슷한 장년부 담당 사역자보다 적은 보수를 받는 것도 새삼스럽지 않다. 그렇다 보니 전문성을 갖고 한자리서 진득하게 일할 환경도, 모든 걸 가만하고 투신하는 사역자를 기대하는 것도 힘든 상황이다. 부모 역시 영적인 성장은 교회에 내맡기는 경우가 대다수라고. KAME이 부지런히 교회의 1세 담임목회자와 부모세대를 동시에 만나며 교회와 가정에서의 교육적 상관관계를 인식시키고 협력관계를 모색하고자 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이 실타래를 어디서부터 풀어갈까. 이제는 가정에서 그 실마리를 찾자는 게 권상길 목사의 지론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70% 이상이, 그나마 나머지는 대학교를 졸업하면서 90% 가까이 한인교회를 떠난다는 이 ‘소리없는 탈출’은 표면적으로는 교회교육의 분명한 실패다. 하지만 권 목사는 “안타깝지만 핵심은 가정의 영적 교육이 실패했기 때문”이라 진단한다. 한 기관의 조사결과 보통 청소년이 일년에 3천 시간 가량을 가정에서 보낸다. 하지만 교회학교는 50시간 정도. 일차적인 영적 롤모델이 부모일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자녀의 영적인 기초를 좌우하는 데 부모가 주변부일 수는 없다는 것. 그래서 가족친화적이며 교회와 가정이 연계한 교육시스템의 시급한 구축이야말로 이 누수현상을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다는 결론이다. 물론 교회의 근시안적인 성장론도 수술이 필요하다. 실제 교회학교가 장년부 유입의 중요한 통로이자, 최근 부모들의 교회 정착에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는 현장의 소리다. 결국 디모데 김 목사는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 교회는 분명 학원이 아니다. 일반학원 보내듯 영적인 성장을 교회에 일임하는 것은 분명 문제다. 부모가 자녀 신앙의 또 다른 한 축이 되어야 한다.”고 덧붙인다.

책임을 전가하는 차원이 아니다. 가정에서 부모와 자녀 간 문화적 차이와 언어적 장벽을 해결하려는 노력 없이 모든 걸 교회에 떠넘겨 뭔가 해답을 찾아달라는 식은 곤란하다. 자녀의 학교에서 요청하는 미팅에는 꼭 참석하면서 교회가 자녀 교육을 위해 초청하면 냉담한 현실은 과연 어떤가. 실제 한 교육목사는 자신이 속한 교회가 한인교회 중에는 그래도 손꼽히는 대형교회인데 부모 초청 세미나에 10여명이 참석한 걸 보고 좌절할 뻔 했다고 말한다. 자녀만큼은 꼭 대형교회에 보내 잘 갖춰진 시스템을 누리게 하는 것도 일종의 편법이지 성경적 해답은 될 수 없다.

정리하면, 교회가 전문화된 프로그램과 성경말씀으로 자녀의 신앙을 일정 부분 키워줄 수는 있지만 그것이 자녀의 삶 속 깊이 체화되려면, 인격이 형성되는 민감한 시기에 삶을 나누는 부모의 역할이 지대할 수 밖에 없다는 것. 그간 가정에서 해결되지 못한 신앙적 문제들이 교회에 수북히 쌓이고, 열악한 교회 교육부서는 이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해 결국 소리없는 탈출을 야기하고, 덩달아 2세 사역자 수급은 갈수록 힘든 악순환의 연속이라는 진단이다. 교회의 사각지대와 가정의 사각지대를 동시에 해소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말도 되었고, 이제는 교회와 가정이 두톱으로 신앙교육을 책임지는 선수로 뛰어야 한다는 의견이 오갔다.

어쩌면 이미 해답을 가진 셈이다. 다만 그 해답에 도달하기 위해 가정과 교회는 어떤 과정을 서로 밟아가야 하느냐, 어떤 짐을 어떻게 잘 질 수 있느냐 하는 방법론을 공유하는 장이 필요했을 뿐이다.

격년으로 열리는 이번 ‘제6차 남가주 교회학교 교사 컨퍼런스’는 이제 그런 장을 열 때가 되었다는 하나의 외침이다. 재작년 이맘때 열린 5차 컨퍼런스가 교육철학을 바탕으로 교회교육의 이론적인 접근과 패러다임 변화의 필요성을 알렸다면, 오는 3월 21일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나성영락교회서 열리는 6차는 교회와 가정이 ‘패밀리 베이스 미니스트리’을 어떻게 실천할 수 있는가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영어권 주강사는 Mark DeVnes 목사로 Youth Ministry Architects의 창립자며 내쉬빌제일장로교회 청소년담당 부목사로 현재까지 30여년을 한자리서 섬기고 있다. 특히 저술한 ‘청소년 사역 이젠 가정이다(성서유니온)’는 가정과 연계된 교회학교를 꿈꾸는 많은 교회에게 도전과 영감을 주고 있다. 한어권은 1.5세 권준 목사(시애틀형제교회)가 섬기게 된다. 그외 영향력 있는 강사의 다양한 섹션강의도 준비되며 일선 교회학교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교육자료를 당일 제공받을 수 있다.

문의: 323-227-1400
웹사이트: www.kameusa.com
이메일: kameministries@live.com


▲KAME를 소개하는 회장 디모데 김 목사.


▲제6차 컨퍼런스를 소개하는 부회장 권상길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