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고수철 목사의 감독회장 지위를 인정한 법원의 판결에 대해 김국도 목사 측은 “감리교 내 정서를 전혀 읽지 않은 판결”이라며 ‘불신임’을 거론하는 등 반발하고 있어 감리교 사태는 이번 판결로도 매듭을 짓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 목사 측은 이번 판결을 내린 사법부가 지난해 9월 김국도 목사의 후보자 등록 무효 판결을 내렸던 곳과 동일한 서울중앙지방법원 제50 민사부란 점을 들어 “예상되었던 결과”라며 판결을 반박하고 있다.

김 목사 측 관계자는 “자신들의 판결을 번복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봤다”며 “지난 동부지법 제40 민사부 판결에서 두 명의 지위를 모두 부정했고 재선거를 권고했기에 그러한 정서를 읽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불신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감독회장이 누구다’라는 주장은 이미 떠났다. 문제는 계속 감리교 내 충돌이 사회법으로 가게 된다면 앞으로도 감리교가 사회법에 휘둘릴 수밖에 없는 선례를 만드는 것 아닌가. 그렇게 된다면 앞으로 감리교 내 모든 문제는 진흙탕 싸움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관계자는 “그 동안 중도 입장을 전했던 분들을 중심으로 오늘 오후 입장 표명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처분을 신청한 당사자인 신기식 목사 역시 이번 사건을 서울중앙지법 제50 민사부가 다뤘다는 점을 들어 “김국도 목사 후보등록 무효 판결을 내렸던 판사가 이번에도 담당했다. 해당 판사의 주관적인 판결이 강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신 목사는 “이번 가처분은 어느 한 쪽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감리교 선거가 도무지 이렇게 진행될 수 없다는 판단으로 제기한 것”이라며 “항고 여부는 변호사와 상의하겠다”라고 답했다.

전·현직 감독들 “판결 존중” VS “두 판결 정리 필요”

지난 12월 열렸던 총회실행부위원회 간담회에서 현 감독들을 비롯한 참석자들은 이번 가처분 판결에 무게를 두었으나 이 같은 판결로 현 감독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임 감독들을 중심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의견이 강한 것으로 전해져 문제 해결에 난항이 예상된다.

현재 권혁구 감독과 김승현 감독 등 전임 감독들을 중심으로 대책회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 감독들 역시 오후 모임을 갖고 의견을 조율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연회 신문구 감독은 이번 판결에 대해 “법이 판결해주는 대로 따라가기로 했고, 판결을 기다려 왔다”며 고수철 목사의 감독회장 자격 인정에 무게를 실었다.

하지만 경기연회 전판수 감독은 “지난번 두 명 다 인정하지 못한다는 판결과 이번 판결 두 개가 나왔으니 어떻게 될지는 아직 예상할 수 없다”며 “감독들과 개인적인 이야기는 오고 갔으나 정리된 입장은 없다. 곧 모임이 있을 예정”이라고 답했다.

김국도 목사 측 인수위원장을 맡았던 권혁구 감독은 “대한민국 헌법에 의한 확정 판결이라면 교회들도 그 법을 따르겠지만 가처분은 서로 문제가 있을 때 임시적인 중재 과정일 뿐 재판이 아니다”라며 불신임 의사를 전했다.

신기식 <선거무효확인소송>, 김국도 <당선자지위확인소송> 등 변수 예상

이번 판결로 몇몇 단체와 행사에 감독회장 자격으로 참석하는 등의 행보를 보여 왔던 고수철 목사의 입지가 더 탄탄해질 것으로 예상되나, 아직 진행 중인 몇 가지 재판 결과에 따라서 또다른 국면을 맞을 가능성도 있다.

우선 이번 판결 이외 신기식 목사의 <선거무효확인소송>이 신경하 전 감독회장, 장동주 전 선관위원장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되어 있으며 다음달 6일이 첫번째 법정기일로 잡혀 있다. 이와 관련 신 목사는 “가능한 대법원까지 가서라도 결론을 짓겠다”라며 강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이외 김국도 목사 측이 고수철 목사 측에 제기한 <감독회장지위확인소송>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계류 중이며 고수철 목사 역시 지난 12월 동부지방법원에서 판결한 <업무방해금지가처분>에 즉시항고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