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윤 씨 “조종사 용서, 그를 위해 기도해달라”

샌디에이고 주택가 군용 전투기 추락사고로 하루 아침에 일가족을 잃어버린 윤동윤 씨(37). 평소 윤씨 가족이 다닌 샌디애고한인연합감리교회(신영각 목사) 역시 깊은 슬픔에 빠졌다.

미군의 전투공격기 F/A-18 호넷이 엔진 결함으로 캘리포니아 주 샌디에이고 외곽 주택가에 추락한 것은 지난 8일. 이 비행기는 윤씨 집을 덮쳤고, 당시 사고로 윤씨는 아내 영미(36세)씨와 생후 15개월, 2개월 된 두 딸 '하은(하나님의 은혜)', '하영(하나님의 영광)' 그리고 딸의 산후 조리를 위해 미국을 찾았던 장모 김숙임(60세)씨 등 일가족 모두를 잃었다. 당시 조종사는 극적으로 탈출에 성공했다.

UM News와의 통화에서 샌디애고한인연합감리교회 케빈 이 부목사는 성도 윤영미씨와 두 딸, 장모 모두 사망했음을 알렸고, 신영각 담임목사와 몇 명의 성도들과 함께 사고 당일인 8일, 누나 집에 머물고 있던 윤동윤씨를 방문해 위로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전했다. “그저 오랫동안 서로 껴안고, 울고 또 울었습니다. 짧게 예배를 드리고, 하나님의 위로의 말씀을 전하고 왔습니다.”

이 목사는 이들 부부는 첫 딸을 출산하기 전부터 교회에 나오기 시작해 출석한 지는 17개월 정도 되었으며, 윤영미씨의 어머니는 출산한 딸을 돕기 위해 몇 달 전 한국에서 왔다고 했다. 또한 윤씨는 풀타임 간호사로 일했고, 남편 윤씨는 1989년 미국에 온 시민권자로 누나와 함께 개인 사업을 한다고 말했다.

사고 당일 윤씨는 출근한 상태였고 전투기 추락과 동시에 집이 전소되자 옆집 일본인 친구가 제보를 해줘 사고 소식을 처음 접했다고 한다.

이 목사는 “이들 부부가 속해 있던 소그룹 멤버들 모두 윤씨의 남편과 자녀 사랑이 대단했었다”고 회고한다며 “남편을 진정으로 사랑했고, 풀타임 간호사로도 열심히 일했던 엄마이자 아내였다”고 전했다.

현재 교회는 윤씨 가족을 돕기 위해 회의중이라는 그는 “교회적으로도 우리는 큰 충격에 빠져있다. 이 사건은 우리의 힘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 이 비극을 통한 하나님의 뜻을 찾고자 애쓰고 있다. 그리스도 안의 한 가족인 우리는 지금 이들을 향한 사랑을 최대한으로 베풀며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9일 사고현장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윤동윤 씨는 “하나님이 아내와 딸, 장모님을 데려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아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며 살아갈 것”임을 알렸고, 이어 “조종사도 최선을 다했을 것이므로 그를 용서한다”고 말해 주변을 숙연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