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 1세대와 2세대 사이에 존재하는 1.5세는 청소년기에 접어들면서 조용히 교회를 떠나기 시작한다. 이들은 어려서 이민을 와 한국과 다른 미국 문화에 적잖히 충격을 받게 된다. 또한 이민교회의 관심 부재에 또한번 상처를 받으면서 교회를 등지는 경우가 많았던 게 사실이다.

교회에 정착하지 못하는 1.5세를 대상으로 사역을 펼치고 있는 흰돌선교회는 하나님 사랑으로 이들을 회복시키고 회복된 이들을 부흥과 선교의 주역으로 삼는 것을 목표로 하는 리본 집회를 개최해 왔다. 리본 집회는 올해도 어김없이 열리며, 오는 5일 오후 7시 헐리웃에 위치한 이벨극장에서 열리다. 집회주제는 ‘청소년들이여, 무덤을 정복하고 세계로 전진하라’이다.

흰돌선교회 박용수 전도사는 1.5세다. 그렇기에 누구보다 1.5세의 아픔을 잘 알고 이해할 수 있다. 집회를 앞둔 박 전도사와 인터뷰를 통해 집회 이야기와 비전 등을 들어봤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 리본 집회는 언제 어떤 동기로 시작됐나

시기적으로 1세 부모님을 따라 주로 사춘기 때 미국으로 이민 와서 자란 사람들을 한인 1.5세라고 말하는데 이들은 언어적으로, 교육적으로 또 문화적으로 미국 환경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들이 자신들의 능력으로는 소화할 수 없는 문화적 충격을 받으면 쉽게 정체성의 혼돈을 느끼게 되고 또 자존감을 상실해 버리는 위기에 처하게 된다. 이것을 사역 현장에서 체험한다.

사실 1.5세 청소년들은 낯선 이민 사회 속에 들어와 언어도 문화도 가치관도 모두 다른 환경을 접하다 보니 많은 혼란을 경험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더구나 이들을 돌보아야 할 부모들은 이민 사회에 정착하기 위하여 밤낮없이 일하다 보니 자녀들과 대화가 부족하게 되고 이는 자연히 자녀들에 대한 관심 결여로 이어지게 된다. 1.5세 청소년들의 탈선은 이렇게 시작되는 것이다. 마약, 알코올, 인터넷 중독에서 우울증, 무기력증에 이르기까지 이들의 탈선 현장을 구체적으로 목격하는 입장이 되어 보면 알려져 있는 사회적 인식 수준을 훨씬 뛰어 넘는 위기감을 느끼게 된다.

리본 집회는 8년 전 1.5세 청소년의 아픔을 체험했던 20대 중후반의 몇몇 청소년들이 뜻을 함께 하면서 기도로 힘을 얻어 초교파적 연합 사역을 준비하게 됐다. 그게 흰돌선교회의 초창기 모습이다. 그리고 모임을 가지던 중 관심있게 지켜보던 뜻있는 신앙인들의 후원하에 흰돌선교회가 창립하게 됐다. 리본 집회는 선교회의 핵심 사역으로 설정됐으며 2004년 창립 당시 ‘REBORN 2004’라는 이름으로 탄생됐다. 이후 지금까지 매년 청소년들을 위한 전도 대집회로 열리고 있다.

- 리본 집회의 목적은 무엇인가

리본 집회는 LA 지역 1.5세 한인 디아스포라들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을 초교파적 집회 환경 안에서 전파하여 이들의 영적 갱생과 사회적 회생을 이루어 내는데 밑거름이 되고자 하는 것을 기본적인 목적으로 삼고 있다. 지금까지 네 번의 집회를 주관해 오면서 방황하는 1.5세 한인 청소년들을 하나님의 손에 올려 드리고, 하나님이 하나님의 방법으로 저들을 당당하고 떳떳한 모습으로 이 땅에 발을 딛고 서는 것을 분명하게 목도해 왔다.

- 리본 집회가 한인 1.5세 청소년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지난 4년 동안 리본 집회 전후를 하나의 과정으로 생각하고 영적으로 관찰해 본 결과, 우리 내부에서도 놀라움을 금치 못할 간증거리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학업을 포기하였던 형제 자매들이 학교로 복귀하는가 하면 여러 가지 말 못할 중독에 시달리던 학생들이 지긋지긋한 증세에서 탈출하는 자유를 얻기도 했으며, 골방과 같이 좁은 세계관에 갇혀 있던 아이들이 영적 속박에서 해방되어 열방을 품는 넓은 세계관을 갖게 되는 등 크고 작은 변화의 소식을 많이 전해 들었다.

더욱이 리본 집회를 통해 은혜를 체험한 청소년들 중 일부는 각자가 섬기는 교회에서 또래의 청소년들을 이끌어 가는 리더가 되기도 했다. 특별히 감사한 것은 지나간 6년 동안의 한인 1.5세 청소년 사역을 통하여 여러 명의 신학생들을 배출하게 된 사실이다.

리본 집회를 통해 지역교회로 연결되어 크리스천의 길을 걸어갈 새내기 청소년들은 물론, 각 교회 청소년들이 소속된 교회에서 신앙적으로 더욱 성장하고 또 그 힘이 매년 리본에 재투입되는 과정을 거친다면, 이들을 통해 LA는 물론 장차 열방을 향해 복음이 폭발적으로 팽창되고 확장되는 것을 우리가 지켜볼 날이 멀지 않았다고 확신한다.

- 1.5세 사역 현장에서 느끼는 보람과 고충이 있다면

하나님과 등지고 살던 1.5세 젊은 영혼들이 하나님의 말씀 앞에 굴복하며 회개하고 하나님께로 돌이키는 회심의 순간들을 바라보고 또 그들이 변화되어 새사람이 되어가는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 보는 것 그 자체가 너무나 큰 즐거움이다. 하지만 이상하리 만큼 초교파적 사역일수록 주관하는 단체의 힘이 연약하고 능력이 부족함은 물론 외부 신앙 공동체로부터의 지원과 협력이 더욱 절실하다는게 솔직한 경험이다.

LA와 같은 거대 도시 하나가 복음화 되는 일은 한 교회의 힘이 아닌 전체 지역교회의 연합으로만 이루어 낼 수 있는 사역이라고 본다. 일정한 간격을 두고 부채살이 균형 있게 배열되고 연결되어야 하나의 부채가 제대로 펼쳐지는 것처럼, 저희가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꿈과 비전이 아무리 크다고 하더라도 지역교회들과 균형 있고 조화로운 관계 형성이 없이는 LA전체 지역을 상대로 하는 “REBORN 2008”이 성공적인 대성회로 열매 맺을 수 없을 것이다. 까닭에 지역교회의 물질적, 인적, 영적 지원과 협력이 절실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 “REBORN2008”에 대해서 조금 구체적으로 소개해 주시고 이번 집회를 위해서 지역 교회와 선교단체 그리고 학부모를 비롯하여 한인 1.5세 청소년들과 관련된 모든 분들께 부탁하실 말씀이 있다면

하나님께서는 마른 뼈와 같이 쓰러져 있는 한인 1.5세 청소년들이 복음 안에서 거듭나는 체험을 통해 한 시대에 획을 그을 수 있는 위풍당당한 그리스도의 군대로 세워지기를 바라는 소망을 주셨다. 저희들은 하나님께서 주신 소망은 하나님께서 친히 이루실 것으로 굳게 믿으며 하나님께 쓰임 받으며 하나 하나 집회를 위한 준비를 해나가고 있다.

지난해까지 네 차례에 걸쳐 집회하는 동안 한인교회를 섬기시는 한인 목사님들만 강사로 초빙하였다. 이번에는 특별히 미국 교회를 담임하시는 미국인 목사님을 모시기로 하였는데 영어로 설교하고 한국어로 통역하는 설교가 될 것이다.

이것은 한인 2세 청소년들도 동참할 수 있도록 문호를 확장하자는 취지인데 사실 1.5세 청소년들과 가장 가까우면서도 먼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2세 청소년들도 이번 성회에 함께 참여함으로써 세대간의 정서적 거리감과 문화적 괴리감을 복음 안에서 용해시켜 보자는 의미가 있다. 이들이 서로의 '다름'을 '틀림'으로 오해하지 않고 서로를 이해하고 포용하며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여 연합할 때 복음의 지경이 확장되는데 더욱 큰 진보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믿다.

지금 청년 리더들을 포함하여 약 1백여명의 청소년들이 이번 리본집회를 위해 새벽부터 심야시간에 이르기까지 여러 팀으로 나뉘어 쉬지 않고 릴레이 기도에 동참하고 있다. 그러나 주님 안에서 하나된 지역교회들과 학부모님들의 중보의 기도가 더욱 절실한 실정이며, 인적 자원은 물론 물질적 자원도 턱없이 부족하며 특별히 기도의 지원이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