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후보의 당선에 미국 복음주의 교계가 우려를 표하면서도 도덕적 가치의 수호를 위해 차기 정부와 협력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

미국 역사상 첫 흑인 대통령의 선출에 복음주의 지도자들은 “오바마 당선자를 지지한 사람뿐 아니라 미국 국민 모두에게 자랑스러운 일”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오바마 당선자의 낙태와 동성결혼에 대한 진보적 성향은 여전히 지적되고 있다.

오바마 당선자는 대통령에 선출되면 낙태 규제를 금지하는 선택자유법안(FOCA; Freedom of Choice Act)에 서명하고 동성결혼 금지의 근거가 되고 있는 결혼보호법안(DMA; Defense of Marriage Act)을 폐지할 것이라고 밝혀 온 바 있다.

또한 비록 올해 대선에서 민주당이 공화당의 반대와 관계없이 단독으로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는 매직넘버 60석을 이루는 데는 실패했지만, 대통령으로서 오바마 당선자는 낙태나 동성결혼 등의 이슈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연방법원 판사를 임명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어 어떤 도덕적 정책 변화가 차기 정부에서 일어날 것인지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남침례교총회(SBC) 윤리와종교자유위원회(ERLC) 리처드 랜드(Land) 목사는 “오바마 당선자와 그의 정부가 만들어갈 앞으로의 새로운 정치적 지형은 아마도 각 도덕적 이슈에서 지금까지보다 더 길고 어려운 싸움을 요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우려 가운데서도 복음주의 지도자들은 도덕적 가치의 수호를 위해서 새로운 정부와 협력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전미복음주의협의회(NAE) 대정부 관계 담당 리처드 시직(Cizik) 목사는 “새 정부와의 견해 차이는 매우 크고 아마 좁혀지지 않을 지도 모르지만 과거와 달리 공통의 기반을 찾으려는 노력이 가능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R. 앨버트 몰러(Mohler) 남침례교신학교(SBTS) 총장은 “우리는 새 대통령과 그의 정부와 함께 일할 수 있는 기회들에 응답해야 한다”며 “오바마 당선자는 열린 사람이고, 그는 정부와 우리 사이의 교량 역할을 할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한편 몰러 총장은 차기 정부에 기도를 통해 협력할 것을 강조하며 “하나님께서 새 대통령에게 지혜와 분별력를 주시기를,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게 될 그의 가정을 보호하시기를, 그리고 우리의 나라에 화평을 주시기를 기도하자”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