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견되었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감독회장 선거 논란으로 인한 감리교단의 내홍이 생각보다 큰 듯하다. 감독회장 논란이 10월 30일 안산1대학에서 진행된 총회 현장서의 물리적 충돌로 최고조에 이른 만큼, 감리교 내에서는 현실을 통탄하는 목소리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김국도 목사 적극적 행보, 신경하 감독회장은 “법적대응”

사태가 마무리되지 않은 만큼 당선자로서의 입지를 굳히려는 양측의 행보는 아직 현재 진행형이다. 특히 74%의 지지를 힘입은 김국도 목사는 일각의 논란을 잠재우려는 듯 과감한 행보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총회 직후 본부를 방문하려다 일정을 변경, 시무하고 있는 임마누엘교회로 직행한 것으로 알려진 김국도 목사는 10월 31일 오전 10시 감리교 본부 근처 코리아나 호텔에서 인수위원회 모임을 갖고 권혁구 인수위원장과 함께 본부를 방문한다는 계획이다.

김국도 목사측 관계자는 “강압적으로 본부를 점거하겠다는 것이 아닌 본부 직원들과의 인사 차원이며, 감독회장직을 인수하기 위한 실무적인 논의를 위함”이라고 밝혔다.

이에 반해 신경하 감독회장은 총회 파행 이후 고수철 목사와 별도로 만나 의견을 나눴으며, 본부측과 대책회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장 진입 실패 이후 별도의 자리에서 총회의 무기한 연기를 선언했던 신 감독회장 측은 김 목사 측의 불법성을 규탄하고 법적 대응의 입장을 모은 것으로 보인다.

총회 직전 김국도 목사 측에 의해 억류되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진 신 감독회장은 10월 30일 오후 9시경 목회서신을 통해 “40년간 목회자로 섬기면서 오늘과 같은 불법과 폭력성은 처음 보았다”고 말했다. 이어 신 감독회장은 “일부 총회대표와 다수 비회원들의 위력에 의한 무질서와 회의 방해로 총회를 정상적으로 진행할 수 없는 사태에 이르렀다”며 “이에 모든 상응하는 법적 대응을 할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고수철 목사 역시 이날 오후 전화통화에서 “감독회장이 과연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대한민국은 법치 국가이고 질서의 나라다. 아닌 것은 아닌 것”이라고 말했다.

김국도 목사 인수 가능성에 무게, 고수철 목사 “피곤하다”

한편 김국도 목사측의 행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만 김 목사의 실질적인 감독회장직 인수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주를 이루고 있다. 김 목사와 대립각을 세웠던 신 감독회장이 지난 4년간의 임기가 만료된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다. 뿐만 아니라 실질적 비서실 역할이자 본부 측의 행정을 이끌어왔던 행정본부실장 임기 역시 교리와장정상 감독회장과 함께 만료된다는 점도 이 같은 의견에 무게를 더하게 하고 있다. 그러나 김국도 목사 측이 총회에서 물리력을 동원한 점이 부담으로 남는다.

새 감독회장의 공식 임기가 시작되는 11월 1일이 토요일인 관계로 김국도 목사는 월요일인 3일 첫 업무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고수철 목사는 당일 오전, 연회 감독 당선자의 취임감사예배에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법적소송과 관련 고수철 목사는 “김국도 목사 측에서 문제를 일으킬 경우에 진행하게 될 것”이라며 “매우 피곤하다.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해결하실 것”이라고 지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감리교를 이끌어 왔던 원로들은 사태가 극단으로 흘러가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김진호 전 감독회장은 이날 저녁 전화통화에서 “통탄한 마음이다”라며 “교단의 분열만큼은 막을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