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으로 아브라함은 부르심을 받았을 때에 순종하여 장래 기업으로 받을 땅에 나갈 쌔 갈 바를 알지 못하고 나갔으며(히브리서 11장 8절)”바랄 수 없는 것을 바랐으며, 믿을 수 없는 것을 믿음으로 성경의 역사에 길이 남아질 ‘믿음의 조상’이 된 아브라함.

한소진 권사(상항순복음교회, 80)는 자신의 아버지를 ‘아브라함 같은 분’이었다고 소개했다. 한 권사는 논, 밭, 심지어 집까지 교회를 위해 내어놓았던 아버지의 믿음과 그런 믿음을 원망할 수 밖에 없었던 가족, 그러나 돌아보면 모든 것이 넘치는 축복으로 돌아왔던 삶을 편지를 통해 간증했다. 한 권사가 동생 김창진 씨에게 쓴 권면의 편지를 발췌해 한 가족의 ‘믿음과 그리스도를 위한 희생, 그리고 축복의 의미’를 되짚어본다.

믿음, 그리고 순종
초등학교 3학년 학교 선생님을 통해 믿음생활을 시작한 한소진 권사의 아버지는 이후 교회를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는 믿음의 사람으로 자라났다. 그러나 태평양 전쟁, 6.25 동란, 보릿고개를 지나오던 시기였던 만큼 아버지의 믿음은 때로 가혹했다.

굶거나 혹은 밀가루나 두부 짠 비지로 연명하고 있을 시기, 한소진 권사의 아버지는 논을 교회에 헌납하는 한편, 심지어 집까지 교회를 위해 바쳤다. 가족들은 의논하나 없이 믿음으로 교회에 헌신하시는 아버지를 때로 원망하고 미워도 하며 자라났다. 그러나 아버지는 “우리 아이들이 백만장자, 노벨상 타는 학자, 대통령이 나오게 해 달라고…”기도하시며 믿음 생활을 굽히지 않으셨다.

아직도 자녀들 중에는 양말 한 짝도 못 사주셨던 무능한 아버지로 기억되기도 하지만 한 권사는 “아버지의 믿음이 자녀들의 형통과 축복을 주셨다”고 믿고 동생을 권면한다.

“창진아, 사람은 자기 돈궤에 돈이 들어가는 것을 볼 때와 자식 입에 먹을 것 넣어줄 때 가장 만족과 행복을 느낀다는 데 우리 아버지는 그와 같은 잔잔한 만족과 행복을 맛보지 못한 불행한 분이셨으나 일찍 하늘나라 법칙을 아셔서 논과 집을 심고 최고 학부 나올 것과 다 백만장자 되고 후손들은 노벨학자, 대통령, 재벌된다는 확고한 믿음을 갖고 가셨어.”

그러나 아버지의 믿음대로 자식들은 최고학력을 자랑하는 박사와 남부럽지 않은 부를 가지게 됐다. 한소진 권사는 50년 대 당시 이화여대 의학과를 나왔으며, 동생들 모두 서울대를 졸업해 각 처에서 활발한 활동을 누리고 있다고 한다.

아브라함이 ‘이삭을 바치라’는 이해할 수 없는 상황 가운데에도 하나님께 순종했던 것 같이 한 권사의 아버지 역시 믿음으로 하나님을 섬겼으며, 잠시 희생하는 것 같았으나 하나님께서는 철저히 몇 배의 축복을 한 권사의 가정에 부어주셨다.

믿음, 그리고 지키심
아버지의 믿음 탓이었을까. 전쟁과 보릿고개를 넘어오면서도 하나님의 손길은 늘 함께 했다. 태평양 전쟁 당시 중국에서 살고 있던 한 권사의 가족은 미국 비행기가 쏜 폭격을 기적적으로 비껴가게 된다. 한 권사가 신향에서 세탁소 하고 있을 때 미국 비행기 B-29가 폭탄을 5~6개 떨어뜨렸는데 그 간격으로 보아 분명히 우리 집에 떨어져야 할 간격인데 뛰어넘어 한 권사 가정의 멸살을 면하게 하셨다. 6.25 동란에도 한 권사의 가족은 무사히 피난했으며, 여유로운 생활을 누리게 하셨다고.

이외에도 한 권사 가족을 찾아왔던 축복은 많다. 한 권사의 아버지가 집을 교회에 바친 후, 8가족이 모두 길거리에 나갈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한 달이 못되어 90평 짜리 집을 사게 된 것이다. 한 권사는 “말죽거리에 막내 며느리가 사놓은 땅이 팔려 90평짜리 집을 샀다. 45평짜리 바쳤더니 90평짜리 사게 됐어. 하나님 너무나 살아계시지”라고 말했다.

믿음, 그리고 영적 축복
아버지는 자녀들의 최고학력과 부(富)를 위해 기도했고, 물론 기도가 모두 이뤄졌으나 믿음을 통해 임한 진정한 축복은 따로 있었다. 바로 영적 축복이었다.

한 권사는 한 때 아버지를 원망도 하고 미워도 했었으나 이제는 더욱 큰 믿음의 사람으로 자라나 현재 20년 째 파월 가에서 전도지를 나눠주는 일을 하고 1년 365일 빼놓지 않고 새벽기도를 다니고 있다. 한 권사의 가정 또한 4살 된 손자가 어머니를 위해 기도할 만큼 큰 믿음의 가정이 됐다.

이제 한 권사의 꿈은 하나님 나라에 있다. 동생을 위한 한 권사의 편지에는 “천국, 지옥은 틀림없이 있으니 이제 해야 할 일은 주위에 있는 사람 한 사람도 지옥에 가지 않게 전도하는 일과 선교사 돕는 일과 노숙자를 비롯해 불쌍한 사람들 도와서 상급 심판대에서 가장 많은 상 받게 하는 일”이라며 전도와 하나님 섬기는 일에 힘쓸 것을 권면하며 편지를 마무리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