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생명교회 문명길 목사가 성도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근황을 알려왔다.

키모치료를 5차까지 마치고 6차 치료를 기다리고 있는 문 목사는 “저의 병상생활을 통해서 하나님께서는 저희 교회에 새로운 역사를 창조해 주셨습니다. 지난 4개월 동안 담임 목사가 없어도 교회가 아름답게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저의 병상 가운데 찾아오셔서 요단을 가르는 기적을 보여주셨습니다”라고 말했다.

문 목사는 10월 6일 미국행 티켓을 예약해 놓은 상태로 6차 키모치료를 마치고 별다른 이상이 없으면, 목회의 자리로 복귀할 예정이다.

목자실에서 - 양산에서 제 13 신

제가 몇 달 전에 목자실에서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마는 저는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집안이 하도 가난해서 비닐 구두를 만드는 가내수공업 공장에서 구두 바닥을 긁는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몇 달을 그렇게 지내고 있었는데, 그 당시 입주 가정교사를 하면서 대학을 다니던 형님께서 집에 와서 어린 동생이 구두 공장에 다니는 것을 보시고 어머니를 잘 설득해서 저로 다시 공부를 하게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부산중학교를 합격해서 그 후로는 제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공부를 했습니다. 이 사건은 저의 인생에 하나의 전환점(turning point)이었습니다. 그 후 저는 때로는 형님에게 불만이 있기도 했고, 반항한 적도 있지만, 언제나 나를 공장에서 끄집어내어 공부하게 하신 그 사건만 기억하면 그 모든 불평과 불만이 다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늘 형님에게 감사하면서 순종하였습니다.

요단강을 건넌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날 밤 여리고 성에서 동쪽으로 약 3.2km 떨어진 길갈에 진을 쳤습니다. 이곳은 이스라엘의 가나안 정복 첫 전초 기지가 되었으며, 정복 기간 내내 여호수아가 모든 활동의 중심지로 삼은 전략적 요충지이었습니다. 바로 이곳에 여호수아는 각 지파의 대표들이 요단강 한가운데서 힘들게 운반해 온 12개의 돌로 기념비로 세웠습니다.

그런데 왜 하나님은 요단강을 건너는 긴박하고 힘든 상황 속에서 12개의 돌을 요단강 한복판에서 가져와서 기념비를 세우라고 하셨을까요? 물론 다음 세대의 신앙 교육을 위해서였습니다. “후일에 너희 자손이 그 아비에게 묻기를 이 돌은 무슨 뜻이냐 하거든---” 그러나 꼭 후손들만을 위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요단강 도하의 기적이 이스라엘 스스로의 힘이 아닌 하나님의 능력으로 요단강을 건넌 사건을 대대로 기억하고, 기념케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홍수로 범람하는 요단강 가운데 있던 큰 돌들은 평지의 돌들과는 분명 달랐을 것입니다. 물살에 의해 다듬어져 훨씬 매끈하고 윤기가 났을 것입니다. 만약 하나님이 요단강을 가르시지 않았다면 첨단 기계 장비 하나 없는 그 당시 사람들의 힘으로는 결코 만져 보지도, 가지고 나오지도 못할 돌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세워 놓은 그 돌들을 보는 이스라엘 백성들과 그 후손들이 하나님의 놀라운 도우심으로 이스라엘이 요단강을 건넌 사건을 기억하게 될 것이었습니다.

우리 삶 속에서도 그렇게 기념하고 기억할 만한 곳이 있습니다. 요단강 바닥같이 불가능과 절망의 자리이지만 하나님의 놀라우신 도우심과 인도하심이 있었던 곳, 그곳이 바로 우리들의 ‘요단 한가운데’입니다. 거기서 들고 나온 돌로 우리는 감사와 경배의 단을 쌓아야 합니다. 우리 교회적으로 볼 때, 우리가 도라빌 시대를 마감하고 스와니 시대를 열 수 있었던 것도 우리가 늘 기억해야 할 ‘요단 한가운데’입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없이는 도저히 올 수 없었던 일이었습니다. 제 생각인데, 그것을 기억하고 기념하기 위해서 교회당 지붕 위에 좀 특별하게 십자가를 하나 크게 달았으면 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또 저의 병상생활을 통해서 하나님께서는 저희 교회에 새로운 역사를 창조해 주셨습니다. 지난 4개월 동안 담임 목사가 없어도 교회가 아름답게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저의 병상 가운데 찾아오셔서 요단을 가르는 기적을 보여주셨습니다. 사랑하는 우리 성도님들께 제일 먼저 간증하고 싶어서 아직 아무에게도 이야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제 목회 인생 가운데 새로운 기적을 체험하게 하신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그래서 더 큰 확신과 믿음과 비전을 가지고 목회하게 하시는 하나님을 생각할 때마다 감격이 새로워집니다.

때로 우리는 삶이 풍족해지면 하나님을 잊어버리거나 은혜를 저버릴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우리는 ‘요단 한가운데’의 돌을 바라보며 정신을 차려야 합니다. 한겨울 냉수욕에 화들짝 정신이 들듯이 그렇게 우리의 영적 감각을 신선하고 뜨겁게 유지해야 합니다. 내 인생의 ‘요단 한가운데’를 기억하면 신앙생활하면서 생기는 사소한 일 때문에 시험에 드는 일을 없을 것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생각하면 그런 것쯤이야 하고 웃어넘길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