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시선교에 대한 두가지 시각
헝가리에서 집서선교를 하면서 선교와 관계없는 사람들을 종종 만나게 되는데 그럴 때마다 질문을 받게 된다. “어디 국적이냐? 직업은 무엇이냐? 헝가리에서 하는 일은 무엇이냐?” 등 동양인으로 헝가리의 수도가 아닌 지방의 작은 도시에서 있어서인지 그분들에게 있어서 우리를 향한 궁금함이 참 많은 것 같다.

그럴 때마다 한국교회 장로교의 목회자이고 헝가리에는 집시선교를 하기위해서 온 선교사라고 대답을 하면 어느 분들은 “우리들이 해야 할 일들을 한국교회에서 보내준 선교사들이 하고 있어서 감사하다”라고 하는 분이 있는가 하면 어떤 경우에는 “당신 같은 사람들이 집시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기 때문에 더욱 일을 안 하고 게을러지고 있다”고 하면서 얼굴을 붉히고 언성을 높이기도 한다. 그런 분들에게 “무작정 물질적으로 집시들을 돕는 것은 아니고 먼저 그들에게 신앙교육과 함께 삶의 의미 그리고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가르치는 것이 선교사역이다”라고 이야기를 하면 들으려 하지도 않고 집시선교 사역조차도 부정적으로 생각하며 자신의 생각이 굳혀 있음을 볼 수 있다.

집시선교 컨퍼런스를 개최하다
많은 집시들이 도시 인근에 있는 주변 마을에 살고 있어 그들을 방문해서 복음을 전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어 집시선교 컨퍼런스를 열기로 하고 2005년 초부터 매월 개최하였다. 사보 다니엘 목사님과 동유럽 집시선교회가 연합해서 컨퍼런스를 개최하게 되었는데 컨퍼런스를 위한 재원은 다니엘 목사님의 개인연금과 목사님 형제분들이 보내오는 집시선교를 위한 약간의 특별 목적헌금 그리고 본 선교회에서의 일정 부분을 감당하는 식이었다.

먼저 주변 마을에 있는 집시들에게 집시선교 컨퍼런스가 있음을 알리고 그들을 초청해서 한자리에서 예배와 신앙교육,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초청해서 특강을 듣기도 하고 그리고 신실한 집시 크리스천의 간증, 식탁 교제 등의 순으로 진행되었다. 또한 집시 어린이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만들어 어린이를 전문으로 하는 선교단체의 사역자들이 동참해서 컨퍼런스를 돕기도 하였다.

2005년 1월, 컨퍼런스를 위해 많은 집시형제들에게 홍보도 많이 하고 초청을 해서 약 150여 명에 가까운 집시형제들과 집시 어린이들이 함께 모여 샤로스파탁 개혁신학교에서 첫 컨퍼런스를 갖게 되었다. 당시에 헝가리 개혁교회 샤로스파탁 신학교의 학장이었던 죠리 이스트반 교수님의 배려로 신학교에서 첫 집시 컨퍼런스를 갖게 된 것이다.

첫 집시 컨퍼런스가 있기 하루 전, 일종의 스텝 모임을 갖고 컨퍼런스 장소인 샤로스파탁 개혁신학교 소강당과 점심을 위한 식당 등 신학교 2,3층으로 책상과 의자 등을 나르는 작업이 쉽지는 않았지만 집시선교에 동참한다는 기쁨으로 자원봉사자들의 이마에 땀이 맺혀가면서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이뿐 아니라 컨퍼런스 당일 간식으로 헝가리의 전통 빵과 커피, 여러 종류의 음료수 등을 준비하고 당일 점심을 위해서는 다니엘 목사님의 여동생과 매부 되시는 빅터 이스트반 목사님 내외가 특별히 준비를 해 주셨다.

첫 컨퍼런스가 열리던 당일, 다니엘 목사님은 연세가 지긋하심에도 불구하고 미리 컨퍼런스에 참여를 약속한 형제들을 위해 미니버스를 몰고서 이 마을 저 마을로 다니시면서 그들을 실어오셨고 우크라이나에서 선교사역을 하고 있는 캐나다의 데이빗 선교사는 컨퍼런스를 위해 시간을 내어 샤로스파탁 역에다 차를 대기하여 먼 곳에서 기차로 오는 형제들을 컨퍼런스 장소로 실어 나르기도 하였다. 부다페스트를 비롯하여 미스콜치, 데브레첸 같은 곳에서 아침 새벽에 출발하여 집시 컨퍼런스에 동참한 집시 형제들도 있었다. 오래 전부터 서로가 알고 있던 집시 형제들,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어서 서로에게 생소하기는 하였지만 모두가 첫 집시 컨퍼런스를 축하하고 서로가 반가운 마음으로 인사를 나누는 가운데 컨퍼런스를 개최하게 되었다.

집시 컨퍼런스를 위한 예배에 빅터 이스트반 목사님의 기도에 이어 한궉 라슬로 집시형제 가족의 특별 찬양시간 그리고 죠리 이스트반 샤로스파탁 개혁교회 신학교 학장님의 설교 말씀, 또한 몇 분의 집시선교의 관계자들이 오셔서 처음으로 열리는 집시 컨퍼런스에 동참하여 축하의 말씀을 해주었다. 그리고 난 후에 다니엘 목사님의 여동생인 마샤내니와 그분의 남편 되시는 빅터 이스트반 목사님께서 구야쉬레베쉬(고깃국)를 준비해주셔서 150여 명이나 되는 사람들 모두가 즐거움 속에서 식탁교제를 갖게 되었다. 집시 컨퍼런스는 참여한 모두에게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고 함께 어우러지는 참으로 즐거운 시간 속에서 진행되었는데 하루라는 일정이 너무 짧아 아쉬움 속에서 다음을 약속하면서 마치게 되었다. 그 후 집시 컨퍼런스는 매월 개최되고 있었다.

집시에게 장소를 빌려주기 꺼려하는 사회
몇 차례에 걸쳐서 열렸던 집시 컨퍼런스에 문제가 생겼다. 장소를 제공했던 샤로스파탁 신학교에서 더 이상 장소를 제공해 줄 수 없다는 것이었다. 죠리 이스트반 학장님의 임기가 마치게 되자 새로운 학장님이 선출되었는데 그분께서 신학교를 집시선교의 컨퍼런스의 장소로 제공할 수 없다는 것이다. 샤로스파탁 신학교는 종교개혁 이후 1531년에 세워진 참으로 유서가 깊은 곳인데 이렇게 전통이 있는 신학교에서 집시 컨퍼런스를 개최할 수 없다는 이유였다.

참으로 아쉬운 마음이었지만 다른 장소를 물색할 수밖에 없었다. 이어서 다음 집시 컨퍼런스의 장소로 문을 닫아 영업을 하지 않던 음식점을 빌려서 컨퍼런스를 진행했는데 이 또한 몇 개월 이후에 장소를 더 이상 빌려주지를 않았다. 또 다시 장소를 물색한 결과 샤로스파탁에 있는 장애인 학교를 몇 개월 이용을 했지만 역시 더 이상 장소를 빌려줄 수 없다고 해서 한 1년 정도 진행되어 왔던 집시선교 컨퍼런스를 더 이상 개최할 수 없어 중단되고 말았다.

컨퍼런스를 개최할 때에 참으로 많은 신경을 썼다. 행사가 진행될 때에는 시설물들을 사용하는데 있어서 많은 주의를 기울였고 행사를 마치고 나면 행사 전보다 더 깨끗하게 청소도 하여 마무리를 하였다. 집시들의 행사라는 이야기를 듣지 않으려 그리하였다. 그리고 장소 사용료를 적지 않게 지불하였다.

그러나 적지 않은 장소 사용료나 깨끗하게 청소를 해서 마무리를 하는 것이나 컨퍼런스 장소를 임대하는 데에는 별로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신학교나 학교 등의 기관에서 집시선교를 위한 컨퍼런스 장소를 요청받고서 체면 때문에 처음부터 거절하지는 못하고 장소를 몇 차례 빌려준 뒤에 이만하면 됐다 싶을 때에 조용히 발을 빼는 모습이었다.

집시민족에 관련된 어느 자료에서 “음식점과 같은 영업장소에 집시 고객이 왔을 때에 영업수익에 관계없이 반가워하지 않다”라고 이야기하는 것을 보았다. 어느 영국 교수님과 대화를 하는 중에 영국 어느 음식점 앞에는 “집시고객 사절”이라고 써놓았던 것을 보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집시 민족은 유럽에서 별로 환영받지 못하는 민족이다. 집시 선교 역시 그리스도의 복음으로 그들을 변화시키려 하고자하는 선교사역이 주위에서는 물론이거니와 신학교와 같은 곳에서 조차 환영을 받고 있지 못하는 것이 집시선교의 현실이다.

Rev. Choi, Young & Anna (최 영 &양 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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