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nd Baptist Church가 지난 7일(주일) 오전 11시 락빌 소재 어학원에서 창립예배를 드렸다. 지난 7월 20일부터 허재범 집사의 가정에서 예배를 드리다가 공식적으로 외부에서 첫 예배를 드린 것이다. 2nd Baptist Church는 2세들을 위한 교회로 2세목회자가 담임을 맡고 1세는 2세를 지원하는 교회로 출발해서 주목 받고 있다.

평신도가 개척중심에 선 교회

보통 ‘교회 개척’하면 ‘어떤 목회자가 개척했을까?’라고 생각하지만 이 교회 개척 중심엔 평신도가 서 있었다. 그가 바로 허재범 집사. 허 집사는 익투스교회(담임 전승찬 목사)의 창립멤버로서 17년간 익투스교회만을 섬겼다. 집사이지만 신학을 13년 공부했다. 그가 교회 개척을 결심하게 된 것은 지난 해 12월 서든 세미나리를 졸업할 때 “배운 것을 혼자만 갖고 있지 마십시오!”라고 말한 밀러 총장의 도전이 큰 부담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고민 끝에 담임목사인 전승찬 목사를 찾아갔던 허집사는 “일단 6개월간 더 시간을 가져보자.”라는 말을 들었다.

2세들이 우리의 얼굴이요 희망

허집사가 받은 비전은 2세에 초점을 맞추는 교회였다. 2세들이 우리의 얼굴이요 희망이라는 신념으로 1세가 2세를 충분히(fully) 지원하는 교회다. 앞으로 한인교회들을 이끌어 나갈 다음세대들이 중요하다고 수 많은 사람들이 말하고 있지만, 정작 2세들을 위한 교회는 좀처럼 찾아보기도 힘들었기 때문이다. 허 집사는 “지금 2세교회를 시작하지 않는다면 머지 않아 한인교회들은 다 문을 닫게 될 것이다라는 절박한 마음이 있었고, 하나님을 잃어버리는 세대들이 나타나지 않아야 한다는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시작했다.”고 말했다. 더욱이 그 동안 마음을 열지 않았던 아내조차도 “그런 교회라면 해보고 싶다.”고 동의해서 하나님의 응답이라고 믿었다.

2세인 김철웅 전도사와의 만남

그 때부터 허집사는 2세목회자를 열심히 찾아 다녔다. 1.5세도 미국에서 태어난 2세들이 겪는 문화적 갈등을 100% 이해할 수는 없기에 2세 목회자를 우선해서 찾았다. 하지만 1.5세뿐만 아니라 2세 목회자를 찾기란 그린 쉬운 일이 아니었다. 가까스로 연락이 닿아도 개척교회를 하겠다는 목회자는 없었다. 그렇게 약속한 6개월이 다 지날 무렵, 김철웅 전도사를 만나게 됐다.

김 전도사는 당시 허집사가 운영하는 어학원 강사 모집 광고를 보고 찾아온 사람이었는데 대화 중에 허집사의 비전을 듣고 서로 마음을 터놓게 됐다. 사실 김 전도사는 미국에서 태어나 고등학교 때부터 교회에서 사역했을 정도로 사역 경험이 많았다. 개척교회에서도 사역한 적이 있었던 김 전도사는 1세들과의 갈등을 겪은 후 미국교회를 다녔다. 동부에 온지도 6년이 넘었지만 계속 미국교회를 다니다 외로워서 1년 전쯤에 한국교회를 다니기 시작했다. 김 전도사는 “하나님이 불러내시기 전에는 절대 나가지 않겠다고 마음먹고 허집사님을 만나기 전까지 평신도로서 교회생활을 해왔다.”고 밝혔다. 그렇기에 김 전도사는 허집사와의 만남을 하나님의 뜻으로 알고 다시 2세사역을 마음먹게 됐다.

주중에는 영어강사로 일하는 김 전도사는 오는 가을학기부터는 존스합킨스대학에서 MBA과정도 이수한다. 보통 1세와 2세의 사고방식이 많이 달라 갈등하게 되는데 허 집사하고는 마음이 잘 통한다는 김 전도사는 “처음엔 내가 할 수 있을까? 걱정도 많이 했는데 지금은 매 주일이 기대가 된다.”고 전했다.

창립 예배

그렇게 지난 7월 20일 허집사 가정에서 예배가 시작됐다. 현재 교회 구성원은 허집사의 가족 12명, 김철웅 전도사 부부 2명 이렇게 14명이다.

지난 9월 7일에는 가정집에서 벗어서 어학원 건물에서 공식적으로 창립예배를 드렸다. 10월 중에는 교회건물에서 예배를 드릴 수 있을 전망이다.

예배는 영어로 진행되지만 예배 후 성경공부는 한국어와 영어로 나누어서 진행되며, 한 달에 한 번은 한국어로 예배를 드려 한국인의 정체성을 심어줄 계획이다. 또한, 2세들에 맞게 웹을 활용하고 텔레컨퍼런스(toll free teleconference phone) 시스템을 통해 자녀들이 어디에 있더라도 매주 한 번은 아이들이 담임 목회자와 함께 하나님에 대한 질문과 토론 등을 통해 삶을 나눌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웹싸이트(www.2bchurch.org)가 현재 작업 중에 있으며 텔레컨퍼런스 시스템도 곧 셋업된다.

예배에 참여한 한 아버지는 “이전에는 아이들과 따로따로 예배를 드려 아이들이 어떻게 예배를 드리는지 알 수 없었는데 함께 드리니 좋은 점이 많은 것 같다. 뭐든지 금방 보고 배우는 아이들이니 본이 되어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아이들도 어른들이 옆에 있으니 1세의 귀한 신앙적 유산을 배워나갈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말씀이 생활화가 되어야 한다

허 집사는 대학만 가면 교회를 떠나는 2세들을 대해 “2세들이 교회를 떠나는 것은 전적으로 1세들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교회를 떠나는 2세들에게 물어보면 대부분이 부모님이 믿는 하나님은 안 믿어도 좋다고 생각한다. 교회에서 보는 모습과 가정에서 보는 모습이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신에게 교회를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이 오자마자 떠나는 것이다. 1세들이 정말 예수님을 닮아 살려고 한다면 그런 문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앞으로 2nd Baptist Church는 어린아이들에게도 한 영혼을 주님께 인도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줄 계획이다. 학교 친구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도 훈련이 필요하다. 전도를 하게 하면 자기 삶을 돌아보게 된다. 아무리 어린 아이라도 자기 삶이 바르지 않으면 전도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런 훈련을 통해 아이들이 진정으로 예수님 안에서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매주 성경구절 한 구절씩 전 성도가 외우고 있는 것도 하나님 말씀을 생활화하기 위한 일환이다.

교회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아쉬운 점도 있다. 큰 교회에 다니다가 개척교회를 하게 되니 친구를 그리워하는 아이들이 있다. 교회건물을 사용하게 되면 오후 2시에 예배를 드리게 되니 오전에는 친구들이 있는 교회에 다니게 하는 것도 구상중이다.

허 집사는 15가정만 모여도 2세 담임 목회자를 충분히 지원할 수 있다고 믿고 있으며 앞으로 같은 뜻을 가진 목회자와 팀사역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은 보이지도 않는 씨앗을 심었을 수도 있지만 생명이 있으면 하나님께서 어떻게든 자라게 하실 것이다.”라고 확신했다.

2nd Baptist Church(2BC)
2nd Baptist Church라는 이름은 여러 가지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다음세대가 먼저고 1세는 두번째’라는 뜻도 되고, ‘2세들을 위한 교회’도 될 수 있고, ‘두 세 사람이 모인 작은 공동체’라는 뜻도 된다. 그리고 ‘하나님 먼저 우리는 나중’이란 의미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