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복음주의 지도자들이 지난 주말 새들백교회 시민 포럼에서 존 매케인 후보가 내놓은 답변들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이들은 특히 매케인 후보가 현 복음주의의 최대 이슈들인 낙태나 동성결혼 등에 관련해서 분명한 태도로 반대 입장을 드러낸 점에 만족하고 있다.

포커스온더패밀리(FOTF) 탐 미너리(Minnery) 부회장은 포럼 이후 뉴스게스츠에서 진행된 복음주의 지도자들과의 텔레컨퍼런스에서 “매케인 후보가 매우 잘했다고 생각했다”고 견해를 밝혔으며, 페이스투액션(Faith2Action) 재닛 폴저(Folger) 회장은 매케인 후보가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데 한 치의 주저가 없었다”며 높이 평가했다.

매케인 후보는 이날 낙태에 대해 “생명은 잉태와 동시에 시작된다”며 반대 이유를 들었고, 동성결혼에 관해서도 “결혼은 남자와 여자 간의 결합”이라는 변함 없는 입장을 내세웠다.

회의에 참석한 지도자들 가운데 유일한 아프리카계이며 민주당원으로 주목을 받았던 해리 잭슨(Jackson) 주교도 “매케인 후보는 이날 포럼을 통해서 오바마 후보와의 명확한 대조를 이뤘다. 많은 복음주의 교인들이 그에게 투표할 거라 본다”고 의미있는 발언을 했다.

한편 이같은 복음주의 지도자들의 평가는 오바마 후보에 대한 평가와는 상반되는 것으로, 이들은 포럼에서 낙태나 동성결혼 등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히기보다 “잘 모르겠다”는 식의 안전한 답변을 내놓은 오바마 후보에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오바마 후보는 낙태와 관련해 생명이 시작이 어디서부터냐는 질문을 받고 “내가 답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고 말했으며, 동성결혼에 대해서는 결혼은 남자와 여자간의 결합이라고 정의하면서도 동성 간 결합도 인정돼야 한다고 답했다.

FOTH 미너리 부회장은 “그는 질문에 대한 답이 아닌 다른 답을 했다”며 “이런 식으로 모든 것을 모호하게 만들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페이스투액션 폴저 회장 역시 “내 영역이 아니라는 식의 태도는 대통령이 된 이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새들백교회에서의 이번 포럼은 TV로 생중계되며 직접 교회로 찾아온 6천5백여 명의 청중 외에도 수백만의 미국민을 TV 앞으로 불러 모았다. 미국 대선 역사상 교회에서 이같은 행사가 열린 것은 처음 있는 일로 이번 포럼이 향후 대선 판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지는 미지수지만, 그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을 정도일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