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과 선입견 속에 차별받는 집시민족
헝가리에는 헝가리 민족인 마자르족 외에 집시민족, 독일인, 유대인, 슬로바키아인 등의 소수민족 등이 있는데 대표적인 소수민족으로 집시민족을 꼽는다. 소수민족으로 집시민족에게 있어서 법적으로는 어떠한 차별도 없으나 다만 전 글에서 언급한 것처럼 근래 헝가리의 어려운 국내 경제상황과 사회적인 범죄문제로 집시민족의 위치가 어려운 가운데 처해 있을 뿐이다. 이들 집시도 헝가리인들과 차별이나 차이가 없이 동등한 대우를 받고 있다. 그래서 헝가리는 집시에게 있어서 동유럽의 어느 나라보다 삶의 환경이 낫지 않는가 싶다.

그러나 집시민족에게 있어서 보이지 않은 사회적인 약자로서 어려움 또한 있다. 헝가리 전역에서 작은 사건, 사고들이 자주 일어나곤 하는데 이럴 때마다 집시들이 관련되어 있어 헝가리 백인들의 눈에 좋게 보일 리가 없다. 그래서 집시하면 범죄를 일으키는 집단이나 민족으로 생각을 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선교사역지가 있는 샤로스파탁에서도 절도와 같은 사건들이 일어날 때에 경찰이 범인을 잡으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할 때에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집시의 소행으로 단정해 버린다.

사실 위와 같은 작은 사건이나 사고에 집시들이 관련이 많이 되어있기는 하지만 개중에 선량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집시들에게 조차도 주위의 헝가리 사람들은 관대하지 못하다. 대부분의 헝가리 사람들은 집시들과 거의 교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편견과 선입견이 지배하고 있다는 점이다.

고용주에 의해 악용되는 노동법
집시에게 있어서 또 다른 약자 계층의 모습은 헝가리의 제도적인 법의 테두리 안에서도 보이지 않은 차별이나 무시를 당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다수의 집시들이 일반적인 직장에서 일을 하는 것은 극히 드문 경우인데 시골 마을이나 도시 인근 농장과 같은 곳에서 일을 하는 집시들이 있다. 이들은 고정적인 월급과 국가에 세금과 연금을 내는 그러한 일터인데 소수의 부지런한 집시들에게 이러한 일터가 제공된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일터에서 일을 하는 집시들에게 노동법과 같은 것이 적용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우선은 일자리를 얻고자 하는 집시들이 많기에 고용주 입장에서 사람을 골라서 쓸 수 있고 또한 고용주의 마음대로 노동법과는 상관없이 일을 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가령 집시들이 하는 일이 너무 가중해서 고용주에게 어떤 불평불만을 제기할 경우 고용주는 절차 없이 해고를 시키기도 한다. 만약 이렇게 해서 해고가 되게 되면 불이익을 받게 되는데 이는 국가에서 나오는 3개월분의 사회, 복지 수당을 받을 수 없다는 점이다. 지금 현행법에 어느 직장에 계약을 하고 들어가서 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중도에 계약을 파기하게 되면 이처럼 3개월간의 사회, 복지 수당을 받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법 역시 앞으로 3개월에서 6개월로 연장될 형편에 있다고 하는데 이는 근로자의 권익이 아닌 고용주의 힘을 더욱 실어주는 제도가 아닌가 싶다.

'집시가족캠프'를 무산시킨 고용주의 횡포
실례로 선교사역의 현장인 티사가라드(Tiszakarad) 마을에 큰 농장이 있는데 우리 집시선교회의 리더로 섬기고 있는 처남 매제 지간인 졸트(Zsolt)와 티보르(Tibor) 형제가 이곳에서 일을 하고 있다. 졸트, 티보르 형제는 실업계 자동차 수리를 하는 고등학교 과정을 졸업하고 자신의 마을인 티사카라드 마을 농장에 고용이 되어 트랙터 등의 기계 수리, 운전, 농사 일 등 농장에서의 모든 잡다한 일들을 다하고 있다.

이 두 형제가 아침 새벽 5시부터 밤 10시 때로는 자정까지 그리고 주말이나 주일 또한 예외 없이 일을 해서 한 달 기준으로 일해서 받는 급료가 헝가리 화폐단위인 80,000포린트(U$ 530 정도)인데 혹시라도 피곤해 하거나 가족들과 하루 정도의 휴가라도 이야기를 하게 되면 “당장 그만두라”고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는 “당신들 아니라도 주위에 사람들이 많이 있다”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해고가 이들에게 무서운 것은 해고를 당하게 되면 3개월간 정부로부터 나오는 사회, 복지 수당을 받을 수 없어서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일을 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만약에 이 형제들과 달리 일을 하지 않는 집시들에게는 졸트나 티보르 형제의 가족 기준으로 계산을 하면 약 45,000포린트(U$ 300)의 보조금을 정부로부터 받게 되는데 대다수의 집시들이 차라리 일을 하지 않고 위의 보조금만 받고 만다는 것이다. 결국 졸트와 티보르 형제는 80,000포린트(U$ 530)와 45,000포린트(U$ 300)의 차이인 35,000포린트(U$ 230)를 위해서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그리고 주일과 같은 휴일도 없이 일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언젠가는 “집시 가족 캠프”를 열었다. 한 번도 가족들과 더불어 여행을 해 본적이 없는 몇 명의 집시지도자 가족들을 위해 짧은 이틀 동안의 캠프를 계획하였다. 이 캠프를 위해 계획을 세우기 이전에 이 형제들이 일하고 있는 일터의 고용주에게 동의를 얻고서 캠프 기간 동안 휴가를 내어줄 것을 약속 받고 캠프를 준비하였다. 집시 형제들과 그의 가족들은 평생 처음 가보는 가족 캠프에 대해서 한껏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런데 캠프를 가기 전날 고용주는 느닷없이 휴가를 내어줄 수 없다는 것이다. 이유는 없고 그저 나와서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가뜩이나 가족들과 함께 캠프에 갈 꿈에 부풀어 있던 이들 형제들이 결국 캠프를 포기하고 가족들만 캠프에 보내야만 했다. 그리고는 함께 갈 수 없어 참으로 아쉬워하는 마음으로 그들은 일터로 향해야 했다. 그들은 “가족 캠프에 함께 하지는 못하지만 가족들에게 만이라도 이러한 기회를 주어서 너무 고맙다”라는 인사를 하였다. 이들에게 있어서 “가족 캠프”는 한껏 부푼 꿈이었으나 고용주는 “정 일을 하기 싫으면 그만두라”는 소리와 함께 그에게 이 형제들의 휴식이나 캠프는 별로 중요한 일이 아니었다.

정작 이 형제들에게 야근이나 특근 수당이 없이 주일과 같은 날에도 쉬지 못하고 일을 해야 하는 가운데 근로기준법이 지켜지지 않지만 고용주는 해고라는 것을 악용하여 이들에게 더 많은 노동을 강요하고 있다. 이러한 약자의 위치에서 열악한 노동조건에서도 일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집시들의 형편이기도 하다.

Rev. Choi, Young & Anna (최영 & 양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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