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지성이 뛰어나고 잘 생긴 사람보다 투명한 사람을 좋아한다. 투명성 속에 인간미가 있고 진실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도 투명한 사람을 좋아한다. 그래서 자신의 죄를 감추고 변명하는 사람보다 정직하게 자백하는 자를 기뻐하시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사람들은 자신을 감추려 할까? 첫번째 이유는 죄악된 인간의 본성 때문이고 두번째는, 거절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정직한 모습을 드러내었다가 혹시라도 사람들에게 배척을 당하고 부끄러움을 당하면 어떡하나”하는 두려움이 우리로 하여금 가면을 쓰게 한다. 쉽게 말하면 용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진리 앞에 바로 설 용기가 없기에 왜곡된 이미지로 자신을 감추려 하는 것이다.

미국의 뮤직 비즈니스의 귀재라고 일컬어지는 솔 후록(Sol Hurok)이 흑인 여자 가수인 마리안 앤더슨(Marian Anderson)에게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다. “당신의 생애 중 가장 위대했던 순간이 언제였느냐?” 그때 후록은 어떤 대답이 나올지 궁금했다. 그녀에게는 위대하다고 말할 수 있는 순간들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앤더슨은 토스카니니에게 금세기 최고의 목소리라고 칭찬을 들은 밤도 있었고, 루즈벨트 대통령과 영국 여왕을 모신 자리에서 노래를 부른 적도 있었다. 그녀는 고향인 필라델피아에서 가장 큰 업적을 세운 사람에게 수여하는 복 상(Bok Award)를 탄 적도 있고, 부활절 날 정부의 고위 관리들과 의회 중진들을 포함한 7천 5백여 명이 모인 자리에서 독창을 한 적도 있었다. 이렇듯 화려한 순간들 중 그녀는 과연 어떤 것을 최상의 순간으로 꼽을 것인가 궁금했다.

그러나 앤더슨의 대답은 위에 나열된 그 어떤 것도 아니었다. 그녀가 꼽은 생애의 가장 위대한 순간은 그녀의 어머니에게 “더 이상 몸을 씻지 않겠어요”라고 말한 순간이었다고 한다. 어릴 때부터 그녀는 자신의 몸이 검다는 사실에 대해 열등감을 가져왔고 그것을 감추기 위해 피가 나도록 자신의 몸을 닦아 왔다. 그러나 더 이상 흑인이라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부끄러워하지 않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노출하겠다고 선포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진리가 가져다 준 자유함이다(요 8:32). 이 자유함 속에서 자신을 있는 그대로 투명하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때 더 진솔된 관계가 형성되고,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손잡고 갈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