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영혼이 다시 가정으로 돌아올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산호세 가정회복센터 배영길 소장의 말이다. 가정회복과 비행 청소년을 향한 사랑의 마음으로 지난 2007년 6월에 문을 연 가정회복센터는 결손가정 회복, 청소년 문제, 마약, 도박 문제해결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가정이 바로 서야 신앙도 바로 선다는 배 소장의 신념은 기자가 방문한 날에도 계속되고 있었다.

-군 복무 시절 시작된 청소년 사랑이 일생의 사명으로

배 소장과 청소년의 인연은 배 소장의 1974년 해병대 복무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인천 소년 형무소 청소년 상담가로 활동했는데, 당시 해병대의 혹독한 훈련과 시련이 청소년 범법자들의 마음 깊은 곳의 고통을 이해하는 접촉점이 됐다. 그러나 군 복무시절 소년수감생을 선도했던 경험이 평생 그의 삶의 전부가 될 줄 그 때는 몰랐다. 하나님께서는 제대 이후에도 청소년들과의 인연을 놓지 않게 하셨다.

그는 1982년부터 울산시 청소년 선도위원을 지내며 조직적으로 이루어지는 청소년 비행 조직을 와해시키고 집으로 돌려보냈다. 시간이 지나 울산 경찰서에서 청소년 귀가팀장을 맡기도 했다.

미국에 이민 온 후에도 청소년을 향한 그의 선도와 사랑은 더해 갔다. 배 소장은 1990년대 초반부터 베이 지역의 술집과 노래방을 일일이 찾아 다니며 음지에서 행해지는 청소년 비행을 막아 왔다. 그는 “한국 부모들은 자녀들의 모습을 너무 모른다. 집안에서는 착실한 아들이지만 밖에 나가면 끼리끼리 어울려 이루 말할 수 없는 많은 비행을 저지른다”며 청소년 비행의 심각성을 경고했다.

-한 영혼이 주님의 품으로, 가정의 품으로 돌아올 때가 가장 행복해

그는 비행 청소년을 선도하는 과정에서 말못하는 경험도 했다. 비행 조직으로부터 한 영혼을 끌어 내기 위해서 때로는 조직원과 격투도 하고 칼부림도 당하며 죽을 고비도 수없이 넘겼다. 그러나 죽음의 위협도 한 영혼을 향한 배 소장의 사랑은 막을 수 없었다. 배 소장은 “가장 보람이 될 때는 그들이 집으로 돌아올 때다”고 말하며 “이 작은 일을 통해 잃어버린 양 한 마리를 찾으시는 주님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가 하는 일에서 보듯이 가정회복센터 상담자들은 불신자는 물론 종교를 불문하고 누구든지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자들에게 문이 열려 있다. 교회 밖에 음지에서 허덕이고 있는 이들이 당장 그의 도움이 필요한 대상들이다.

-배 소장의 상담 비결은 무덤까지 비밀 지키기

가장 기억에 남는 상담 사연을 소개해 달라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단호히 거절했다. “한 번 인연을 맺은 상담자와의 일은 죽을 때까지 비밀로 한다”고 말했다. 그만큼 상처 받은 청소년에게 신뢰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그럴 수 있지”라는 말을 즐겨 한다. 비행 청소년들은 사람들이 자신들을 정죄의 시각으로 본다고 생각을 하는데 배 소장의 이 말에 그들이 마음을 연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말씀을 통해 이뤄지는 사랑의 상담이라고 배소장은 말했다. 그는 모든 상담을 성경 말씀에 근거해 하려고 노력한다.

배 소장의 상담 원칙은 끝까지 책임진다는 것이다. “1년에 한 가정이라도 하나님 앞에 회복된다면 나의 사역에 만족한다”고 말한 그는 “1회성 상담 사역과 치유가 아니라 끝까지 책임지고 치유하는 장기적 계획을 가지고 일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가정회복센터를 운영하면서 어려운 점도 많다. 각 가정, 청소년마다 처한 상황에 적합한 상담자가 필요한데 사람이 부족하다. 배 소장은 “아버지, 어머니, 자녀 상황에 맞게 상담해 줄 동역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계획으로 “북가주밀알선교단 등 북가주 각계 단체와 긴밀히 협조해 윈윈 효과를 기대한다”고 밝히며, “장기계획으로 미국 문화에 밝은 미국 복지 책임자와 검찰, 경찰 관계자를 가정상담센터 이사진으로 영입해 주정부의 충분한 보호와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앞으로의 사역 비전을 제시했다.

-커피 한잔도 내 돈 내고 안 사먹는 구두쇠

배 소장의 결손, 비행 청소년을 향한 사랑은 가히 헌신적이다. 가정 상담 사역을 하면서도 정작 그는 커피 한잔도 자기 돈 내고 먹지 않을 뿐 아니라 가까운 거리는 자전거를 이용한다. 커피 10잔 마실 돈이면 한 학생을 지원할 수 있다고 말하는 그는 페인트, 리페어, 리모델링 사업을 하면서 수입의 대부분을 가정사역과 결손가정 지원에 사용하고 있다. 배 소장은 부모 없는 아이들이 먹고 싶은 것도 못 사먹고, 떨어진 옷, 낡은 신발을 신고 사는 모습을 보면 눈물이 절로 난다고 한다.

마지막 소망을 묻자 아니나 다를까 또 청소년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가정상담센터가 자리를 잡으면 한국에서 결손가정 아이들을 위해 여생을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미국선교단체와 손을 잡고 한국에 소외되고 버려진 결손 아이들에게 성경과 영어를 가르쳐 훌륭하게 양육하고 싶다는 것이 그의 마지막 소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