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시 가정사역의 어려움
집시선교를 사역을 위해 여러 집시 마을, 가정들을 방문하여 많은 사람들과 만나 그들과 교제를 위해서 서로를 소개하고 여러 가정사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그럼 언제 어떻게 가정을 이루게 되었는지, 몇 살부터 아이를 낳게 되었는지 등에 대해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하게 된다.

사역의 현장에서 경험한 바로는 대다수의 집시 가정들이 결혼식이라는 과정이 없이 서로 자연스럽게 만나서 가정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수 없이 많은 집시들을 만났지만 결혼예식을 치루고 이룬 가정은 손가락에 꼽을 정도였다. 그래서 그들에게 흔한 결혼 예식 사진 하나가 없다.

헝가리에서의 결혼은 대개 신앙인, 개신교가 되었든 천주교인이 되었든 먼저 교회나 성당에서 결혼예식을 갖고 난 후에 시청에 들러서 시청 직원을 증인으로 결혼 서약을 하고 난 후에 가정을 이루게 된다. 비 신앙인의 경우에는 교회나 성당에서의 결혼 예식이 생략된 채 곧 바로 시청으로 가서 서약을 하고 난 후에 가정을 이루게 된다.

그러나 집시들의 경우에는 교회에서의 결혼예식이나 시청에서의 결혼서약 조차 하지 않고 어릴 적부터 성장해온 지역에서 상대 배우자를 만나서 자연스럽게 가정을 이루며 대부분 바로 아이를 갖게 되는데, 채 13-14세 된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낳기 시작하게 된다. 결국 아이가 아이를 낳게 되는 셈이다.

아이의 엄마나 아빠조차도 아이의 티를 채 벗어나지 못한 연령임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낳게 되면서 20세 정도의 나이가 들면 서너 명의 아이를 낳고 살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고 30대에는 이미 손주까지 볼 수 있는 연령이다.

집시들에게 있어서 아이의 존재는 참으로 중요하다 첫째는 “다산이 축복”이라고 믿고 있다는 점이다. 산아제한 같은 경우는 극히 소수로 조금이라도 배운 층에서 아이의 미래를 위한 부모의 입장에서 하는 이야기이고, 대다수의 집시들은 아이를 더 낳는데 열심이고 자녀가 많은 것이 자랑거리이기도 하다. 둘째는 아이의 존재가 바로 국가로부터 아이를 위한 육아비, 교육비 등의 보조가 있는데 아이의 육아, 교육에 대한 관심보다는 오직 아이를 통해서 당장 수중에 들어오는 보조금에 더 관심이 많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헝가리에서는 또한 동유럽에 산재한 집시민족의 수가 증가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헝가리 체펠 마을의 10대 집시 엄마들의 모습(왼편)과 20대 중반에 네 자녀를 둔 루마니아 호닷마을의 집시 엄마와 네 딸들의 모습(오른편).
결혼의 의미 알지 못해...성윤리 부재와 자녀에 대한 무관심 만연
집시선교의 가정에 대한 사역에 있어서 많은 어려움들이 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대다수가 결혼예식이라는 과정이 없이 동거의 형태로 이루어지게 되는데 이는 결혼식이 의미하는 바를 알지 못한다는 점이다. 또한 집시민족에게 있어 결혼 적령기라는 것이 없이 대다수가 어린 나이에 동거를 하고 아이를 일찍 낳는 조혼과 같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나이가 어린 집시 부모들이 아이에 대한 사랑이 자칫 무관심으로 그리고 육아에 대한 지식의 부족으로 인해서 치명적인 실수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 다른 어려움들은 성(性)의 윤리가 부재하다는 것이다. 집시 마을에서 간통, 간음,근친상간과 같은 것들을 찾기에 그리 어렵지가 않다. 실제로 집시 선교사역을 진행하고 있는 마을에서 장모와 사위가, 양아버지와 딸이 함께 살고 있는 경우도 있고 심지어는 시아버지와 며느리가 만나서 아이가 생겼는데 시아버지가 나중에 아이를 낳은 며느리를 찾아와 “내 아이의 양육비를 내 놓으라”고 했다는 이야기도 들은 적이 있다. 그래서 집시들에게 있어 한 엄마로부터 다른 피를 가진 형제들이 함께 어울려 살고 있는 것이 집시들의 현 주소이다.

국가보조금 문제로 정식 부부 되는 것 원치 않아
언젠가는 결혼식을 올리지 않고 동거하는 집시 부모들이 많아서 본 선교회에서 이들에게 합법적으로 가정을 꾸미고 살아가도록 “합동 결혼식”을 생각해 본 적이 있다. 먼저 시민회관과 같은 적합한 공간을 빌리고, 결혼예식을 위한 예복은 어려울 지라도 깨끗한 평상복을 준비하여 헝가리 개혁교회 목사님들 즉 사보 다니엘 목사님과 같은 분들로 하여금 결혼 주례를 부탁하여 동거를 하고 있는 부부들의 신청을 받아서 “합동 결혼식”을 올려주었으면 하는 계획이었다.

“합동 결혼식”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뜻하지 않는 어려움에 직면하였다. 대다수의 집시들에게 국가로부터 사회 복지 등을 위한 보조금을 받게 되는데 정식으로 부부관계로 등재되어 있는 경우 보다 동거를 하면서 미혼모나 편모 등의 자녀로 등재되어 있으면 더 많은 보조금을 받게 된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이유로 대다수의 집시들이 정식으로 부부가 되는 것을 원치 않아 “합동 결혼식”을 통해서 정상적인 가정으로 세워질 수 있도록 하고자 하는 계획을 세워보았지만 국가에서 받는 보조금의 문제로 인해서 결국 “합동 결혼식”은 더 이상 진행할 수 없어 없었던 일이 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