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한인단체들이 5월 29일 퀸즈YWCA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민자 구금시설에 갇혀 비인간적 대우를 받고 있는 한인 여성 용선 하빌(52) 씨 구명운동에 나서기로 했다.

국제결혼 한인여성들의 인권보호와 복지혜택을 위한 활동을 펼쳐 온 무지개의집(이사장 방은숙) 주최로 진행된 기자회견은 뉴욕가정상담소 안선아 소장, 뉴욕한인봉사센터 손신 사무총장, 뉴욕한인회 이세목 회장, 청년학교 채지현 변호사, 원불교 김수현 교무, 퀸즈YWCA 김경숙 사무총장 등이 참석해 “암 치료를 받지 못하고 이민자 구금시설에 갇혀 있는 하빌 씨의 구명운동과 아울러 하빌 씨가 하루빨리 의료 서비스를 받도록 의료진료 촉구를 위한 서명 캠페인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무지개의집 김순옥 사무국장은 “범법 사실과 비인간적 대우는 별개의 문제다. 하빌 씨는 심각한 건강 문제에도 불구하고 구금시설에 갇혀 현재 아무런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하빌 씨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 화목한 가정생활을 하도록 강제추방을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세목 한인회장은 “각 직능단체와 교협 등이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며 밝혔으며, 청년학교 채지현 변호사는 “현재 하빌 씨의 강제추방을 막는 소송이 진행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한인단체들은 30일 키세나 공원에서 진행되는 퀸즈YWCA 주최, 노인운동회에서부터 서명을 받기로 했다. 6월 1일 주일에는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플러싱의 아씨프라자, 한양마트, 유니온 한아름 등지에서 서명을 받을 계획이다.

1975년 주한 미군과 결혼해 플로리다로 이주한 하빌 씨는 영주권자로 30년 넘게 합법적으로 미국에 거주해 왔으나 10여 년 전 장물 귀금속을 구입했다는 혐의로 추방 대상자로 분류돼 이민자 구금시설에 수감됐다. 하빌 씨는 친구와 타고 있던 자동차에서 마리화나가 발견돼 마약소지 혐의로 13개월을 복역한 뒤, 올 3월에 풀려날 예정이었으나, 불법이민 단속 당국이 그녀의 전과 기록을 조회해 10여 년 전 장물 귀금속을 구입했다는 혐의를 발견해 냈다. 이에 하빌 씨는 추방대상자로 지목돼, 폴로리다 교도소에서 애리조나의 이민자 구금시설로 이송됐다.

하빌 씨는 구금 도중 다리 부분의 종양이 3인치 크기로 자라 발목이 붓고 진물이 나고 있으며, 간암 증세와 자궁 내 종양 등 각종 질병에 시달리고 있지만 전혀 치료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