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가 태풍 나르기스 피해 복구를 위한 해외 구호인력의 입국을 최근 허용한 가운데서도 기독교인들을 상대로 하는 구호활동에는 여전히 제재를 가하고 있다고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 릴리즈 인터내셔널(Release International)이 밝혔다.

이번 태풍 당시 250만여 명의 이재민을 내며 가장 큰 피해를 기록한 이리와디 삼각지 지역은 카렌족을 비롯한 미얀마의 기독교 소수민족 밀집 거주 지역으로 이들 대부분은 태풍으로 가족과 삶의 터전을 잃고 구호의 손길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릴리즈 인터내셔널은 현지 협력 목회자들의 여러 보고를 인용, 미얀마 군부가 기독교인에 대한 구호활동을 차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지의 바나부스(가명) 목사는 “구호단체들이 도착하면 군부가 기독교인들을 차별대우한다. ‘C바이러스(기독교)’를 가진 사람들은 구호를 받지 못한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미얀마 군부는 태풍으로 이재민이 된 기독교인들을 미얀마 최대 민족인 버마족 거주 지역으로 강제로 이주시킴으로써 통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 또한 보이고 있다. 바나부스 목사는 “군부가 이번 태풍 피해를 기독교와 소수민족 말살 정책을 강화하는 기회로 삼으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앤디 디퍼 릴리즈 인터내셔널 총무는 “우리는 미얀마에서 기독교인들이 민족 또는 신앙의 차이를 이유로 구호에서 소외되거나 자신의 자유의지와는 상관없이 고향을 떠나야 하는 상황을 매우 크게 우려하고 있다”며 “미얀마 군부는 어떤 방식으로든지 기독교인들에 가해지는 강압적 통치를 중단해 달라”고 촉구했다.

현재 릴리즈 인터내셔널은 현지 협력 목회자, 신학생, 교회들 간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기독교인들을 위한 구호활동을 펼치고 있다. 바나부스 목사는 “미얀마의 기독교인들을 도울 수 있는 것은 미얀마의 군부가 아닌 세계의 기독교인”이라고 강조하고 기도와 후원을 요청했다.

릴리즈 인터내셔널 외에도 세계긴급구호(World Emergency Relief), 월드비전(World Vision), 티어펀드(Tearfund) 등의 구호단체들 역시 현지 네트워크를 통해 기독교인 이재민들에게 성공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알렉스 핵스턴 세계긴급구호 총무는 “이곳의 필요는 현실적이다. 선을 행하기를 낙심하지 말고 주고 또 주기 바란다. 이곳의 필요가 너무나 절실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