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정체성 갈등을 겪고 있는 한국인은 비단 1.5세나 2세만이 아니다. 바로 한국인 입양아들이다. 미국인 부모의 사랑을 받으며 자라더라도, 한국말을 전혀 할 줄 모르고 영어만 능숙하더라도 자신의 뿌리인 한국을 잊기는 쉽지 않다.

아틀란타 베다니장로교회(최병호 목사)가 가정의 달을 맞아 지난 3일 한국인 입양아 잔치를 벌였다. 이 잔치는 입양아와 입양부모에게 한국의 문화와 정체성을 알리고 한국인의 정을 나누는 기회가 됐다.

이날 잔치에는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성도들이 나와 웃음으로 입양아 가족을 맞았다. 태극기에 대한 설명과 함께 태극기 그려보기, 한국어 배우기, 한복입고 가족사진 찍기, 팽이 돌리기, 붓글씨로 이름쓰기, 사물놀이 체험, 팽이 돌리기 등 다양한 부스를 돌며 입양아들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뿌리를 확인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북춤과 태권도 시범은 참가자들의 큰 박수갈채를 받았다. 입양부모들도 입양이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즐거움과 고충을 함께 나누기도 했다.

한 성도는 “매년 참가하는 아이들이 자라나는 것을 보면 참 기쁘다. 미국인들 속에서 자신과 다른 사람들만 보다가 잔치에 와서 자신과 비슷한 이들을 보면 충격을 받는 아이들도 있지만 자신의 뿌리인 한국에 대해 관심갖고 배우는 기회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특별히 이날 잔치에는 ‘티타늄 다리의 천사’로 알려진 한국인 입양아 애덤 킹(Adam King) 군과 어머니 도나 킹(Donna King) 여사가 스피커로 나와 은혜를 나눴다.

킹 부부는 3명의 친자녀가 있지만 6명의 중증 장애아동 포함해 총 9명의 자녀를 입양해 키우고 있으며, 그 중 5명은 한국인이다. 애덤 킹 군은 2001년 한국 프로야구 개막식에서 티타늄 의족을 한 채 걸어나와, 환한 웃음으로 아름다운 시구를 선보여 한국에 알려지게 됐다.

최병호 담임목사는 본격적인 행사에 앞서 “한국인 입양아를 기르는데 어려움이 있다면 언제든지 연락해 달라. 통역도 준비되어 있으니 최선을 다해 돕겠다”며 입양아 가족을 격려했다.